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상황이 발생할 때,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은 갈린다.
마음에 두고 있던 방향 그러니까, 가장 관심을 두는 방향으로 흐른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바다를 가게 되는 상황이 생겼다고 하자.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대략 예상하면 이렇다. 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싱싱한 회를 떠올리며 군침을 흘릴 거다. 낚시할 생각에 벌써 마음이 설레는 사람도 있겠다. 여름이라면, 해수욕이나 서핑하는 상상을 하며 미소 지을 수도 있다. 아름다운 일출 과정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한 사람이라면 어떨까?
바다를 간다는 상황은 같다.
바다라는 같은 ‘미끼’지만, 그것으로 건져 올리는 생각은 저마다 다르다. 마음에 자리를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무엇이 내 마음에 자리를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지 모른다면 방법이 있다. 하나의 단어를 떠올린다. 떠올릴 단어가 없다면, 주변에 보이는 글자 중 하나를 선택해도 된다. 아니면, 물건을 선택해도 된다. 선택한 글자 혹은 물건과 연관된 생각을 떠올려본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나 많이 떠오른 생각이 있다면, 그것이 내 마음에 자리를 가장 많이 차지하는 무언가의 단서가 된다.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게 됐다고 하자.
어떤 생각이 드는가?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생각에 설레는가? 이것을 완수했을 때 돌아올 보상이 먼저 떠오르는가? 아니면 하지 않던 일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가? 벌어질 불편한 상황이 먼저 엄습하는가? 머릿속에 떠오른 그것이 바로, 새로운 일이나 경험에 대한 자신의 태도라고 볼 수 있다. 프로젝트라고 표현했지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첫 마음이 어떤지를 살펴볼 수도 있다. 본성에 기인할 수도 있고, 현재 상황이 그 이유를 설명하기도 한다. 성격 유형 검사를 해보면 안다. 평소 외향적인 사람이고 이 전 검사는 그렇게 나왔는데, 지금 처한 어려움으로 내성적인 성격으로 나오는 일도 있다.
자기 역할에 따라 갈리기도 한다.
회사라면, 부서에 따라 바라보는 방향이 달라진다. 회계팀은 회계나 재무 측면에서 바라보게 되고, 영업팀이라면 영업활동 혹은 수익성을 따져보게 된다. 임원이나 대표라면, 회사의 이미지나 앞으로의 비전과의 연관성을 살필 수도 있다. 다양한 관점으로 살피고 따져봐서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서며 추진하고, 그렇지 않으면 고사하는 거다. 한 번의 판단이지만, 이에 따라 회사가 급성장하기도 하고 정체되거나 뒤처지기도 한다. 커피 전문점이 들어올 때 그랬다. 한 회사가 고사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붐이 일자, 급하게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누군가는 흥하지만, 누군가는 반대 방향으로 곡선이 그리게 된다.
떠오른 생각을 판단할 때 살펴야 한다.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생각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결이 같은지 살펴야 한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존재 이유이며 소중한 가치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다른 결로 향한다면 불편한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자신의 존재 이유가 공허하게 되고 소중한 가치를 저버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지나고 보니 후회되는 상황을 보면, 이 두 가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 듯하다. 나에게 있어, 존재 이유와 중심 가치가 무엇인지 잘 살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