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예정 소식을 전합니다

by 이림

또, 오랜만이라는 인사로 글을 시작합니다.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이고 싶지 않았는데, 또 오랜만이 되어버렸습니다.

변명을 좀 길게 덧붙이자면.. 복직 후... 시차 적응중입니다. 하하. 복직하고 100일이 흘렀는데 여전히 적응 중입니다. 빨라진 하루하루를 좇아가다보면 집중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얼마 남지 않았고, 오늘은 좀 쉬자- 하다보면 일주일, 한 달이 훌쩍 흘러가 버렸습니다 ㅠ

저는 글 쓰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이었습니다. 거의 하루종일 글만 붙잡고 있어야, 자는 시간 빼고 한나절은 쏟아 부어야 글 하나를 완성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죠. 휴직 중에는 그런 저의 시스템에 딱히 불만을 품지도 않았습니다. 읽고 또 읽고 고치고 또 고치고, 그 시간이 너무 좋았거든요.


지금은 그런 스스로의 시스템을 개조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낍니다. 아이를 재우고 밤에 컴퓨터 앞에 앉아도 초고 정도만 겨우 완성하고, 그 다음날 다시 열어 글의 첫부분만 고치다 잠이 들고, 그 다음날 다시 열어 또 그 다음 문단을 고치다가... 그렇게 며칠이 지나면 새로운 주제로 써보고 싶고. 그러다 초고 정도만 겨우 완성하고, 그 다음날 다시 열어 글의 첫부분만 고치다 잠이 들고, 그 다음날 다시 열어 또 그 다음 문단을 고치다가...

이런 걸 무한반복하면서... 발행은 점차 미뤄지고 있습니다. 결론. 게으릅니다. 새해다짐 첫번째로 "글을 쓰자"를 마음 먹었고, 더 자주 발행버튼을 누를 수 있는 인간이 되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투고를 통해 출판사와 계약을 맺은 것은 2021년 6월이었습니다. 3~4차례 정도 수정을 해서 완성 원고를 넘겼던 건 8월 말. 출판사에서는 "이대로 책이 되어도 상관없다 싶을 만큼 고친 다음 주세요"라고 말을 했지만... 쓰다보니 이것저것 다 넣어서 엄청 뚱뚱해진 원고를 넘기게 됐었죠. 휘리릭 원고를 던져두고 저는 복직을 했습니다. 출판사에서도 다른 출간일정 때문에 별 연락이 없었고, 저 역시 본업에 적응하느라 허덕허덕하고 있었는데 11월에 1교가 전송되어져 왔습니다. 제 손을 떠난 원고가... 책의 모습으로 깔끔하게 수정되어 돌아왔습니다.


몇 달만에 제 글을 다시 만나는 건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었어요. 잘 알던 어떤 사람, 한껏 친하게 지내서 알 만큼 안다고 생각했던 어떤 사람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저를 찾아온 느낌이랄까요. 말을 나눠보면 그 사람인 건 분명한데, 촌스럽고 두툼했던 그 사람이, 완전 세련된 멋쟁이로 변신해서 저를 찾아온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참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신문편집이 직업인 제가 신문을 만드는 동안, 책 만드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책을 만들었던 거죠. 스스로가 글을 잊고 있던 시간 동안, 누군가는 제 글을 보고 책으로 엮어내고 있었습니다. 각자 충실했던(?) 시간에 대한 실감. 원고를 보고나니 그 시간들이 실체감있게 느껴졌고, '딱히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뭔가 엄청 신기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프린트된 책(?)을 보는 것도 저에겐 엄청 신기한 경험!

12월에 총 3교까지 수정을 마쳤습니다. 출판사를 전적으로 믿고 따르게(?) 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에세이라는 장르 특성상 남이 고치면 이상할 것이라고 막연히 짐작했었는데, 수정을 거친 원고는 훨씬 깔끔했고 만족스러웠습니다. 너무 잘려 나간 부분이 많아 아쉬움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판단이 드는 그런 과정이었습니다.

쨌든, 1월 안에는 책이 나오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결정된 내용들이 많고, 책이 나오기 전에 알리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글인듯 안부인듯 하지만... 광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해, 떠난 부모님과 남겨진 저의 삶에 관한 에세이가 1월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관.......관심이 필요합니다.



1. 필명 : 이림(李林)


새 이름이 필요했습니다. 본명만 아니면 어떤 이름이든 상관없다,는 것이 처음의 마음 상태였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진 책이었기에 회사에도 출간을 비밀로 한 상황. 이혼소송중이라는 사실 또한 본명을 숨겨야 할 이유로 느껴졌습니다. 본명이 아닌 다른 이름을 찾아야 했습니다. 브런치 필명인 어떤날엔, 은 묵직한 책의 느낌과는 좀 동떨어진 것 같아서.. 다른 이름을 찾아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었습니다.


그 무렵, 기억 하나가 떠올랐어요. 격동의 중2 무렵, 집에서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고, 사춘기 중딩은 세상이 죄다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누구누구는 이래서 싫고, 누구누구는 이건 좋은데 저건 싫고-"

이런 식의 뒷담화를 어머니께 한참 털어놨던 것 같아요. 가만히 들으시던 어머니가 말씀하셨죠.


"사람은 숲이랑 비슷한 것 같아. 멀리서 보면 다 비슷해 보이는데, 가까이 가면 다 달라. 어떤 숲엔 쓰레기가 잔뜩 있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숲은 산세가 너무 험해 고생할 수도 있고. 가까이 간다고 다 좋은 게 아니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보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는거야."


