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이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 비둘기 Jul 28. 2017

모기

모기가 기어 다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어딘가를 유유히 날거나

순식간에 사라지거나

벽 또는 천장에 태연히 붙어있기는 해도

어떤 눈 앞에서 기어 다니는 일은 없다.


그런데 모기는

방충망의 작은 틈

창틀의 물구멍

어떻게 해선지 하수구

날개를 퍼덕거리며 지날 수 없을 틈으로 들어오지 않던가


모기는 그 작은 틈 옆에 내려앉고

보는 눈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틀림없이 기어들어왔을 것이다

그러고부터는 기지 않는 척 연기하는 것이다

어떻게 들어왔는지 알 수 없도록


방에

모기가 있다

더 이상 기지 않는

매거진의 이전글 052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