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3. 착각

by 청리성 김작가
자기의 노력과 판단으로 모든 결과가 좌우된다고 믿는 마음


세상에는 배워야 할 것이 참 많다는 것을 느낀다.

중요한 건, 모르기 때문에 배워야겠다고 느끼는 게 아니다. 오해하고 있는 것 즉,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의외로 많다는 것 때문에, 배워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어쩌면 발생하는 많은 문제가, 몰라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잘못 알고 있어서 일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영어가 이 부분을 잘 설명해 준다. ‘이해’를 의미하는 ‘understanding’에 ‘잘못된’을 의미하는 접두사 ‘mis’를 붙이면 어떤 의미가 되는가? ‘misunderstanding’ 즉, ‘오해’가 된다. 이 의미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소름이 돋았다. 단어가 만들어진 배경에, 삶에 깊은 철학이 담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한다는 반대말이, 몰랐다는 것이 아니라, 잘못 이해했다는 말이라는 게 기억에 남는다.


최근에 알게 된 것도 그렇다.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막연하게 생각한 것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가지다. 경제적 성공과 성공한 기업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이것을, 몰랐던 것이 아니라, 잘못 알고 있었기에 많은 사람이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나도 여기에 포함된다. 결과가 이해되진 않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맞는다고 믿었기에,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틀에 갇힌 생각은 분명 한계가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새장에 갇힌 새가 날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된 것과 마찬가지다. 아무리 많은 날갯짓을 해도, 난 거리는 늘어났을지 몰라도, 다른 세상을 보진 못한다. 새장 틀과 바닥이 전부다.


<돈의 심리학>이라는 책에서 이런 문장을 발견했다.

“행운과 리스크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말해준다.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모든 결과가 단순히 개인의 노력 말고도 여러 가지 힘에 의해 좌우된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나의 통제를 벗어난 행동의 우연한 효과가 내가 의식적으로 취한 행동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가 행운과 리스크를 제대로 존중한다면 (나의 것이든 남의 것이든) 사람들의 경제적 성공을 판단할 때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좋은 경우도, 나쁜 경우도 결코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경제적 성공의 정의를 달리했다.

개인의 노력보다, 태어나고 자란 환경 그리고 그 외에 여러 외적 요소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우연 등 외적 요소의 영향이, 이 책의 전체를 대변하진 않는다. 뒷부분에는, 사람들이 간과하는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개인이 최선의 노력을 했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인정해야 한다. 반대의 경우면 좋겠지만 말이다. 헉헉대며 사는 이유는, 내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행운보다 리스크의 영향이 더 컸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부유하지 못함으로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얻었다면, 그것이 행운의 몫일지도 모르겠다.


성공한 기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해외 2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다섯 가지 항목에 따라 분석한 자료를 봤다. 사업 아이디어, 자금, 비즈니스 모델, 인력, 타이밍이다. 무엇일까? 한번 선택해 보라. 나는 인력이라 생각했다. 아무리 디지털화되어 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매우 의외의 결과를 봤다. 타이밍이다. 다섯 항목 중 가장 연관이 없다고 생각한 타이밍이, 42%의 비율로 기여도가 가장 높다. 그다음이 32% 인력이었다. 성공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요소가 적절하게 다 있어야 한다. 하지만 타이밍 즉,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가장 크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허무하고 한편으로는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승부가 결정된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은, 자신이 노력하는 것보다, 상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많은 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만들어내는 결과가, 자신의 노력과 결정이 더 크다고 믿는다. 여기에 함정이 있다. 자신의 노력과 결정의 비중이 크다는 생각은, 잘못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을 불러온다. 주변에서 오는 잘못된 정보나 상황에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자기 편리에 따라 가져오고, 잘못된 방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한다. 독인데 약으로 받아들고 마신다는 말이다. 원하지 않은 결과가, 자기의 잘못된 노력이나 결정이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현재 상황이 그렇고, 여러 조건이 안 맞는 것일 수 있다는 말이다. 뭔가 덜해서 혹은 지금 이것을 잡지 않으면 안 돼서가 아니다. 그러니 착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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