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란 무엇인가?

진짜 제목은 'MBTI'란 무엇인가? 입니다

by ANDTAX

인간 간의 유전자는 사실 거의 동일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다른 포유류와도 비슷한 부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를 봐도 닮은 부분이 거의 없기도 하고, 특히 외국인과는 더욱 그러합니다.

스크린샷 2025-05-11 191327.png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당신은 사실 거의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서 사람이 누구인지도 구별해 내고, 차이점을 찾아 자식인지 아닌지도 찾아내는 등 다양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심지어, 인간의 장기를 이식받아도 유전자가 비슷한 사람이어야 하고, 심지어 그 와중에도 면역억제제를 먹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근소한 차이도 우리는 서로를 다르게 만들며, 이는 외모뿐만이 아니라 성격도 다르게 됩니다. 그렇다면, 외모는 태어나면서 정해지는 것인지, 성장 환경에 따라서 달라지는지도 말이 많습니다. 과연 성격은 어떨까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88년생으로서 40살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어쩌다가...). 제가 처음 접한 SNS는 싸이월드고, 지금은 부활한다고 했다고 아니라고 했다가를 반복하며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몇 번의 제 흑역사를 다시 확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저학년차까지는 자기애가 충만한 아이였습니다. 부모님의 선행학습으로 학교생활도 지루하고 심지어 학교 성적도 좋았으며, 학구열이 높고 학교행정에도 관심이 많던 어머님은 특히나 학교에 자주 방문하셨습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당시 선생님의 편애를 낳았고, 어느 순간 저는 친구들이 싫어하는 학생이 되어있었습니다.


눈높이 수학, 영어를 하며 2-3년 정도 앞의 수업을 이미 받았고, 케이블 방송을 보며 이미 남들이 모르는 만화를 다 보며 자란 저는 다른 아이들도 다 지루하고 재미없었습니다. 저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고, 특히나 내가 생각하는 것이 제일 중요했습니다. 그러한 저는 학교에서 '잘난 척하는 아이'가 되었고, 괴롭힘이나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점은 저를 소심한 성격이 되도록 하였으며, 중학교 입학 전까지는 저는 뚱뚱한 외모나 내향적인 성격, 그리고 지금 말로 '나대지 않는' 성격을 가지며 자라게 하였습니다.


당시에 유행했던 유사과학(사실 과학이라고 하기도 이상한) 혈액형 성격 결정론이 있었으며, 때마침 인터넷이나 싸이월드와 같은 SNS는 사람들의 성격을 혈액형으로 합리화하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저는 소심한 이유가 A형이었기 때문이며, A형은 여리고 소심해서 제가 그러한 일을 겪으며 상처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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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에도 특히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을 사귀었으나 저와 비슷한 취미를 좋아하는 친구들, 독서나 만화 보기, 영화, 애니메이션을 보고 외향적인 운동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당시 그런 친구들은 '찐따'라거나, '오타쿠'라던가 하는 비하발언이 많았습니다. 저는 그 당시에도 뚱뚱하였으나 사실 중학교 내내 3년간 반장을 할 정도로 나쁘지 않은 교우관계를 가지긴 했습니다. 물론 당시 통상의 학생들이 싫어하거나 기피하는 이른바 '일진', '날라리', '오타쿠', '찐따' 등 호불호가 굉장히 있는 부류와도 적당히 관계가 있고, 심지어 상당히 강압적이고 분노를 참지 않는 성격이어서, 저를 싫어하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소심한 저는 이렇게 겉으로는(특히 선생님 앞에서는) 착한 척, 학생들 앞에서는 무서운 척, 그리고 집에서는 잘하는 척만 하는 학생으로 자랐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만큼 불편했던 시기도 없었고, 많은 자존감이 사라진 시기로 지났습니다. 집안 사정은 저를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었거나, 혹은 그러한 사정을 핑계 삼아 저는 공부를 놓았습니다. 집과 부모님에 대한 반항심은 굉장했고, 저는 적당히 공부하고 갈 정도의 대학을 겨우 들어갔습니다. 대학을 포기하여야 할 것 같다는 부모님의 말과 그래도 대학은 가고 싶다는 말, 그러나 그만큼 학업에는 열중할 수 없던 모든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은 저를 세상에 대한 염세와 더불어 종교에 대한 의지, 그리고 사람에 대한 의존 등 다양한 결핍을 만들었습니다.



