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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by 청리성 김작가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오십에 가까운 나이가 되자, 더 그렇게 느껴지는 듯하다. 꾸준하게 하던 운동도 뜸하던 터라 운동 부족으로 이유를 돌렸지만, 나이와의 상관관계를 무시할 순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삼십 대였을 때, 사십을 갓 넘긴 선배가 한 말이 있었다. “참 희한한 게 말이야. 1~2년 정도 차이밖에 안 나는데, 앞자리가 3에서 4로 바뀌니까 급격하게 힘들어지더라고.” 괜한 핑계를 대는 것으로 흘려들었다. 선배도 인정했듯이, 1~2년 차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도 있는데, 1~2년 더 살았다고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졌다는 말에 수긍하기 어려웠다.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을, 숫자에 뒤집어씌우는 것이라 여겼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고 했던가.

정말 그랬다. 앞자리가 3에서 4로 바뀌고 나서,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짐을 느꼈다. ‘어? 정말인가?’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선배의 말에 휩쓸리는 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그때부터는 생각날 때만 했던 운동을 꾸준하게 할 것을 다짐했다. 돈 낭비로 여겼던 헬스장에 등록해서, 열심히 운동했다. 손해 보는 것을 못 참는 성격 덕분인지 정말 운동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본전은 뽑고도 남았다. 문제는 재미가 없다는 거였다. 기간이 종료되고, 재등록을 하지 않은 이유다.


재미를 붙일 수 있은 운동을 찾았다.

운동이라는 표현보다는, 스포츠라고 하는 게 맞겠다. 이것저것 알아봤는데 문제는 역시 비용이었다. 얻을 수 있는 가치대비 비용을 봤을 때, 비용에 더 무게가 실렸다는 말이다. ‘그냥, 달리기하자.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등산하고.’라며 재미있는 운동은 일단 포기했다. 2년 전 테니스를 할 기회가 생겨서 시작했는데, 재미있었다. 재미와 함께 운동량도 상당해서 딱 맞았다. 아쉬운 건 일정이 맞지 않아 많이 하지 못했다는 거다. 일정이 맞아서 마음먹고 기다리면, 날씨가 안 도와줬다. 지금은, 작년 말 폭설로 기둥이 무너져 3월 이후에야 복구한다고 하니, 이 또한 뜸해진 상황이다.


일주일에 2~3번은 러닝 머신 위에서 달렸다.

평균 3km 정도를, 처음에는 속도 6으로 빠르게 걷다가 10~12 정도로 달렸다. 많이 할 때는 4km 이상을 하기도 했다. 달리기 전에는 귀찮은 마음이 한가득하였으나, 달리면서 그 짐을 조금씩 덜어냈다. 달리기를 마치고 났을 때는 완전히 털어내고 홀가분한 마음이 되었다.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에너지가 올라왔음을 느꼈다. 운동해야 하는 이유는, 운동을 마친 후에 한다는 것도 다시금 깨달았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마저도 뜸해졌다. 이런저런 핑곗거리가 생기는 거다. ‘아. 피곤한데. 피곤할 때 운동하면 오히려 안 좋을 것 같은데?’, ‘어제 좀 많이 걸었으니, 오늘은 쉬어도 되지 않을까?’ 때로는, 다른 사람들이 핑곗거리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운동을 뜸하게 해서였을까?

올 초부터 체력이 더욱 급격히 떨어짐을 느꼈다. 체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판단하는 건, 아침에 일어날 때다. 눈을 뜨고 개운하게 바로 일어나면, 체력이 살아있다는 의미다. 매우 기분 좋다. 눈이 떠졌는데 몸이 천근만근이고 계속 누워있고 싶은 생각이 들면, 체력이 떨어졌다는 증거다. 작년 말 한 주는, 회사 ‘클로징 데이’였다. 출근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럴 때 가끔 안 하던 짓을 하는데, 늦게까지 무언가를 하는 거다. 평소에는 10시만 넘어도 졸린 데, 연휴 때는 안 그렇다. 늦게까지 맥주를 마시면서 영화를 본다. 한 번은 영화 세 편을 내리 보기도 했다. 다 봤던 영화들이었다. 늦게 자니 늦게 일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체력이 떨어지는 원인에도 한몫했으리라.


아내 추천으로 제품 하나를 마셨다.

‘나이트웍스’라는 건데, 예전에 몇 번 마셨던 거다. 하얀 가루로 되어 있어서, 물에 타서 마신다. 맛이 제법 괜찮다. 피곤함을 느끼는 것을 보고 한 잔 타 주겠다며 줬는데, 다음 날 개운하게 일어났다. 이걸 마셨다고 갑자기 개운해진 것만은 아니겠지만, 영향력을 부정할 순 없었다. 평소와 달랐던 건, 그것을 마셨다는 거 하나였으니. ‘예전에 마셨을 때보다 더 좋아졌나?’ 이렇게 생각하고 말았는데, 며칠 후 피곤함이 밀려와 아내에게 다시 타 달라고 요청했다. 한잔 시원하게 마시고 잤는데, 이번에도 개운하게 일어났다. ‘뭐지?’ 점점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만약 누군가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다고 말한다면, 주저 없이 추천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내가 확실하게 느꼈으니 어쩌면 당연한 얘기다.


내가 좋으면 알리고 싶어진다.

하지 말라고 말려도 알리고 싶어진다. 그리고 그렇게 한다. 알리고 싶은 것이 있는데 망설여진다면? 아직 확신이 없는 거다. 마음으로 좋은 것을 느낀 사람은, 가만히 있기 어렵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잘 됐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에게 전하게 된다. 왜? 좋으니까. 사람은 천성적으로 자기가 좋은 것은, 말하지 말라고 해도 말한다. 어떤 보상이 주어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한다. 그냥 말하게 되는 거다. 그러니 천성이라 하는 거다. 좋은 것이 있다면 알려야 한다. 사람의 육신 마음 영혼을 살리는 것이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내가 참으로 깨달으면, 알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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