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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에 대처하는 방법

by 청리성 김작가

배고플 때, 장을 보지 말라는 말이 있다.

배가 고플 때는 무엇이든 맛있어 보이고 다 먹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계획한 것보다 많이 사게 된다. 시간을 두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면 천천히 먹으면 되지만, 바로 먹어야 하는 음식은 버려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아까운 마음에 버리면서 다시는 그렇게 하지 말자고 다짐하지만, 오래지 않아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하지만, 어떤 때는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배고플 때는, 절대 장을 보면 안 될까?

될 수 있으면 보지 않는 것이 좋기는 하다. 유혹을 이겨내는 것도 좋지만, 그 싹을 아예 자르는 것이, 더 좋기 때문이다. 배가 어느 정도 찬 상태에서는, 판단력이 흐려지지 않는다. 실제 해보면 안다. 나중에 먹으려고 생각해서 사는 음식도 있는데, 그것도 최소한으로 구매하게 된다. 사고자 했던 것을 사지 않기도 한다. 이미 충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충족되면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그것이 순리다. 채우고 채워도 더 채우고 싶은 사람이 없지는 않지만 말이다.


필요한 만큼 장을 보는 방법이 있다.

음식에 관한 한, 유혹을 이기는 방법이라고 봐도 좋겠다. 배가 고픈 상태든 그렇지 않은 상태든 모두 통용된다. 구매할 목록을 작성해서 가는 거다. 계획하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그 항목을 적는다. 될 수 있으면 수량 혹은 용량을 표기하는 것도 좋다. 품목의 수를 늘리지 않더라도, 양을 과하게 구매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필요한 것을 적은 목록을 보면서 구매하면 무리하게 살 일은 없다. ‘이거 하나만?’이라는 유혹에만 넘어가지 않으면 말이다.


방법을 알지만 잘 하지 않는다.

과신하기 때문이다. 자기 스스로가, 유혹을 잘 이겨낼 수 있다고 착각한다. 목록을 적어 가면 쉽게 해결할 문제인데, 억지를 부리다 넘어진다. 사람이 하는 가장 큰 실수가 무엇인지 아는가? 자기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이다. 가장 어리석고 가장 위험한 생각이다. 자기 스스로 통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고 행동했다가 곤란한 상황이 된 사람들을 주위에서 종종 본다.


음주 운전이 대표적이다.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고 착각한다. 술을 마셔도 운전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이런 착각들이 확신하게 만들고 그렇게 행동하도록 한다. 이 또한 유혹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차단하는 방법은, 장을 볼 때 목록을 작성하는 것처럼 쉽다. 다 아는 방법이다. 술을 마실 때는 차를 가져가지 말아야 하고, 차를 가져갔다면 무조건 대리를 불러야 한다. 그러면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 쉽고 당연한 것을 어기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자칫 자기 인생을 한순간에 몰락시키기도 한다.


유혹은 누구나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그 유혹에 넘어가는 건 아니다. 애초에 차단하는 사람도 있고, 평소에 대처하는 방법을 잘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준비하고 대비하기 때문에, 넘어갈 수도 있었을 유혹에서 잘 견디게 된다. 유혹을 견디는 게 쉬운 건 아니다. 하지만 잘 준비하고 대비하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마음에 일말의 여지를 줘서는 안 된다. 그것만이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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