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크리스마스
성탄카드놀이
올해 한해동안 가까웠던 직장동료, 가까웠던 주변분들에게 전해줄 성탄카드 한 묶음을 사서 집에 와서
책상 위에 레드와인 와인 한잔 올려놓고 이 카드를 받을 상대방 이름 리스트부터 만들고 나서
1번부터 순서대로 번호를 적는다.
1번으로 선정된 사람은 올해 나에게 그 정도 가치가 있었다는 고마운 분.
사람별로 순번을 만드는 것은 차별임에도 그 누구도 모르니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카드 묶음을 풀고 첫 번째 카드부터 집어 들고 1번부터 내가 가장 고맙게 느꼈던 점을
짧은 글로 적었고 봉투를 닫기 전 재점검차 다시 읽어봐도 역시나 고마운 분.
그렇게 시작한 성탄카드놀이는 15번에서 끝났고....
하얀색 봉투에 담겨서 책상 옆에 번호 순서대로 일렬종대로 가지런히 누워있다.
한분씩 생각하면서 조금씩 마신 와인잔은 이미 빈 잔이 되어있고,
음.. 겨우 15번이라…
옛날에는 50번까지도 쉽게 갔었는데,
내가 먼저 마음의 문을 닫았을까?
사회성과 사교성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이 신호는
내가 이유가 아닐 경우 지금 이 세상이 이렇게 만든 것으로..
그분들이 나의 짧은 글을 읽으며 잠깐이나마 웃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나의 성탄카드는 맡은 바 소임을 다한 것.
아쉬웠던 분들도 있었지만 15개 카드처럼 고마운 분들이 더 많았다. 올해에는.
이렇게 나의 크리스마스는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