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코치는 세상에 파견된 사람이다.

by 청리성 김작가

KAC(Korea Associate Coach) 실기 시험은 어떻게 치러질까?

시험을 앞둔 예비 코치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시험 상황은 코치 기관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맥락은 같다. 그 상황을 미리 알고 있으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고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으니, 필자의 경험을 참조하면 좋겠다.


텔레 콘퍼런스로 진행된 시험은, 늦은 오후 시간에 진행됐다.

시험 시간은 오전, 오후, 저녁 이렇게 세 타임으로 나눠서 사전 신청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시간을 배정받는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오전 일찍 했으면 좋았을 텐데, 다른 일정이 있어 오전은 피해달라고 요청했었다. 그래서 받은 시간이 늦은 오후 시간이었다. 오전 일과를 마치고 차분하게 기다렸다. 코칭 프로세스를 여러 차례 읽고, 인터뷰 질문으로 나올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한국코치협회 홈페이지를 살피기도 했다. 사전 준비를 잘 했기 때문에 걱정이 되진 않았지만, 시험은 시험인지라, 시간이 다가올수록 떨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10분 전.

안내받은 번호로 전화를 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해서 들어갔다. 처음 입장했다는 안내 멘트가 들렸다. 57분 정도가 되니, ‘삐’하는 소리가 났다. ‘입장하면 나오는 소리인가?’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역시나. “들어오신 분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이 들렸다. 필자는 바로 이름을 말하고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일찍 왔다고 하시며, 당신은 진행 심사위원이라고 소개하셨다. 이어서 관리 심사위원이라는 분이 들어오셨고, 나와 함께 파트너로 시험을 치를 응시자가 1분 전에 입장을 했다.


다 참석한 것을 확인하고, 진행심사위원이 시험 시작을 알렸다.

시험 진행 순서와 시간이 어떻게 배분될지를 먼저 설명했다. 개별 인터뷰를 진행되고 코칭 시연을 한 후에, 피드백하고 마친다는 순서였다. 코칭 시연은 시험을 치르는 두 명이, 번갈아 가며 코치와 고객 역할을 한다. 인터뷰 질문은 관리 심사위원과 진행 심사위원이 돌아가면서 1~2개의 질문을 했다. 필자가 정의하는 코칭의 정의, 코칭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코칭 장면 혹은 고객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필자는 에너지에 초점이 맞춰서 있으니, 에너지를 중심으로 답변을 했다. 나름의 생각을 정리했고 경험했던 내용이라, 막힘없이 잘 설명했다(고 믿는다).


인터뷰를 마치고, 코칭 시연 시간이 왔다.

누가 먼저 하겠냐는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말했다. “제가 먼저 해도 괜찮을까요?” 상대 응시자의 생각이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내가 먼저 코칭 시연을 시작했다. 노트북에 타이머 기능을 띄워놓고, 15분으로 설정했다(지금은 15분~20분으로 변경됐다). 진행 심사위원은, 코치가 시작하면 시간이 카운팅 된다고 하셨다. 바로 시작했다. 실제 코칭 했던 것처럼 그리고 연습했던 것처럼, 에너지를 담아 인사를 시작으로 코칭을 시작하였다.


상대 응시자가 나에게 던진 코칭 대화 주제는, 은퇴 후 삶이었다.

은퇴 후에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주제를 듣는 순간 머릿속이 아찔해졌다. 코칭에 대해 아시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주제로 15분 안에 코칭 하는 건 불가능하다. 아! 여기서 말하는 불가능이란,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말하는 거다. 그만큼 쉽지 않은 주제라는 말이다. 통상적으로 이런 질문을 가져오는 응시자는 거의 없다. 같이 시험을 치르는 처지이기에, 일반적으로 가벼운(?) 주제를 가져온다. 가끔 이런 난해한 주제를 가져오는 고객 때문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는 얘기를 듣긴 했다. 말로만 듣던 시험에서의 진상(?) 고객을 내가 만나다니….



15분이라는 시간 제약 때문에 살짝 움찔하기는 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 코칭하면서 이와 비슷한 주제도 많이 다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다. 보통 이런 주제는 1시간에서 그 이상 진행되기도 한다. 그런데 15분 안에 마쳐야 한다니…. 잠시 움찔했지만, KAC 실기 시험의 특징을 떠올렸다. 이 시험에서는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을 했느냐에 중점을 둔다. 코칭 결과가 아니라, 코칭을 진행할 수 있는지의 역량을 본다는 말이다. 따라서 고객의 답변에 따라 질문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데 집중했다. 코칭을 마치고 타이머를 눌렀는데, 2분 13초에서 멈췄다. 12분 47초로 마무리했다는 말이다.


필자가 고객 역할을 할 때는, 준비한 대로 새벽 기상을 이야기했다.

계속하고 있는 새벽 기상이기도 했고, 사전에 준비하면서 어떤 답변을 할지 생각해두었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답변했다. 이렇게 하는 게, 상대 응시자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배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코칭 실기 시험을 준비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자기가 잘 치르기 위한 준비도 필요하지만, 상대 응시자가 잘 치를 수 있게 도와줄 준비도 필요하다고 말이다.


코치 시험이라면 더 그래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험 점수에 이런 부분도 반영이 되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상대 응시자의 난감한 태도 때문에 당황해서, 시험에 떨어졌다는 분의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시험을 실전처럼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박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중요한 건 시간이다. 15분이라는 시간적 제한을 생각한다면, 그 시간에 풀 수 있는 주제를 가져와야 한다는 말이다.


실기 시험을 준비하고 치르면서, 다시 한번 사명을 생각했다.

일반 코칭을 위한 코치도 좋지만, 코치를 위한 코치에 대한 의미가 더 크게 다가왔다. 코치가 되기 위한 분들에게, 좋은 코치가 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역할의 의미 말이다. 물론 그전에 먼저, 좋은 코치가 돼야겠지만 말이다. 필자를 코치의 길을 안내해 주신 분처럼, 그래서 좋은 세상을 만날 수 있던 것처럼, 그 역할을 하고 싶다. 시험 치르기 전 만난 분을 통해 이런 마음이 올라왔고, 시험을 치르면서 다시 강하게 올라왔다.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받아 좋은 삶을 살게 되었다면, 필자 또한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좋은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게, 이 세상에 파견된 이유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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