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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rew Yoon Oct 23. 2016

제주도에서  힐링과  만나다.  

힐링 이라는것은. 


생각보다 좋았다. 

처음 가보는  제주도 올레길.   






말로만 듣던 그 길을   조용히 조용히 걷다 보니  그 잔잔한 애틋한 분위기에 빠져든다.   

180도로 완전히 누운  푸른 하늘과  사방으로 보이는 넓은 바다 위로는  가느다란 흰구름

해안가 절벽이 아스라이 보이는  조그만 사잇길 조그만 계단을 조심조심  오르락내리락하는 

나를 따라서 흰구름도 열심히 나를 따라다닌다.   

여기는 정말  한국인가 

조금 오버해보면  영국의 세븐 시스터즈 절벽이 생각났고  뉴질랜드의  밀포드 싸운드가 생각난다.






걷기 시작하면서  이곳에서  나도  힐링을 해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은 출발지점에서부터 이었다.

잔잔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고 있으니 이번엔 기러기들이 나를 구경한다.   

이 멋진 웅장한 자연 앞에서  머릿속을 비우고 걸으면  당연히 힐링이 될 줄 알았겠만 

난 이상하게도 괜한 잡념들만 쌓여갔다. 

그럼에도 기분은 좋았다.. 

마음을 내려놓아야 하는데 쉽게 내려 놓지 못하는 것은 뭔가 아쉬움이 있었나 보다.

그래서 그냥 걷기로 했다.  

억지로 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아직 할 일은 많은데 

나이는 들어가고  아이들은 다 커가고 

벌어놓은 돈도 없고 건강도 걱정되고 

금년에 할 일 

     내년에 할 일.... 

모 그런 자질구레한 생각에서 쉽게 벗어나질 못한다. 




운 좋게 우연히 생긴 제주도에서의 일로 인해 

일하는 척 만든 나만의 휴가

쵸코렛 색깔 계단을 오르며 내리며 

절벽을 표시하는 하얀색 로프를 따라서

눈앞에 시퍼런 바다들이 오르락내리락 

앞서가는 사람들도 

뒤 따로은 사람들도

나와 같이 춤을 춘다.




조그만 사잇길에서  

수학여행 온 남자 학생들도 만나고 , 교복에 이름표가 한자인게 신기하다. 

한 개 5천 원 하는  첫사랑 고구마 , 일반 라면 3천 원, 해물라면 5천 원 

오랜만에 보는  정겨운 문구라서  재미있다.

말 타는 곳에   5천 원이라는 표시까지도.


 



아 그렇구나 

맘속의 여유는  억지로 생기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었다

내가 만든 오랜만의  여유에  나는 즐겁다. 

걸으며  걸으며  혼자 말하고  혼자 대답도 해보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도  모두 웃는 얼굴들 뿐.

나 빼고  다들 힐링 중인가.




정상을 지나가면서부터 

마라도가 보일 듯 말 듯할 때부터 

불어오는 바닷가 바람이 시원하게 땀을 식혀준다. 

도착지점에서 식사.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말로만 듣던 제주도 옥돔구이 정말 맛있다고 하니

진짜 옥돔이 아니라는 말에  한번 웃어보고 




그래도     

몸도 마음도 날아가듯이 가볍다.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생각했었던가

그렇게 나는 힐링을 해보았다.  


힐링...  다들  어떻게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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