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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rew Yoon Mar 01. 2020

15년전 기억

두째딸의  7살 생일파티 

주말을 맞이하여  두 여자( 와이프, 둘째 딸)가 집안 대청소를 한다기에  거실에서  TV를 보며 차분하게  대기하는 중에 둘째가 히죽히죽 웃으면서 CD 한 개를 들고 내려왔다.  둘째 7살 때 찍었던  생일파티 비디오 동영상.  15년 전의 동영상을 찾아냈으니 잠시 같이 보기로 합의. 



지금 보니 많이 개구쟁이다. 앞이빨도 여러 개 빠져버린. 파티 내내  혼자 신나게 웃으면서 열심히 다니는 모습을 따라다니며 잘도 찍었다. 아이 7살 생일을 좀 크게 해 주려고  아이들이 들어가서 뛰어노는  큰 풍선 같은 놀이기구 아저씨도 불렀고  이 동영상을 찍은  비디오 촬영 아저씨도  불렀었다.  친구 친구들을 다불러모았는지 약 20여 명은  우리 집에 다 모였다. 다들 여자들이다. 엄마들 포함.    둘째가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동영상에 나온  그 친구들 이름은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이름들을 가르쳐준다.   

뛰 너 놀다가  뷔페? 같은  점심을 먹고 나서  생일 케이크를 자르고  다들 나누어 먹고  Party Girl이라는 머리띠를 한  둘째는 환한 입이  계속  다물 어지 않으니  동영상에는  앞 이빨 빠진  할머니 모습만.

여자아이 치고는 바깥에서 워낙 잘 놀고 잘 뛰어다녀서 얼굴이랑  팔다리가 항상 햇볕에 타서 까무 짭짭했던 그  기억은  15년이 지난 동영상을 보면서 다시 새록새록.

와이프도 15년 전에 모습은  엄청 접었고  나도 엄청 젊어 보인다.



그날 파티 후  총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들었다고  나 들으라고  혼자 주절주절 하던  와이프 도 생각나고   

그때  40 대 초반  당시 가장 빛났던  나의 전성시대도 생각났다.  

그래.. 그때 그럴 때가 있었었네.   잠시 잊어버렸던  그때가 생각나서  옆을 쳐다보니  동영상에  출연했던 

그 사람들은  다 어디론가 가고  얼굴이랑 덩치가  나 보다 더 큰  어떤 여자랑  쪼그라든  작은 늙은 여자가  

헤헤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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