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6. 문제

by 청리성 김작가
감성적인 부분과 이성적인 부분을 잘 구별하고 접근해야 해결할 수 있는 숙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가 있다.

문득 들었던 생각을 정리하면 이렇다. 문제의 속성을 들여다보면 크게, 감성(感性)적인 것과 이성(理性)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문제를 푸는 방법도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감성적인 문제는 감성적으로 풀어야 하고, 이성적인 문제는 이성적으로 풀어야 한다. 같은 결로 풀어야 문제가 해결된다.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는데 오히려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이유는, 반대로 하기 때문이다. 감성적인 것을 이성적으로, 이성적인 것을 감성적으로 말이다.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다.

감성적인 문제로, 감성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그렇다. 아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데, 남편들이 잘하지 못하는 거다. 위로가 필요한데, 위로보다는 지적하거나 가르치려고 하는 문제 말이다. 우리 아내도 가끔 나한테 이렇게 하소연한다. “지금 나한테는 선생님이 필요하게 아니고, 내 편이 필요한 거라고!” 안다. 하지만 잘 안된다. 위로하기 싫어서가 아니다. 지금은 위로가 아니라,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 여기서 문제가 더 커진다. 감성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이성적으로 풀려고 하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 잘 생각하고 결정해야 할 때가 있다.

이성적인 문제로, 이성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그렇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다. 두 가지가 있는데,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절대 둘 다를 선택할 순 없다. 하지만 마음으로는 둘 다 선택하고 싶다. 그렇게 감성적으로 접근한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안되는 방법만 말하게 되고, 투정만 부리게 된다. 다른 선택의 문을 바라보지 않고, 닫힌 선택의 문 앞에서 고개만 푹 숙이게 된다. 더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이성적인 문제를 감성적으로 풀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둘은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이 된다.

전체적으로는 이성적인 문제지만, 그 안에 개별 문제는 감성적일 때가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작은 문제라면 하나의 성향만 띠겠지만, 커다란 문제는 전체적인 모습과 그 안에 개별적인 모습이 다른 성향을 띨 가능성이 크다. 이걸 놓치기 쉽다. 전체적인 성향이 이성적이라고, 모든 부분을 이성적이라 판단한다. 그렇게 말하고 행동한다. 그래서 문제가 더 커지게 된다. 어제도 이런 부분을 깨닫게 되었다.


아내가 어떤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다.

퇴근 무렵 전화가 왔는데, 역시나 그 문제였다. 항상 듣던 문제라 또 그런가 싶었다. 나는 이 문제가 이성적인 문제라 생각하고 있었고, 아내는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성적으로 접근했다. 역시나. 문제가 더 커졌다. 문제가 커졌다는 말은, 더는 대화가 이어질 상황이 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퇴근했다. 이동하는 내내, 이성적인 부분을 왜 감성적으로 풀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러다 깨닫게 되었다.

왜 부딪히게 되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나는, 이성적인 문제를 감성적으로 풀려고 했기 때문에 부딪혔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니었다. 전화 통화할 때의 순간은 이성적인 접근이 아닌 감성적인 접근이 필요할 때였다. 어쩌면 나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말이다. 감성적인 위로였다. 하지만 더는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서였는지 몰라도, 단호하게 접근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다시 대화를 시작했다.

앞에 언급한 내용을 설명한 다음, 감성적으로 접근해야 할 부분에서 이성적으로 접근한 건 분명 내 잘못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전체적인 부분은 감성적으로 풀 문제가 아니라,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문제에 접근했고, 어떻게 해결할지 잘 정리가 되었다.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음을 기대하고 계획할 수 있는 내용이라 나름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라도 할 수 있음에,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을 가져본다.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을 때 생각해 보자. 감성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이성적인 문제인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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