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기찻길, 기차여행
군산 경암동 기찻길은 사진으로 보면 더 멋지다.
만날 듯 만날 듯
서로 마주 보며 똑바르게 평행선
가로로 얌전하게 나란히 누운 나무 침목
그 주변엔 오목조목 자갈들이
다 함께 모여 만든
그 분위기가 아늑.
굳이
고양이가 지나가지 않아도 평화로움이 있었다.
정해진 길에서 벗어날 수 없고
방향을 바꾸려면 도움이 필요한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요란한 덩치 큰 기차보다도
한마디 말없는
기찻길이 더 매력적일 수도
달리는 기차,
특히
밤에 달리는 야간기차의
더 큰 매력
달리는 기차 바퀴와 선로 이음새의 충돌에서
들려오는 규칙적인 소리를 벼 개삼아
차창 유리로 희미한 형광등이 흔들흔들
학창 시절 ,
애써 고민을 만들고
혼자서 생각하며 생각하며
결론을 만들어 내기에 딱 좋은 공간
밤새도록 달리는
“ 야간기차 “이었다.
기차는 직진이다.
잔꾀도 없고
앞만 보고 달리고,
좌우 옆을 살피지도 않고,
놓인 길을
있는 그대로 달린다.
어랏,
기차 좋아하다가
돌아보니
내 인생도
기차처럼 달려왔네
.
그럼에도
나는 기차여행 이 좋은 걸 어떡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