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목적이 뭘까?”
너무 당연한 질문일 수도 있고, 딱히 뭐라 답하기 어려운 질문일 수도 있다. 책을 좋아하고 자주 읽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목적이 제각각이다. 그냥 글 읽는 것 자체가 좋아서 책을 본다는 사람은, 책 자체가 목적이다. 원하는 지식을 얻기 위해서 혹은 풀리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책을 집기도 한다. 마음에 양식이라고 해야 할까? 마음이 어수선할 때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책을 펼친다는 사람도 있다. 요즘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자주 가지 못하지만, 서점에 들어가 책들을 훑어보면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할 때가 있다.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이 산속에 있을 때의 느낌이랄까? 나무들이 내뿜는 상쾌한 공기처럼, 책들이 잔잔하게 내뿜는 에너지가 좋다.
책을 읽는 목적 말고,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최근에 이 부분을 자각하게 되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기 때문에 책을 읽어야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면, 생각과 말과 행동도 자연스레 달라진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어떤 상황과 마주쳤을 때, 무의식적으로 떠올리는 생각이 있다. 이 생각은 주로 감정에서 일어난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자동으로 반응한 감정과 생각이 그것이다. 자주 다닌 곳에 길이 나듯, 자주 느낀 감정과 생각이 자동으로 떠오른다. 불쾌한 자극이라면, 좋은 반응이 일어나진 않는다. 드러내진 않지만, 불편한 감정과 생각이 훅하고 올라온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이와 관련된 거라면, 그 생각을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 그 감정과 생각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살피게 한다. 미용실에서 나온 사람들은 사람들 머리에 시선이 간다. 새 운동화를 산 사람은 어디에 시선이 갈까? 당연히 사람들 신발에 시선이 간다. 마찬가지다.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내 생각을 지배하게 되고, 그 생각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르게 한다. 시선이 달라진다는 말은, 반응이 달라진다는 의미도 된다. 무엇이 달라지는지 최근 경험한 내용을 공유해 본다.
첫 번째 이야기.
매주 수요일은, 재활용 분리수거를 하는 날이다.
재활용 쓰레기를 손수레에 싣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로비 층에 도착해서 나가려는데, 어떤 학생이 비좁은 문틈으로 들어왔다. 내리려다 주춤했고 학생이 들어온 다음에 내리게 됐다. ‘아니! 기본도 모르나? 내리고 타야 하는 걸 모르는 거야?’ 불쾌한 감정이 올라왔고 그 감정은, 기본도 모르는 학생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한마디 할까 했지만, 그런 말을 잘하는 성격도 아니고 문이 닫혀서 그냥 갈 길을 갔다.
예전 같았으면 불편한 감정이 저녁 내내 갔을 거다.
하지만 분리수거하면서 이 기분도 함께 버릴 수 있었다.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나도 그런 적이 있네? 사람이 없는 줄 알고 타려다 그랬잖아! 그 학생도 그랬겠지? 아차 싶었겠지?’ 타인의 행동에 지적할 것을 찾기보다, 그 이유를 생각하니 불편한 감정이 내려갔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감정을 빠르게 추스르고 타인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필자 자신이 대견했다.
두 번째 이야기.
필자는 말이 좀 빠른 편이다.
항상 그런 건 아니고 뭔가를 설명할 때, 잘 알고 있는 부분이거나 흥분하면 말이 좀 빨라진다. 이런 상태를 가끔 느끼긴 하지만 알면서도 잘 안 고쳐진다. 그런데 많이 개선됐다는 걸 느꼈다. 전화 통화로 누군가에게 어떤 정보를 설명해 줄 일이 몇 번 있었다. 이전 같았으면 전화로 따발총을 쐈을 텐데, 이번에는 달랐다. 먼저 말하는 톤이 차분해졌다. 예전에는 ‘파’ 정도의 톤이었다면, ‘레’ 정도의 톤으로 이야기했다. 글을 낭독하듯, 말마디를 적절하게 끊어가면서 호흡도 유지했다. 필자가 생각해도 잘 들리고 쉽게 이해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상대방의 의견을 물어보진 않았지만 말이다. 자각하면서 말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라 여긴다.
어떤 책이 이런 변화를 가져오게 했을까?
코칭과 관련된 책들이다. 첫 번째 이야기와 관련된 책은 <마음을 아는 자가 이긴다>이다. 감정과 생각 그리고 욕구에 관한 책이다. 감정은, 생각에서 온다고 한다. 어떤 감정이 올라왔다고 하면, 그 감정을 올라오게 한 생각이 있다는 거다. 감정과 생각은 궁극적으로, 진정 원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한다. 따라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잘 알아차리면, 그 감정과 생각을 일으킨,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는 말이다. 진정 원하는 것을 해야 할 대상이 자기라면 본인이 그걸 하면 되고, 타인이라면 그걸 하도록 도와주면 된다.
엘리베이터 사건을 보자.
훅 올라온 불편한 감정은 어떤 생각에서 왔는가? 기본 개념을 모른다는 생각이, 그렇게 불편한 감정을 불러왔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그럴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나를 이해시켰고, 감정을 내려앉게 했다. 이를 통해 필자가 원했던 것은, 그 학생이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불편한 마음이 가라앉았으면 하고 바랐다. 원하는 그것을 위해 그 학생의 상황을 이해하게 됐고, 이해된 생각은 마음을 가라앉혀줬다.
두 번째 이야기와 관련된 책은 <강 팀장을 변화시킨 열 번의 코칭>이다.
후배가 오랜만에 직장 선배였던 분을 만났는데, 그 선배가 코치가 되어있었다. 마침 팀장이 되면서 고민이 있다고 말하면서, 선배는 코칭을 제안했다. 그렇게 열 번을 찾아가면서 코칭 받는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글이기는 하지만, 선배가 후배에게 조곤조곤 코칭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 모습이 참 좋았다. 좋아하면 닮는다고 했던가? 책을 읽는 동안 선배의 모습을 좋게 보면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그 선배의 모습을 닮아갔나 보다. 그렇게 조곤조곤 설명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책은 단순하게 지식과 정보를 얻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과 시선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도구이다. 본인이 원해서 책을 읽게 되지만, 이왕이면 목적을 가지고 읽는 게 어떨까 싶다. 필자처럼 코치로서 좋은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 코칭 관련 책을 읽은 것처럼, 원하는 모습으로 되기 위한 책을 읽는 거다. 완전하게 변하진 않겠지만, 책을 읽는 동안에는 자신도 모르게 원하는 모습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다. 그걸 자각하고 반복하면, 진정 원하는 모습으로 변하지 않을까? 이 또한 새로운 코칭이라 생각된다.
<코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