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할까...
코로나 때문에...
지금 세계가 일심동체로 힘을 합쳐서 나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더 이상 나도 이겨낼 수 없을 것 같다.
이 세상 모두가 계속 나를 붙잡고 말리고 있다는 이 현실은 이제 영원히 나의 게임은 끝나고 은퇴하라는 명령일 수도. 이젠 끝인가..
짜증이 나면서도 덕분에 어디서 어떻게 멋있게 은퇴를 할까..라는 고민 슬슬 시작.
여러 후보 중에서 현재 가장 강력한 후보지는 제주도.
마라톤 하면서 두발로 제주도 곳곳을 뛰어봤고 자전거로 제주도 일주 두 번 하면서 해변도로를 신나게 쌩쌩 달려보았는데 땀 흘린 운동 후 먹었던 그 바닷가 음식들이 때 와 장소에 가장 절묘한 맛으로 계속 기억에 남아서 좋은 것도 있지만 좋은 온화한 날씨와 함께 솔솔 불어오는 미풍에 실려오는 바닷가 냄새가 가장 매력적이다. 해변도로를 천천히 걷고 달리며 나 어릴 적 기억의 그 바다 냄새를 다시 맡아보는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제주도 해변가에 가서 살면은 어떨까. 거기에도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있을까.
나의 미래의 집은 바닷가에 있는 조용한 마을이면 좋겠다
집안에서 바다가 보이는 방 한 칸 집이 희망사항이지만 걸어서 몇 발자국에 바다에 도착하는 지척거리라면 좋겠다. 조용한 한밤중에는 방 안에서 파도소리를 들어보고 싶다. 내가 작업한 모든 프로젝트 등을 다 펼쳐놓고 그 당시 좋았던 기억들을 한 개씩 소환하여 되돌려보기. 좋았던 사람들 고마운 분들… 다시 기억 해본다. 나 인생의 조각조각들 끼워맟추어보기.
만약 바닷가 근처에 폐가가 있다면 저렴하게 구입해서 나 혼자서 내부공사를 할 수는 있을까.
제주도에 ikea 가 있다면 어느 정도는 가능할까. 그 생각도 해보다가 원래 만드는 기술, 손재주 가 전혀 없는 사람이라 마무리도 잘 안되고 시간만 날리고 스트레스만 열심히 쌓아갈 확률이 매우 높은데..
그래도 은퇴자는 시간이 많을 듯 하니 약간만 시도해보자. 구글, 유튜브의 힘을 빌리면 해볼 만하려나..
한 번씩 근처 바닷가에 나가서 바다낚시를 하면 운 좋게 고기는 잡힐는지.
날씨 좋으면 미역이나 해초도 따먹을 수 있겠지. 해녀 아줌마를 만나면 굴이나 성게도 사 먹을 수 있겠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뭐라도 잡기만 하면은 요리는 잘할 수 있으니..
멀리 파도소리 들으며 FM 라디오 틀어놓고 바다내음 맡으면서 내가 만든 해산물 요리 저녁식사는
언젠가 꼭 해보고 싶은 희망사항. 한 번은 소주 한 번은 와인과 함께...
집 마당에 조그만 텃밭이 있는 공간을 만들고 상추나 고추 등등 심고 키워서 먹는 솔솔 한 재미도 만들어 땅과 바다로부터의 무공해 자급자족의 생활에 도전.
차는 필요 없을 것 같고 편리한 마을버스 타면 되겠지만
중고 자전거 한대는 있어야겠는데 시장도 보고 산책 겸 운동도 하고.
제주도에 올레길 코스가 23개 있다 하니 번호 순서대로 일주하면서 사진도 찍어보고.
육지가 그리울 때엔 한 번씩 나갈 때마다 각 지역마다 유명한 맛집을 찾아가 보는 일정으로
생활의 달인에 나온 모든 맛집을 참조로 동선 구축하고.ㅎ
큰일이다. 방이 최소 두 개가 있어야겠다.
독일에 사는 큰딸 , 뉴질랜드 사는 둘째 딸 둘 다 담에 한국에 올 때에
제주도 미래의 내 집에서 재워달라고 한다. 집 사는데 투자는 못한다고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