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째딸의 7살 생일파티
주말을 맞이하여 두 여자( 와이프, 둘째 딸)가 집안 대청소를 한다기에 거실에서 TV를 보며 차분하게 대기하는 중에 둘째가 히죽히죽 웃으면서 CD 한 개를 들고 내려왔다. 둘째 7살 때 찍었던 생일파티 비디오 동영상. 15년 전의 동영상을 찾아냈으니 잠시 같이 보기로 합의.
지금 보니 많이 개구쟁이다. 앞이빨도 여러 개 빠져버린. 파티 내내 혼자 신나게 웃으면서 열심히 다니는 모습을 따라다니며 잘도 찍었다. 아이 7살 생일을 좀 크게 해 주려고 아이들이 들어가서 뛰어노는 큰 풍선 같은 놀이기구 아저씨도 불렀고 이 동영상을 찍은 비디오 촬영 아저씨도 불렀었다. 친구 친구들을 다불러모았는지 약 20여 명은 우리 집에 다 모였다. 다들 여자들이다. 엄마들 포함. 둘째가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동영상에 나온 그 친구들 이름은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이름들을 가르쳐준다.
뛰 너 놀다가 뷔페? 같은 점심을 먹고 나서 생일 케이크를 자르고 다들 나누어 먹고 Party Girl이라는 머리띠를 한 둘째는 환한 입이 계속 다물 어지 않으니 동영상에는 앞 이빨 빠진 할머니 모습만.
여자아이 치고는 바깥에서 워낙 잘 놀고 잘 뛰어다녀서 얼굴이랑 팔다리가 항상 햇볕에 타서 까무 짭짭했던 그 기억은 15년이 지난 동영상을 보면서 다시 새록새록.
와이프도 15년 전에 모습은 엄청 접었고 나도 엄청 젊어 보인다.
그날 파티 후 총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들었다고 나 들으라고 혼자 주절주절 하던 와이프 도 생각나고
그때 40 대 초반 당시 가장 빛났던 나의 전성시대도 생각났다.
그래.. 그때 그럴 때가 있었었네. 잠시 잊어버렸던 그때가 생각나서 옆을 쳐다보니 동영상에 출연했던
그 사람들은 다 어디론가 가고 얼굴이랑 덩치가 나 보다 더 큰 어떤 여자랑 쪼그라든 작은 늙은 여자가
헤헤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