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리성 김작가 Mar 04. 2024

마음의 어둠을 대하는 자세

내가 아닌 나에게 잠시 머무는 상태, 어둠

매일 새벽에 하는 루틴 몇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가, 도움이 될 만한 유튜브 영상을 들으면서 스트레칭하는 거다.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성에만 집중한다. 영상은 홈버튼을 눌러 맨 위에 있는 것 혹은 다음에 있는 영상을 살펴서 재생한다. 재생 시간은, 스트레칭하는 시간인, 15분~20분 사이 영상을 선택한다. 대체로 어렵지 않게 선택하고 재생시킨 후,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음성에 몰입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하면서 모두 집중하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런 욕심을 버려야 하는데, 잘 안된다.     


짧지만 강력한 영상을 만났다.

홈버튼을 눌렀는데, 제일 위에 40분이 넘는 영상이 보였다. 다음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2개 정도 영상을 보내는데, 너무 반가운 제목이 눈에 띄었다. 제목이라기보다는, 이름이었다. 바로, ‘토니 로빈스’였다. 넷플릭스에서 세미나 진행 영상을 본 이후로, 롤모델로 삼았다. 에너지 넘치는 모습과 그 에너지를 통해, 즉석에서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의 유명한 책 <네 안의 잠든 거인을 깨워라>는 최근 개정판이 나왔지만, 그 사이를 참지 못하고 비싼 가격에 중고 책을 구매하기도 했다. 개정판이 나올 줄 몰랐으니 말이다.      


8분 정도의 영상이었다.

제목은 <부정적 생각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법 2가지>라고 적혀 있었다. 토니 로빈스는 에너지 때문인지, 기본적으로 말이 매우 빠르다. 일전에 본 세미나 영상에서도 에너지와 말의 속도에 관해 언급했었다. 하긴 말을 빨리하는 사람을 보면서 에너지가 떨어진다거나 부족하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에너지가 넘칠 때, 말이 빨라지고 동작이 커진다. 이 영상에서 강조하는 것도 이런 부분이다. 결과를 만드는 건 행동이라는 거다.     


부정적 생각을 할 때 모습이 어떤가?

고개를 떨구고 목소리는 낮아지고 말수가 적어진다. 에너지가 떨어진 모습이다. 이런 행동으로는 부정적인 생각을 떨어낼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행동을 바꾸라고 강조한다.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감정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동작 하나를 제안한다. 양팔을 허리에 갖다 대고 가슴을 펴는 동작이다. 슈퍼맨이나 슈퍼우먼을 떠올릴 때, 그들이 서 있을 때 취하는 동작이라고 보면 맞다. 그리고 깊은 호흡을 2분 정도 하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자랑스러웠을 때를 떠올리라고 한다. 감정 상태를 끌어올리는 거다.    

  

사람들에게 실습시키는데, 따라 해봤다.

짧은 시간이지만 정말 좋은 감정이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세미나 영상에서, 주먹을 쥐고 하늘을 찌르는 동작을 시킨 기억이 났다. 하늘을 찌를 때 호흡을 들이마시라고 했다. 생각보다 호흡 맞추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 동작을 격하게 20~30번 하면 에너지가 올라오는 것이 느껴진다. 잊고 있었는데, 샤워하기 전에 이 동작을 다시 시작했다. 에너지를 떨어트리지 않고 적정한 수준 이상을 유지하기 위한 좋은 동작이다. 에너지를 끌어 올려주는 동작이 있으면 귀를 기울이고 잘 살핀다. 해보고 괜찮으면 메모해 뒀다가 필요할 때 한다. 행동이 감정 상태를 바꾼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마음에는 어둠과 빛이 공존한다.

에너지가 떨어진 상태가 어둠이다. 고개가 떨궈지고 목소리가 작아지며 말수가 적어지는 상태다. 에너지가 올라간 상태는 빛이다. 고개를 들게 되고 목소리가 올라가며 말수가 많아지는 상태가 그렇다. 말이 빨라지는 상태 또한 그렇다. 사람은 이 두 가지 마음을 함께 품고 있다. 사람에 따라 어둠의 시간이 많은지, 빛의 시간이 많은지가 다를 뿐이다. 누구나, 어둠의 시간 보다 빛의 시간이 많기를 바란다. 에너지가 떨어진 상태보다 에너지가 올라간 상태를 원한다. 그 방법을 모를 뿐이다. 사람들이 책을 읽고 영상을 찾아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을 좀 더 나은 상태로 유지하고 싶은 마음 말이다. 연극 무대에서 핀 조명이 비치는 바로 그 자리에 서 있고자 한다. 그 방법을 찾아 다양한 시도를 한다.      


어둠의 시간이라고,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그 시간을 잘 활용하면 빛의 시간을 더 잘 누리고 활용할 수 있다. 밤과 낮이 그렇다. 밤은 어둠의 시간이고, 낮은 빛의 시간이다. 항상 낮이 유지된다면 어떻게 될까? 질식할지도 모른다. 어둠이 깔리는 밤의 시간이 와야, 차분하게 하루를 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대나무에 마디가 있듯, 쉼표를 찍을 시간이 필요한 거다. 무엇보다 낮의 시간에 에너지를 충분히 받고 활용할 수 있도록, 잠을 잘 자는 게 필요하다. 먹는 것보다 자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며칠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면, 사람이 온전한 상태가 되지 못한다. 잠자는 시간은 죽은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빛과 어둠은 강점과 약점에 비교할 수도 있다.

사람은 강점이 있으면 약점도 있다. 마음에 빛과 함께 어둠을 품고 있는 것처럼 그렇다. 다만, 강점과 약점을 대하는 자세는 다를 뿐이다. 무엇이 다를까? 강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강점으로 성장하고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 약점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약점은 관리해야 한다. 약점을 보완하려고 어떻게 하려는 게 아니라, 잘못된 결과를 내지 않도록 잘 살펴야 한다는 말이다. 공격과 수비가 나뉘는 스포츠를 예로 들면, 수비하는 자세이다. 강점은 최대한 끌어내고 약점은 최소화하는 게, 가장 좋은 전략이라는 말이다.     


빛과 어둠도 마찬가지다.

빛의 시간은, 최대한 드러내고 활용해서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면 된다. 어둠의 시간은, 어찌하려고 하지 말고 그저, 이런 시간도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잘 넘어가도록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어둠이,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다. 그런 생각은 에너지를 더 떨어뜨리고 점점 더 어둠의 시간으로 자신을 끌고 가는 결과밖에 내지 못한다. 제삼자처럼 대하고 조용히 나갈 때까지 그저 지켜보고 보내면 된다. 그것이 빛의 시간에 오랜 시간 머물면서, 에너지 넘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라 확신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헤아림이 주는, 좋은 선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