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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 비둘기 Mar 09. 2016

몰랐더라면

분명히 서로를 알고, 서로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하지만, 그 두 관계항 사이에 묘한 시간의 터울이 생겨, 모르는 사이보다 더 단단한 관계의 벽이 생겨버리기도 한다.


나는 그녀를 보았다.

그리고 나와 동시가 아닌 어느 순간 그녀도 나를 보았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우리의 눈길은 우연이라는 듯이 다른 곳에 어색하게 고정된 채 서로를 스쳐 지났다. 그녀는 어쩌면 내가 스친 수많은 모르는 사람들보다 한걸음 더 먼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싫은 건 절대 아니었다. 문득 뒤돌아 가서 그녀를 잡고 방금 나를 보지 않았느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최대한 지금 처음 봤다는 듯이 놀라려고 하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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