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해서,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을 얻는 힘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살짝 주눅이 들 때가 있다.
마케팅 부서에서 경영기획실로 부서를 옮기면서 그런 느낌을 더 자주 받는다. 이전에는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 투자사 혹은 증권사 사람들을 만난다. 심지어 지금은, 제일 많이 소통하고 있다. 이름만 들어봤던 큰 기업의 대표 혹은 임원을 만나기도 한다. 유명한 의사, 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등 소위 ‘사(士)’ 자가 붙은 분들도 종종 만난다. 내 개인적인 역량이나 상황으로는, 도저히 만날 수 없는 분들을 만나는 거다. 이름이나 그 앞에 붙은 수식어만 들어도 나도 모르게 쪼그라드는 느낌이 든다.
왜 주눅이 들고 쪼그라드는 느낌이 들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일 것으로 추측된다. 내가 쌓지 못한 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 내가 보유하지 못한 학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내가 얻지 못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 등등. 세상에는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다. 여기서 질문 하나! 그러면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한테는, 다 그런 느낌이 드는 걸까? 아니다. 가지고 있지 않은 게 훨씬 많은데, 다 주눅 들고 쪼그라들었다면, 아마 살지 못했을 거다. 아니면 원망하고 불평하면서 살든지.
나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 가지고 있지 못한데, 그 사람은 이미 가지고 있다. 그래서 부럽기도 하고 그것을 이룬 모습에 주눅이 들게 된다. 나도 모르게 말이다. 본능적이라고 해야 하나? 자신보다 강한 상대 앞에서는 주눅이 들게 마련이다. 동물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다. 운동할 때도 그렇지 않은가? 나보다 월등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과 대결을 하면, 잘하던 동작도 잘 안된다. 마음이 쪼그라들고 몸이 굳어지니 그렇게 된다. 그래서 상대와 상관없이 자신의 플레이를 잘 하는 사람은,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라 말한다. 속으로는 떨고 있을지 몰라도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이런 사람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신력이 필요하다.
주눅 들거나 쪼그라들지 않기 위해서는 정신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정신력은 일반적인 정신력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무언가를 참고 버티거나 어떤 강력한 힘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것과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것에 집중하지 않는, 정신력이다. 내가 가지고 있고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정신력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사회적으로 그리 강력한 도구가 아닐지는 모른다. 하지만 상대방은 오히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왜 그럴까? 자신은 갖고 싶어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가질 수 있는 기준이,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것.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대체로 일반적으로 바라는 것들이다. 돈이 없는 사람들이, 가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다. 하지만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게 있다. 나는 생각보다, 그런 부분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쪼들리는 형편으로 아내가 돈타령(?)할 때가 있다. 우리는 왜 이리 돈이 없냐는 한탄이다. 그럼 나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걸 가지고 있잖아!”
누구나 가지고 있다.
누구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만 찾다 보니, 돈으로 살 수 없고, 돈 있는 사람이 부러워하는 나의 것을 바라보지 못하는 거다. 삶의 기준이 되는 신앙이 그렇다. 함께 하면 좋은 가족이 그렇다. 뭐든 자신감 있게 하는 마음이 그렇다. 특별히 하는 건 없는데,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것도 그렇다. 뭐든 빠르게 습득하는 것도 그렇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만 가지고 있는 보물을 찾으면 좋겠다. 그러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 알게 될 거다. 이것이 행복한 삶의 시작이라면, 무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