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 너머에 있는, 나에게 필요한 것을 보기 위한 마음
<돈의 심리학>
얼마전에 읽은 책이다. 투자사 대표님이 오래전에 선물로 주신 책이다. ‘돈’과 ‘심리학’은 서로 어울리지 않다. 아니, 오히려 상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땐 그랬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제목을 왜 이렇게 지었는지, 이유를 조금씩 깨닫고 있다. 마치 양파껍질을 한 겹씩 벗겨내듯이 말이다. 부를 축적한 사람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역량으로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물론 시대의 상황이나 주변 사람의 도움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은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요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알고는 있었지만, 그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건 바로, 성공과 실패의 결정적 이유가 되는, 행운과 리스크다.
행운과 리스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행운과 리스크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말해준다.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모든 결과가 단순히 개인의 노력 말고도 여러 가지 힘에 의해 좌우된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행운과 리스크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 아니다. 같은 현상과 같은 요인이지만, 누군가에는 행운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리스크가 된다. 금리가 폭등하는 지금, 은행 잔고가 두둑한 사람에게는 행운이 되고, 대출이 많은 사람에게는 리스크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중요한 것은, 비중이다. 어쩌다 혹은 미세한 영향이라면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의식적 행동과 통제를 벗어난 행동의 효과를 이렇게 설명한다.
“나의 통제를 벗어난 행동의 우연한 효과가 내가 의식적으로 취한 행동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생의 출발선이 다르다는 말을 가끔 한다. 책에도 나온 표현이지만, 야구로 치면, 3루에서 시작하는 사람과 야구장은 보이지도 않는 지점에 시작하는 사람의 차이는 엄청나다. 개인의 역량과 노력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래서 통제를 벗어난 행동의 우연한 효과가,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누군가에게는 행운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리스크가 된다. 앞서 말한 인생의 출발선과는 다른 말이다. 3루에 있다고 모두가 홈에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빠르게 들어오는 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행운과 리스크를 바라보는 시선을 이렇게 정리한다.
“우리가 행운과 리스크를 제대로 존중한다면 (나의 것이든 남의 것이든) 사람들의 경제적 성공을 판단할 때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좋은 경우도, 나쁜 경우도 결코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말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왜 그런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좋아 보인다고 정말 좋은 것이 아닐 수 있다. 나쁘게 보인다고 그것이 정말 나쁜 것이 아닐 수 있다. 이것이 행운과 리스크를 대하는 겸손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된다.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새옹지마’가 어울릴까?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을 바라볼 때가 있다.
말도 안 되는 가슴 아픈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왜?’라는 물음밖에는 던질 말이 없다.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다. ‘왜?’라는 의문만 맴도는 상황이 나에게 들이닥칠 수 있다. 그렇다고 그렇게 의문만 던질 순 없는 노릇이다.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나에게 이런 상황이 닥친 이유가 뭘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한다. 내가 잘못해서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다. 반대로, 내가 잘해서 좋은 일이 생기는 것 또한 아니다. 자책하거나 으쓱대기보다, 그 이유를 찾기 위한, 겸손한 마음을 유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해야 하는 건 바로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