이 숲에 대한 이야기는, 자라면서 여러 번 들은 것이었어요. 지금까지도 또렷이 남아있는 몇 안되는 기억 중 하나였죠. 그 이야기를 담은 글을 한 번 써보고 싶었는데, 여러 번 시도하다 결국 끝맺음을 하지 못한 그런 주제였습니다. 퇴고를 하면서도 '아, 이건 써보고 싶었는데' 생각했었고, 숲....숲.... 하다가 왜인지 '림(林)'자가 떠올랐어요. 흠, 글로 담지 못할 거면 이름에라도 넣어볼까. 그런 마음으로 본명의 성에다 '림'자를 갖다 붙였는데, 어라, 꽤 그럴싸해 보였습니다. 아는사람, 이지은, 이은정, 이은주(많이들 쓰는 이름을 필명으로 해보고 싶었습니다) 등과 본명을 활용한 이름까지 최종후보에 올랐었는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건 이림이었습니다.(많은 이름들을 추천해준 지인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좀 더 수정되겠지만, 소개 초안은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이림.
한때 예능PD를 꿈꿨다. ‘지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고 했지만 사실은 내가 웃고 싶었다. 어쩌다 신문 편집 기자가 되어 14년째. 갈수록 좋은 편집이 뭔지, 인생이 뭔지 헛갈린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한 번뿐인 내 인생이라도 잘 편집해보고 싶어서.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숲이 있다고 믿는다. 내세울 것 없어 보이지만 지극히 소중한 나의 작은 숲에서 누군가와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이상은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고 행복해지리라 다짐해본다. 그러니 당신도 반드시 그렇게 되길.

사실... 이 작가소개 역시도 주저리주저리 꽤나 길게 적어보냈는데, 돌아온 건 짤막했습니다. 하하;;


(+) 제가 자주 애정을 표했던, 이연 작가님과 너무 비슷한 이름이라 고민이 깊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작가님은 흔쾌히 '동생 같아서 좋은데'라 해주셨고, 엄청 기뻤습니다. 쿨내진동 작가님께도 대형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ㅎ 역시 팬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작가님. ㅎㅎ



2. 제목과 표지

(출간 전에 공개해도 되는 거죠? 모르겠지만, 문제가 있다면 빛의 속도로 지우겠습니다;)

이런 말 하긴 좀 부끄럽지만

정말 표지 예쁘지 않나요 ㅎㅎㅎㅎㅎ


여러 후보들이 있었어요.

원래는 이것과 완전히 다른 표지가 될 뻔 했었죠. 그런데 출판사에서 한 번 더 고민을 했고,

이 표지를 제게 보내왔었습니다. 그것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말이죠.

저는 "크리스마스 선물 받은 것 같아요"라는 감상을 던졌었습니다. 정말 딱이다, 싶었거든요.


저는 ... 저의 글들이 개인적인 이야기로만 받아들여지기를 원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 그 중 저라는 사람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타인의 기억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글이 되기를 바랐죠. (꿈은 클수록 좋은거니까요! 하하하하)

필명을 고민할 때, 흔한 이름들을 후보로 올렸던 것도 비슷한 이유였습니다. 내 곁의 누군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이 책이 받아들여지기를 원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표지는 정말.... 제 마음을 그대로 읽어낸 것 같았어요. 저는 엄~~~청 만족하고 있는데, 다른 분들 보시기엔 어떨런지 모르겠습니다. 추가적인 수정은 있겠지만, 아마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아요.


3. 그리고... 또... (홍보가 처음이라;;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Q. 브런치 글들과 다른 글인가요?

- 제가 보기엔 엄~~청 다른 글입니다. 기본 뼈대만 유지하되 다 뜯어고치자,는 마음으로 퇴고를 했고... 출판사 수정을 다시 거쳤기에 몇 개의 글 빼고는 많이 다릅니다.... 바꿔 말해 그대로인 글도 있지만, 새로운 글도 많습니다.

- 그럼에도, 브런치에 있던 '누구나 후회는 하겠지만' 매거진은 삭제했습니다. 그게 출판사에 대한 예의(?)인 것 같아서.. 알아서 삭제를 했습니다. 발행글 100개를 넘기고 엄청 뿌듯해 했었는데, 지우고 보니 다시 두자리수가 되어버렸네요. 세 자리 수가 되는 날까지 열심히 써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Q. 정확한 출간 시기는?

- 1월 말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또 할 말은?

- 출간에 대해 궁금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릴 때 본 글에 의하면... 초판으로 만드는 1000부는 팔아야 출판사가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우선적으로 간절하게;; 1000부는 팔리기를 소망합니다. 제게 '희망'이라는 것을 보여준 출판사이기에, 저 때문에 손해를 입는 일은 정말 없었으면 하거든요.. 살면서 '유명인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는데, 유명인 책이면 잘 팔린다기에 제가 유명하지 않음이 슬플 정도입니다. 1000부를 꼭 팔고 싶은데 .. 책 나오면... 관심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엉엉.

직접 사보셔도 좋고- 도서관에 입고 신청(?) 해주셔도 너무 좋습니다! 하핫.


(오랜만에 쓰는 글이 안부인사를 가장한 홍보라서 죄송합니다 ^^; 다른 글로 또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