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몰두하면 시야가 좁아지고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게 하는 부작용이 일어남.
배려에 관해 생각해 봤다.
주일에 주변 사람들이 하는 작은 모습에서, 그 마음을 배웠다고나 할까? 나는 왜 그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반성했다. 한편으로는, 생각은 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넘어갔던 부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했다. 누군가가 나에게 했던 말도 떠올랐다. 자기 것만 챙긴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나는 부정했다. 나는 내가 하는 것에 몰입했던 것뿐이고, 아끼려고 했던 것뿐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개인적 혹은 이기적으로 비쳤다는 것이, 오히려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야가 좁았을 수도 있다.
온전한 내가 되기 위해 나를 챙긴다는 것이, 너무 나한테만 몰입해서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 살았을 수도 있다. 집중에 대한 부작용이라고 해야 할까? 어떤 상황이 생기면, 그 상황을 해석하고 대처하는 흐름이 나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내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향 혹은 피해를 덜 입을 수 있는 방향으로 말이다. 나와 크게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면, 더는 챙기지 않는다. 머릿속에서 지운다. 배려하는 마음으로 말하고 행동했다고 하지만, 돌이켜보면 결국 그것 또한, 나를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주일에 점심 약속이 있었다.
미사 참례를 하고 바로 식사 자리가 있었다. 집에는 아이들만 있었는데,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밥을 먹고 들어가니, 알아서 먹으라고 말해줘야 하나?’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다. 알아서 하겠거니 하고 말이다. 하지만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둘째한테 전화가 왔다. 점심시간이 좀 지나서였다. “아빠, 밥 드시고 오시는 거죠?” 순간 ‘아차!’ 싶었다. 그때까지 밥을 먹지 않고 나를 기다린 건 아니지만, 자기들끼리 먹으려고 하다, 생각이 난 모양이었다. “어? 어…. 밥 먹어!” 전화를 끊고 마음이 안 좋았다. 애들보다 못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런 말과 행동이 배려인데 말이다.
오후에는 협상할 일이 있었다.
성당과 아파트와의 협상이었다. 이동통로에 관한 부분인데, 법적 문제와 기타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엮어있는 문제였다. 미팅 시간에 맞춰 사목 임원 몇 명이 성당 앞에 모였다. 이동하려는데, 회장님이 한마디 하셨다. “음료수라도 하나 사갈까요? 사 가죠. 제가 살게요.” 또 한 번 ‘아차!’ 싶었다. 어딘가를 처음 방문할 때 흔하게 하는 생각이고 또 그렇게 한다. 아! 사실 나는 놓칠 때도 많다. 이야기 나눌 것에만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변명하자면 그렇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협상하는 자리라는 생각 때문이지 않았나 싶다. 그 생각이 마음마저 바싹 마르게 한듯하다.
배려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좁은 생각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가 애써 대변했던, 몰입이 바로 좁은 생각으로 연결된다. 나는 시간을 의미 없이 보내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그래서 시간을 때운다는 표현과 시간을 죽인다는 표현을 매우 싫어한다. 이런 목적성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효과도 있지만, 생각이 너무 좁아진다는 단점도 있다.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지 못한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 둘러보지 못하고, 둘러보지 못하니 타인을 바라보지 못한다. 시간도 그렇다. 시간에 쫓기듯 나오면 빼놓고 나오는 물건이 있을 때가 있다.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빨리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그렇게 만든다. 하지만 여유 있게 준비하면 찬찬히 필요한 것을 챙길 수 있다. 때로는 잊고 있던 것까지 떠오르기도 한다. 맞다! 여유가 필요하다. 마음에 여유. 조금은 천천히 조급하지 않게. 그렇게 둘러보며 가는 시간이 지금 나에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