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이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 비둘기 Mar 09. 2016

잠깐 기다림

말, 말, 말.

그는 분명히 내 말을 들었음에도 다시 물었다.

"응?"

보통 사람들은 정말 상대가 못 들었다고 생각해서 다시 말해주는 것일까?

아무리 봐도 그 다시 물음은 사유의 회피였다. 들었던 방금 전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본다면 무슨 말이었는지를 기억 속에서 찾을 수 있음에도, 그 수고 대신 응?이라는 한 글자로 상대방이 그 기억을 다시 자기 눈 앞에 펼쳐주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대답 대신 그가 생각할 시간의 틈을 기다려주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의 손가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