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해외생활

봄이 왔어요..

우리집 정원에.

by Andrew Yoon



우리 집 조그만 정원에 꽃들이 피기 시작했다.

하나 둘.

지금 봄이 오고 있다는 이야기.



꽃도 꽃이지만

귀한 꽃망울을 지탱하려는 연약한 줄기를 보며


이 안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 이 벌이지고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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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하도 심심하기도 하지만


퍼져있을 시간있으면

집안 청소기나 돌리라는

마누라 잔소리를 미리 피해서




정원에서

처음 태어난 새꽃들을

관리하는 척 하며서

계속 구경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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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들이

그 두터운 공간을 뚫고 나오려면

자기 나름대로

얼마나 많은 힘과 에너지가 필요할까.



이 나무 내부에서

수많은 싸움과 다툼이

있었음은 분명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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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진자와 이긴 자는 가려지고

누군가는 나오고

누군가는 못 나오고



나온 자는

내 눈에 지금 보여서 알겠는데

못 나온 자는 아직 그 안에.



때를 봐서

다시 다음에 태어나기 위해

조용히 준비운동 이신가.



아님

청소기 돌리기 싫은 나처럼 퍼져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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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한번 피어나고

곧 땅에 떨어져 죽어 없어지느니..



아무도 안 보이는 곳에서

칼을 갈고

다듬고 다듬어서

다음 이 세상에 나올 땐

보다 더 활짝 크게 보여주려고..






나도

다음 세상에 태어나면

이렇게 해야지..


멋있으니깐.



그럼에도

청소기는 돌리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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