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발견

찾지말고 지워라.

by 청리성 김작가
찾는 것이 아니라, 지우는 것이다.


어질러진 책상 위에서, 열쇠를 찾느라 고생한 적이 있었다.

눈으로 책상 전체를 몇 번을 훑어봤지만, 도무지 열쇠가 보이지 않았다.

손으로, 몇 겹으로 겹쳐져 있는 물건을 툭툭 치면서 살폈지만, 그래도 열쇠를 찾지 못했다.

이래저래 한참을 살피다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방법은, 열쇠가 아닌 물건을 치우는 것이었다.


부피가 큰 물건부터 하나씩 책상 위에서, 어울릴만한 자리로 옮겼다.

수첩은 책꽂이에 꽂았다.

볼펜과 연필 등 길쭉한 문구류는, 책상 한쪽에 있는 연필통에 넣었다.

그밖에 작은 문구류를 책상 서랍에 들어있는 작은 상자에 몰아넣었다.


하나둘씩 책상 위에 있는 물건을 치우다 보니, 책상이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열쇠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도 잊은 채, 정리에 몰두했다.

거의 정리가 마무리될 때쯤, 열쇠가 모습을 드러냈다.

열쇠를 찾았다는 기쁨보다 책상 위가 깔끔하게 정리되었다는 것이 더 기분 좋았다.


찾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찾으려고 하지 말고, 불필요한 것을 치우는 것이 좋다.

불필요한 것을 치우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우선순위를 정할 수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싫어하는 것은 명확하게 알고 있다.

식당에서 메뉴를 고를 때, 무엇을 먹을지 정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럴 땐, 먹고 싶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된다.

제외하다 보면, 먹고 싶은 메뉴가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제안했는데 상대방이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렇게 제안할 수 있다.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원하지 않는 것을 물어보는 것이다.

원하지 않는 것을 하나씩 제거하다 보면, 원하는 것이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원하는 것을 찾는 방법은, 찾는 것이 아니라, 지우는 것이다.

이전 26화26.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