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6. 시선

by 청리성 김작가
내 마음 상태에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라지는 것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가장 흔한 예는, 컵에 반쯤 담긴 물에 관한 표현이다. “반이나 남았네!”와 “반밖에 없네!”이다. 전자는 컵에 담긴 물을 본 것이고, 후자는 컵에 비어있는 부분을 본 것이라 설명할 수 있다. 어느 부분을 봤느냐에 따라 그리고 집중했느냐에 따라 표현이 달라진다. 조금 달라지는 게 아니라, 극과 극으로 달라진다. 이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면서 하는 행동과 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하는 행동은 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행동의 결과는 외적 요인이 아니라, 본인이 선택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시선에 관한 이야기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도 있다.

상황을 해석하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다. 보이는 상황은 같다. 하지만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마음 상태가 완전히 달라진다. 나막신과 우산 장수 어머니의 이야기다. 아들 둘이 있는 어머니가 있었다. 한 아들은 나막신을 팔았고, 한 아들은 우산을 팔았다. 둘의 아이템이 정반대인 거다. 해가 쨍쨍한 날은 우산이 팔리지 않았다. 그래서 어머니는 우산 장수 아들을 걱정했다. 비가 오는 날은 나막신이 팔리지 않았다. 그래서 어머니는 나막신 장수 아들을 걱정했다. 그렇게 매일 걱정을 하면서 살았다.


이 이야기에서 어머니의 시선을 바꾸면 이렇다.

해가 쨍쨍한 날은 나막신이 잘 팔렸다. 그래서 어머니는 나막신 장수 아들을 보며 기뻐했다. 비가 오는 날은 우산이 잘 팔렸다. 그래서 어머니는 우산 장수 아들을 보며 기뻐했다. 어떤가? 같은 상황이지만,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우울할 수도 있고 기쁠 수도 있다. 같은 상황인데도 이렇게 달라진다. 매일 걱정하는 어머니에서 매일 기뻐하는 어머니로 말이다.


걱정하는 어머니와 같은 사람을 보고, 걱정을 끌어와서 한다고 표현한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을 걱정이 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사서 고생이 아니라, 사서 걱정을 한다. 이렇게 상황을 해석하는 게 습관이 되면, 매일 우울할 수밖에 없다. 불안하고 걱정된다. 일이 일어나도 걱정, 아무 일이 없어도 걱정이다. 바빠도 걱정, 한가해도 걱정이다. 일부러 하라고 해도 그렇게 하기 어려울 만큼 걱정을 짊어지고 산다. 아니, 만들어내며 산다. 아무리 말을 해도 듣지 않으니 방법이 없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

이 말에 의미가 무엇인가? 내가 보려고 하는 것이 보인다는 말이다. 이발한 사람은 사람들에 머리만 보게 되고, 신발을 산 사람은 사람들의 신발만 보게 되는 것과 같다. 현재 자기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에 시선이 쏠리게 마련이다. 현재 자신의 마음 상태에 따라 상황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내 시선이 자꾸 어둡다면 내가 서 있는 현재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둠에 갇혀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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