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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rew Yoon Oct 29. 2021

라떼 예찬

이놈이 좋은 이유는.

라테 커피.


이놈은  색깔부터 좋다.   

조용하고 부드럽게   퍼져있는   연한  쵸코렛 색깔  커피 위에    

살포시  눈꽃처럼   동그랗게  앉아있는   약간의  하얀색 크림.   

나의  눈을  유혹하는  이 두 색깔의  조합.   

커피를  마시기도 전에   음흉한  미소부터 짓게 만든다.




이놈은  냄새도  좋다. 

아주  진한 커피 향기는   아니지만  

아주  천천히  차분하고  부드러운   커피 향이  솔솔. 

서서히  나에게  밀려오는   이  조용한  커피 향기는  

어느새   입안에서  요동치고  진동하며 

나의 몸   모든 신경을  건드리고   깨운다.     



이놈은  부드럽다.

소주 한잔을  한 번에   확  다 마셔버리는 것이   요즘  예의가 아니듯이 

이놈은  비싼 와인처럼   조금씩 조금씩  음미하면서  부드럽게  마셔주어야   격이 맞다. 

혀를  감싸고   입안 전체를   한 바퀴  돌고 나서   

드디어  목구멍을   적시며  넘어가면서  

그렇게   내 몸 안으로  침투하자마자    

다 부서져  산산이  흩어지고 나면    

그때  나의 몸은  이제  완전히  깨어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순서대로.    





라테 커피는,  

그런  강렬하면서도   편안한  부드러움으로   

항상 쓸데없는 생각으로   복잡하던   나를   따뜻하게   화~ 악   완전하게  감싸준다.        

그  순간  나는   나를   잠시  잃어버리게 되는데  

이놈에  빠져들면,    

다른 생각을  잠시나마  못하게 하는  그런  묘한 매력이 있다.   

옛날 그녀처럼….     

그래서  나는  아직  이놈이 좋다. 





라떼 커피 한잔  마시기 직전  사진 한장 찰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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