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1. 합당성

by 청리성 김작가
마땅히 이뤄야 할 의로움을 위한, 마음과 말과 행동

‘효율성’보다 ‘합당성’에 따라야 할 때가 있다.

각각의 용어를 정의하면 이렇다. 효율성은, 투입 대비 결과가 좋은 것을 말한다. 평소에는 가성비라는 표현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투입한 노력이나 비용보다, 결과의 비율이 높을 때 이 표현을 사용한다. 일반적인 기업이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곳에서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경영 성과를 말할 때, ROI(return on investment)라고 해서 투자수익률을 따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얼마를 벌었느냐가 아니라, 얼마의 이익률을 얻었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합당성은 효율성과 온도 차가 있다.

어떤 조건이나 도리에 알맞은지를 우선으로 따진다. 어떤 말이나 행동 그리고 조치 등이, 그것을 하고자 하는 목적이나 도리에 맞는지를 우선순위에 둔다는 말이다. 다름의 의미가 아닌, 옳고 그름의 기준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 기준을 우선으로 둘 때는, 효율성이 떨어질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의 눈에는, 답답해 보일 수도 있다. 쉽고 빠르게 정리할 수 있는 부분을, 돌아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효율성이 우선시된다.

이득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가성비를 운운하면서 자랑하는 이유도 그렇다. 그렇게 자신은 합리적이고 유능한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싶어라 한다. 사람들은 이런 모습에 엄지 척을 하기도 하지만, 마냥 좋게 보는 건 아니다. 때로는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효율성에만 초점을 맞췄을 때 간과하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왜 그렇지 않은가? 어떤 한 부분에 꽂혀서 그것만 바라보면 주변에 다른 건 잘 보이지 않는 현상 말이다. 경주마에게 다른 거 보지 말고 앞만 보고 달리라는 의미로, 가리개를 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합당성을 충족하지 못한다.

효율성에 매몰되면 합당성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예를 들어, 차를 몰고 가는데 대교 위를 지난다고 하자. 대교를 건너가는 도로는 한산하지만, 빠지는 길은 꽉 막혀 있다. 내가 빠져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 꽉 막힌 길에서 순서가 되기를 기다릴 텐가? 아니면 한산한 도로를 달리다가 빠지는 부분에서 끼어들 것인가? 이 둘을 조합한 방법도 있다. 달리다가 중간 틈이 보이면 끼어드는 방법이다. 어쩌면 이 방법이 효율성과 합당성을 모두 충족한 방법일 수도 있겠다. 좀 얄밉기는 하지만 말이다.


전자는 효율성이 매우 떨어진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모를까, 긴박한 상황이라면 이렇게 하기는 사실 어렵다. 하지만 합당성의 눈으로 보면 어떨까? 마땅히 그래야 할 모습이다. 지금까지 기다린 사람을 봐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이 사람들도 여유가 있어서 그러고 있진 않을 거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고 있는 거다. 중간에 끼어들려는 차에게 쉽게 양보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기다렸는데!’라는 생각이 이해의 벽을 넘어서는 거다.


후자는 매우 효율적이다.

하지만 합당하지 않다. 앞서 말한 것처럼, 오랜 시간 기다린 사람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그렇게 끼어드는 차들 때문에 주행 차로는 물론 빠져나가는 차로도 더 정체된다. 꼬리물기 하는 사거리를 봐도 그렇다. 신호가 바뀔 때는 기다려야 하는데 자기만 가겠다고 진입해서 걸려있다. 신호를 받았지만 가지 못할 때는 정말 너무 허무하다. 중간에 틈이 있어 들어가는 것은 그 사람의 운전 실력 혹은 운이 좋은 것이니 뭐라 하기는 좀 그렇다. 막무가내로 끼어드는 것과는 다르다는 말이다.

도로에만 이런 상황이 있을까?

살펴보면 살아가는 곳곳에 이런 상황이 보인다. 효율성보다 합리성을 따져야 할 때 말이다. 특히 봉사가 그렇다. 봉사는 나의 이익을 챙기는 목적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효율성이 아닌 합리성을 따져야 한다. 효율성을 내세우게 되면 합리성에서 벗어나는데, 그렇게 되면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주게 된다. 봉사하겠다고 나섰는데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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