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은 바꾸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생각이나 판단 등을 바꾸지 않고 고수하고자 하는 마음이 고집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고집이 있다. 그렇다고 모든 면에서 고집을 부리는 것은 아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거 하나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그 무엇이 있다. 가볍게는, 반복된 생활을 통해 누적된 습관과 같은 것이 그렇다. 밥은 아무거나 먹어도 커피만큼은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사람이 있다. 커피에 대한, 그 사람의 고집인 거다. 사실 이런 모습은 고집으로 보기보다는, 개인의 취향이라 여긴다. 어렵지 않게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생각은 다르다.
지금까지의 경험이나 지식 등을 통해 쌓아 올린, 가치관 같은 것이 그렇다. 쉽게 바뀌지 않고 바꾸려 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생각이 부딪치면 가까웠던 사이도 한순간에 멀어진다. 생각의 차이가 그렇게 무서운 거다. 사람 사이의 관계가 멀어진 이유를 살펴보면 그렇다. 취향의 문제나 사소한 말다툼으로 그런 게 아니다. 가끔 이런 일로 멀어지는 일도 있지만, 금방 관계가 회복된다. 순간적인 감정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치관이 들어간 생각은 다르다. 지금까지 고수해 왔던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는 다르다.
가치관은 곧 존재 이유와 연결된다.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그것을 지키려거나 그것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살아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정치적으로 말하면 보수와 진보가 그렇다. 기존의 것을 지키려는 사람과 새롭게 바꾸려는 사람이, 서로의 생각에 공감하기는 쉽지 않다. 완전히 다른 가치관이기 때문이다. 스포츠로 따지면 수비하려는 자와 공격하려는 자로 볼 수 있다. 수비수는 공격수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렵고, 공격수는 수비수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렵다. 각자가 바라보는 세상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다름의 문제다.
다름을 옳고 그름으로 구분 지어서는 곤란하다. 서로가 추구하는 목표는 같지만, 방향이 다를 뿐이기 때문이다. 수비수든 공격수든 둘의 공통된 목표는 팀의 승리다. 팀의 승리를 위해, 잘 지키려는 역할과 공격하려는 역할로 나뉠 뿐이다.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때 팀은 승리에 가까워진다. 자기 역할의 중요성만 강조하고 다른 역할에 대해서는 무조건 부정만 하면, 승리하기 어렵다. 공통의 목표가 승리라고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거다. 서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생기는 현상이다.
한 사람의 마음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
생각과 감정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흐를 때가 그렇다. 생각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갈지 명확하게 나오지만, 감정이 생각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 뭔지 모르게 불편하고 부대낀다. 왜 그럴 때 있지 않은가? 마음 안에서, 나를 두고 양쪽에서 팔을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 말이다. 생각은 이쪽으로 가자 하고, 감정은 저쪽으로 가자 한다. 마음이 혼란스럽다. 이 또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마음이 혼란스러운 이유는, 생각과 감정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이 둘을 하나의 방향으로 만드는 건, 확신이다.
혼란스러운 마음이 드는가?
생각의 방향과 감정의 방향이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가? 왜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가? 확신이 없기 때문은 아닌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확신을 품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확신을 품지 않으면 그 어떤 결과도 얻을 수 없다. 확신을 품기 위해서는 생각과 감정의 방향을 잘 살피고 이 둘을 하나의 방향으로 일치하도록 하는 거다. 생각의 방향을 틀든 감정의 방향을 틀든, 둘을 하나의 방향으로 일치하게 해야 한다. 이 둘의 방향을 일치하게 하는 좋은 기준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는 거다. 방향이 다른 생각과 감정 사이에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확신을 얻는데 제일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