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이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 비둘기 Mar 20. 2016

예언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퇴근을 하기 전에 웃선생님에게 인사를 드렸다. 

그 선생님은 웃으며, 작은 대화용 질문을 던지셨다. 

"오늘 뭐 좋은 계획 없어요?"

나는 잠시 곰곰 생각해보았으나 전혀 아무 일도 없었기에, 아무것도 없어 슬프다는 표정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려 했다.(실제로 아무 계획도 없음이 슬프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 선생님은

"당황하는 거 보니까 뭐 좋은 일 있나 본데?"

라는 의외의 반응을 보이셨다. 

그제야 나는 당황스러웠으나, 그쪽은 내가 '더'당황한 걸 보며 자신의 추측을 확신으로 끌고 갔다.

 더 이상의 그 어떤 말도 당황을 가리기 위한 포장이 될 것이었다.


그녀는 나의 당황을 읽은 게 아니라 예언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녀의 미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