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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rew Oh Nov 26. 2023

청구여도

 국립산악박물관 소장 청구여도靑邱輿圖 (19세기초|채색필사본|21×32cm)는 지도 제작이 활발했던 조선후기 지도의 특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 중 하나다.


                               청구여도 전도

                       청구여도 경상도


  청구여도의 명칭과 의의

  청구靑邱라는 말은 선진先秦시대(진나라가 통일 국가를 이룩한 기원전 221년 이전 시기)에 제작된 산해경山海經에서 유래되었다. 예부터 중국에서는 우리나라를 ‘동방에 위치한 나라’라는 뜻을 지닌 청구라 불렀다. 당대 조선에서도 스스로를 부르는 별칭으로 널리 쓰였고 실제로 많은 문헌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여도輿圖는 지표면을 일정한 비율로 줄여 평면 위에 그린 그림으로 곧 지도를 의미한다. 청구여도는 18세기에 제작되어 조선지도 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된 정상기鄭相驥의 동국지도 수정본 계열에 속하며, 기존 지도들 위에 새로운 정보를 삽입하고 북방 강역의 중국 영토 일대와 울릉도의 지리 정보를 보다 상세하게 기재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청구여도- 강원도


  청구여도 들여다보기

  청구여도는 다양한 크기의 지도를 접은 지도첩(책) 형태로 조선전도(60.5가로×102.3세로cm)와 함경북도, 함경남도 지도와 도별 지도(평안도, 황해도,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로 구성하여 모두 10장으로 장정裝幀 되어있다. 이 중 가장 작은 지도는 경기도(54.5가로×38.0세로cm)이고 가장 큰 지도는 평안도(62.1가로×112.7세로cm)다. 접는 방법은 지도의 긴 양측을 접고 짧은 측을 접는 순서를 밟고 있다. 표지 역할을 하는 각 지도의 접힌 면에는 먹으로, 펼친 면에는 붉은색으로 해당 지역 이름을 표기했다. 채색된 강과 산으로 그 줄기를 확인할 수 있고, 바다와 만나는 해안선의 굴곡과 섬 등이 세밀하게 그려져 있다. 주요 고을과 역참·군사시설 등 자연·인문 지리를 도형과 색으로 나타냈는데, 조선전도와 도별 지도에 표시 방법을 달리하였다.


                            청구여도 평안도


  조선전도에는 서울은 큰 붉은색 사각형, 각 지역의 감영이 있던 주요 도시는 큰 노란색 사각형, 각 읍치가 있는 고을은 노란색 원형, 역참이나 지방 군사 거점은 작은 사각형으로 표시되어 있다. 고을을 붉은 실선으로 연결하여 주요 교통로를 표시하였다. 특히, 전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산줄기 백두대간(1대간 1정간 13정맥)과 두만강, 압록강을 비롯한 10개(청천강, 대동강, 예성강, 임진강, 한강, 금강, 낙동강, 섬진강)의 주요 물줄기가 정확하게 표현되어 분수계에 따른 지리 인식체계를 확인할 수 있다.


  도별 지도에는 산줄기와 물줄기, 도시, 역참, 군사시설. 도로 등 주요 정보를 기호를 이용하여 상세하게 필사되었다. 감영이 있던 도시는 큰 원형, 주요 고을은 작은 원형, 역참은 작은 사각형, 군사시설은 성곽이 둘러싸인 원형과 사각형으로 표시하였는데, 감영과 성곽이 있는 도시는 성곽으로 원형을 만들고, 통영․좌수영 등은 성곽 모양의 사각형으로 나타냈다. 조선 후기, 우리나라 땅의 실제 모습을 찾으려는 지리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청구여도에는 내용에서 특이한 점이 나타나는데, 경상도에 울릉도와 우산도가 그려지고, 강원도에 포함된 충청도 4개 군현 묘사가 그 내용이다. 또한, 평안도와 함경도 지도에는 인접한 만주의 산과 물줄기가 표시되었는데 중국 영토의 산과 물줄기를 그린 것은 조선시대 여느 지도에서는 보기 드문 내용으로 보인다.


  후대에 전할 K-지도

  2017년 국립산악박물관은 청구여도 원본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해충, 오염, 손실 등 훼손된 정도를 반영하여 복원을 진행, 전시와 연구를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보존처리 작업을 진행하였다. 2019년에는 청구여도 보존처리 전후를 비교하는 전시로 관람객으로부터 호평받은 바 있다. 또한 박물관 소장 지도들을 학계와 연계하여 지속해서 연구하고 결과를 일반에 공개하고 새로운 사료도 발굴하는 작업을 계속해 가고 있다.


※ 국립산악박물관은 소장품으로 소개되었던「삼척지도」,「팔도명산지도」,「청구여도」에 대한 연구 내용과 설악산 등반 통사 연구 자료를 <『산악연구』발간 기념 세미나>로 공개한다. 2023년 11월 7일(화), 14:00 일정으로 박물관 영상실에서 진행된다. 우리나라 고지도, 역사·지리, 산림, 향토 문화, 회화 분야 등 관심 있는 전문가와 일반인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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