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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놀이

단풍이 되다.

by Andrew Yoon




단풍놀이


울긋불긋 화려한 색깔에 취해

몇 번이고 자꾸만 쳐다보니

푸른 하늘도 단풍색으로 변하고



결국

나도 단풍이 되었다.



PA300874.JPG 소백산 에서



나 어릴 적 울 할머니는

이 "단풍구경"을 "단풍놀이"라고 불렀고

매년 가을마다 친구들과 함께

그 먼 내장산으로 단풍을 보러 다니셨다



지금 내가

화려한 단풍을 앞에 두고

하얀 동동주 한잔하니


단풍 사이로

단풍 좋아하던

할머니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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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300912.JPG 소백산에서




지난주에 가본

소백산 입구에서

단풍의 그 화려한 유혹에


나도 마음이

잠깐 흔들릴 뻔했다.


울 할머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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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301081.JPG 소백산에서


단풍 도

나도

할머니도

진하고 화려하게

다 같이 붉게 물들여지고


고작 며칠동안의 향연후

벌써 땅에 떨어진 낙엽들은

숨을 죽이고

곧 땅으로 들어갈 준비 태세


그 누가 가르쳐주었나.

이 시스템은.



PA300893.JPG



땅에 떨어져 죽어버려도

얼마 후

다시 태어나리라는 그 믿음과 긍정의 힘



나무 안에서 조용히 펼쳐지는

이 모든 에너지가

나는 부럽다.



그래서

나는 다음 생에 에

나무로 태어나고 싶다.



그러면

가을 단풍 앞에서

춤추던

울 할머니를 만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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