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질문’에 꽂혔다.
갑자기 꽂힌 건 아니고, 코칭을 배우면서부터 관심을 두게 되었다. 코칭의 기술 중 질문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알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일반적으로 질문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서 한다. 하지만 코칭 질문은 조금 다르다.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건 맞는데, 그 이유가 고객에게 있다는 것이 다르다. 내 앞에 있는 고객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호기심을 가져야 질문이 가능하다. 좋은 질문은, 무엇을 물어야 할지 고민해서 만드는 게 아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고객을 바라보면서 호기심을 갖게 되면, 질문은 자연스레 떠오른다.
적절한 질문은 매우 유용하다.
언제 어느 때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고객이 문제의 본질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도 한다. 고객이 현재 마주하고 있는 문제의 벽 앞에서 미처 바라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질문해야 한다. 그래서 고객에 관한 관심과 호기심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 거다. 스무고개를 하 듯 질문을 하나씩 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탐험을 함께하면 참 좋다. 코칭할 때 가장 기쁠 때가 언제인지 아는가? 고객의 입에서 “아…!”라는 탄식이 나올 때다.
무의식적으로 이런 반응이 나온다.
자신이 말한 문제가 아닌, 본질적인 문제를 발견할 때 그렇다. 꽉 막혔던 혈이 뚫리듯,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달았을 때도 이런 반응이 나온다. 그러면서 “맞아요! 맞아요!”라며 흥분한 목소리로, 뭐가 문제였는지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무엇을 하면 될지, 말을 이어간다. 조곤조곤 말하던 사람도, 이때만큼은 본능(?)을 숨기지 못한다. 그래서 이때가 제일 기쁘다. 뭔가 도움이 됐다는 마음이 든다.
필자는 예전부터 질문에 관심이 있었다.
이번에 그것을 알았게 되었다. 코칭에 집중하면서 질문에 관한 관심이 커졌고 그 관심은 책 집필로 이어졌다. 질문에 관련된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집에 있는 책 중, 질문에 관한 책을 찾아봤다. 생각보다 많았다. 질문과 직접 연관된 책도 있었고, 간접적으로 연관된 책도 있었다. 집필한 작가들을 보니, 질문에 관한 책을 쓰겠다는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너무나도 쟁쟁하신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협상하려면 대화가 필요하고, 그 대화에 핵심은 질문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질문과 관련된 책이라고 하면 귀가 솔깃하다.
코칭 공부를 하면서도 몇 권의 책을 선정해서 읽었다. 더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 질문에 몰입해서 관련된 책을 읽고, 질문 리스트도 만들면서 정리했다. 다양한 질문의 형태와 사례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질문에는 정답은 없다. 해답만 있다.’ 같은 질문이라도 상황이나 대상 그리고 맥락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그래서 질문은 코칭 기술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기술이 아니라 관심이고 마음이다.
<리더의 질문법>
질문에 관련된 책 중 하나다. 조직 심리학의 대가가 쓴 책이라 그런지, 조직에서 나누게 되는 대화의 사례가 많이 나온다. 어떤 형태로든 조직에 속해 있는 사람들, 특히 리더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면 참조할 만한 부분이 많이 나온다. 한 줄로 이렇게 요약된다.
“리더는 판단하는 사람이라 아니라, 겸손한 질문을 하는 사람이다.”
일반적으로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판단한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결론을 내주고 지시해야 하는 자리라 생각한다. 구성원들이 그렇게 몰아가기도 한다. 먹이를 얻어먹기 위해, 새끼 새가 어미 새를 바라보며 눈을 껌뻑이듯 말이다.
<리더의 질문법>에서는, 겸손한 질문을 하라고 한다.
단정 짓고 판단하면 더는 좋은 해법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무엇보다 좋은 관계로 연결될 가능성이 작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겸손한 질문이 필요하고, 그 질문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겸손한 질문을 가장 효과적으로 촉발하는 방법은 호기심과 관심을 보이되 상대방이 말하는 내용이나 형식에 간섭하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리더의 질문법> 중에서
참 어려운 말이다.
말마따나, 의식적으로 노력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관성의 법칙에 젖어있기 때문이다. 달려가고 있는데 갑자기 방향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관성대로 사는 게 편하니 방향을 바꾸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다. 바꾸기 싫거나 귀찮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질문은 기술로 접근하지 말라는 거다. 호기심과 관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질문하면, 달리고 있던 속도가 점차 줄면서 방향을 바꾸는 기회가 온다. 리더에게 꼭 필요한 겸손한 질문의 시작은, 호기심과 관심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호기심을 갖고 질문해야 하는 이유를 하나 더 설명하면 이렇다.
질문 관련 책 중 인상 깊게 읽은 책 <그렇게 물어보면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에서 소개한 내용이다. 미국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당신이 얼마나 그들에게 신경 쓰는지 확인할 때까지는, 당신이 얼마나 많이 아는지를 신경 쓰지 않는다.”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소통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것이 바로 호기심이다. 호기심을 가지고 하는 질문이 관심이 있다는 것을 전달해주는 강력한 수단이다.
여기서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한두 개의 질문은 할 수 있겠는데, 더는 할 질문이 없으면 어떻게 하죠?”
필자도 처음에 그랬다. 코칭 상황이 아니더라도 그렇다. 일상에서 대화할 때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다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때가 있다. 일명, 뻘쭘한 상황이다. 더는 할 말도 질문할 것도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한 걸음 더 들어가는 질문이다. 말 그대로, 답변을 듣고 그 자리에 멈추는 게 아니라, 한 걸음 더 들어가는 2차 3차 질문을 이어가는 거다.
격투기 스포츠 중계를 볼 때도 이와 같은 표현을 한다.
“한 번 공격에 그치지 말고 2차 3차 공격을 들어가야 합니다!” 질문도 마찬가지다. 공격하고는 성향이 다르지만, 2차 3차 질문이 들어가야, “당신에게 관심이 있어요!”라는 것을 전달할 수 있다. <그렇게 물어보면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에서, 2차 3차로 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질문 몇 가지를 소개한다.
“구체적 예를 들어주실 수 있나요?”
“그 사건으로 인해 어떤 영향이 있었나요?”
“왜 그랬다고 보시나요?”
“그런 경험이 주는 의미는 무엇이었습니까?”
이 질문들은 공통점이 있다.
필자는 이 질문을 보고, 한동안 유행했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시리즈가 생각났다.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대화법은 좋지 않지만, 꼬리를 무는 (좋은 의미로 하는) 질문은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답변을 듣고 이렇게 질문을 이어갈 수 있다. 고객이 어떤 경험을 이야기했다고 하자. 그럼 “아! 그렇군요!”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이렇게 연결한다.
“매우 흥미로운 경험인데요. 그런 경험이 고객님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고객이 받은 도움을 이야기하면,
“그런 도움을 받으셨군요? 그 도움은 고객님 삶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이렇게 연결되는 질문은 많은 경험을 통해 익숙해질 수 있다. 단, 호기심을 가질 때만 유효하다는 것을 알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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