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인 기준
비교로 정할 수 없다.
첫째 딸이 중학교 2학년이 될 무렵, 대화하다가 화장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예전과 다르게 요즘 중학생들은 약간(?)의 화장은 당연하게 생각한다.
립글로스는 기본이고 그 외에도 다양하다.
우리 딸은 립글로스와 친구들 만날 때만, 눈 화장 살짝 하는 것까지 허락했다.
이날은 쿠션이라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친구들이 쿠션 좀 빌려 쓰지 말고 좀 사라고 해요. 저도 사주세요.”
아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목소리 톤을 조금 높여서 이야기했다.
“뭐? 쿠션? 립글로스 하고 눈까지만 하기로 약속했잖아! 근데 웬 쿠션?”
딸은 억울하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다른 애들은 저보다 훨씬 더 해요. 쿠션도 하고, 이것저것 다해요.”
가만히 듣고 있다가, 딸아이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과한 지 그렇지 않은지 알 수 있지 않을까? 화장을 많이 하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우리 딸이 적게 하는 것일 수 있지만, 화장을 전혀 하지 않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우리 딸이 과하게 하는 사람이 아닐까?”
내가 아는 딸의 친구 중에, 화장을 많이 하는 친구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있기에 꺼낸 말이다. 딸은 얘기를 듣고 더는 사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분위기 좋게 마무리하였다.
기준이라는 것은 대부분 상대적이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바라보는 눈높이가 달라진다.
하루에 담배를 한 갑을 피우는 사람의 기준으로 봤을 때, 그 이하를 피우는 사람은 적게 피는 사람이고, 그 이상을 피우는 사람은 많이 피는 사람이다.
시험성적을 80점 받은 사람은, 90점대 그룹에서는 낮은 점수이지만, 70점대 그룹에서는 높은 점수가 된다.
기준은 상대적으로 바라보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고,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된다.
기준을 정할 때는, 누군가와 비교해서 정하기보다, 자신만의 절대 기준을 잡는 게 좋다.
바닥에 길게 선을 그을 때, 고정된 물체를 쳐다보면서 줄을 긋는 이유와 같다.
움직이는 물체를 바라보면 그 물체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선을 반듯하게 그을 수 없다.
흔들리는 기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절대 기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