자기에게 주어진 소임에 따라 해야 할 것을 하고 마음으로 감당하는 자세
왜 남의 떡이 커 보일까?
같은 종류에 같은 크기라고 해도, 왠지 남의 떡이 커 보이고 먹음직스러운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어떤 경우는 상대방과 바꾼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바꾸고 나자 다시 상대방이 들고 있는 떡이 더 크고 맛나 보인다. 불과 몇 초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들고 있던 떡인데 말이다. 문제는 떡 자체가 아니라, 그 떡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마음의 문제가 발생하는 건, 욕심에서 비롯된다. 더 가지려는 욕심. 더 편해지려는 욕심. 더 보장받으려는 욕심 등등.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남이 더 가지고 더 편하고 더 보장받는다는 생각을 참지 못하는 게 사람이다.
회사 조직에서도 이런 현상이 드러난다.
신입으로 입사하면 패기가 넘친다. 입사한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에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노력을 꾸준히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좀 지나고 눈치를 살핀다. 회사 분위기를 살피는 거다. 한치에 허점도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라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하지만 그냥그냥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태도가 달라진다. 긴장의 끈을 놓는 것 이상으로, 어이없는 태도를 보이는 직원도 생긴다. 마치 윗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
조직문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좋지 않은 문화가 퍼져있으면 어느새 감지하고 젖어 든다. 그러면 다시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분위기를 감지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그 사람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보일 때다. 분위기에 적응하고 편해져서 그런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르다. 처음 접한 어색한 분위기에 적응했다는 모습과는 다른 느낌이 있다. 딱히 뭐라 설명할 수 없으니, 더는 강조하지 않겠다. 물론 그런 분위기와 상관없이 자신이 해야 할 부분에 최선을 다하고 좋은 태도를 유지하는 직원도 있다. 이런 직원은 분명 인정받고 더 성장한다. 엄밀히 말하면 성장하도록 도와준다. 누가? 꾸준한 노력과 태도를 보이는 그 사람을 좋게 보는 선배가 말이다.
태도가 삐딱한 직원들은 선배를 바라보는 모습도 삐딱하다.
편해 보인다고 착각한다. 자기는 열심히 일하는데, 선배는 별로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 오래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부장님은 아무것도 안 해요!” 한 후배가 나에게 한 말이다. 아! 나에게 직접 한 말은 아니고, 내 선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 들었다. 듣는 순간, 너무 어이가 없었다. 본인들은 실행만 하면 되지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실행할 수 있게 영업하고 잘 유지될 수 있게 관리하면서, 실행에도 참여해야 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나중에는 억울한 마음도 들었다. 영업이 되지 않으면 실행도 할 수 없기에, 이런 생각까지 했다. ‘누구 덕분에 자기들이 여기서 일하고 있는데.’
그들이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이랬다.
실행하는데 자기들과 함께하지 않았다는 거다. 소위 말해, 사원 주임 대리급이 해야 할 일을 부장이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직책에 따라 해야 할 역할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 보니,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내가 하는 일을 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사무실에서 본 나의 모습 그리고 실행하는 현장에서 보는 나의 모습은, 별일 안 하는 사람으로 비쳤을 거다. 자신들은 정신없이 바쁜데 말이다. 그러니 남의 떡이 더 커 보일 수밖에.
나는 그들이 부러웠다.
자기 일만 하면 되니까. 다른 거 신경 안 쓰고 자기 일만 하면 누가 뭐라고 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오히려 칭찬을 받고 인정을 받는다. 하지만 관리자는 그렇지 않다. 자기와 상관없이 잘못했다고 사과를 해야 할 때가 있다. 후배의 잘못으로 거래처 담당자에게 머리를 조아린 적도 많다.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 안 쓰이는 게 없다. 겉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머리와 마음은 쉼 없이 돌아간다. 심지어 꿈에서 일할 때도 있다. 아내가 아침에, 무슨 잠꼬대를 그렇게 하냐고 말할 때가 있었다. 말이 또박또박해서 누구랑 통화하는 줄 알았다나 모라나. 암튼,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무게감은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모른다. 그러니 혹시 선배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한번 살펴보면 좋겠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인지, 자신과 다른 역할을 하고 있는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