부모님께 상처를 주는 자녀는 너무 많을 것입니다. 저는 어떤 정황인지는 기억이 안 나나, '부모가 자녀를 왜 키우는가?'에 대한 주제가 가족회의 중에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상당히 어린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부모는 자녀로부터 얻는 것이 있고, 자녀도 부모로부터 얻는 것이 있다. 그러한 점이 서로를 가족으로 묶고 서로를 부양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했고, 바로 말을 잃은 부모님과 더불어 가족회의는 종료되었습니다.


당시에도 저는 감수성은 있었으나 딱히 감수성 그 자체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논설문 등을 쓰면서 상대방의 논리를 후벼 파고 공격해서 제 말이 맞다는 것을 관철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기보단 세상의 부조리를 까발리고 파해치는 것도 좋고, 상대방이 틀린 말을 하는 것도 어떻게든 반박하게 하고 스스로 그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러한 성격은 제가 나중에 스스로 인지한 것은 너무나 늦었고, 사실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은 저에게 동물을 기르게 하거나, 식물을 돌보게 하거나, EQ검사를 받게 하는 등으로 걱정을 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 한 EQ검사 당시 저는 평균의 절반정도의 지수(대략 50 정도)를 받았으며, 그 이후로 저는 관리대상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3.-EQ%EA%B5%AC%EC%84%B1.png EQ 50은 IQ 50과 비슷하다




저는 그러한 점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살다가, 나중에서야 사회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라는 말이 돌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저의 성격을 고민하기 시작하였고, 걱정하였으며, 저의 삶에서 저질러온 수많은 잘못과 사람들에 대한 상처들이 사실은 저의 고칠 수 없거나 어려운 성향 때문이며, 이러한 점은 저를 오랜 기간 동안 괴롭게 하였습니다


img.png 잘 살고 있나?




그러던 와중, 저에게 흥미롭게 다가온 새로운 성격결정론이 있었으니, 그것이 MBTI입니다.


스크린샷 2025-05-11 203544.png 여러 유행과 논란을 만들어낸 MBTI. 혈액형보다 더 강한 신뢰를 주는 성향으로 엄청난 가치를 창출 중이다


처음 MBTI를 접했을 때, 저는 ENFJ가 나왔습니다. 선구자성향이라고 나온 저의 성격은 굉장히 맘에 들었으나, 곧 직후 알게 된 점은 '제가 되고 싶은 모습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어떠한 사람인지를 선택하는 것', 즉 '자기 객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저에 대한 객관적 시점으로 해당 테스를 수회 시도하였고, 대부분 수치의 차이는 약간 있었으나 ENTP가 나왔습니다.


즉 EN-- 의 성향은 동일하나, 제가 되고 싶었는 모습은 감수성이 풍부하거나, 감성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 그리고 계획적이고 조직화된 생활을 하는 사람이었나 봅니다. 결국 저는 사고로 이성하며, 계획보다는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는 사람이라는 식의 해석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저의 성격에 대해서 잘 묘사한 MBTI 테스트에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지금도 MBTI에 대해서 누군가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농담으로) 과학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나, 진지하게는 '현시점에서 사람의 성격에 대해서 가장 잘 설명하고 대표하기 쉬운 도구이다'라고 말합니다. 막연히 성격은 사람 개개인마다 다르고 다양하며 쉽게 설명할 수 없고, 살아온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도 맞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어떠한 성향이 있다'정도로 설명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람의 성격이 어떻게 16개로 분류되느냐 등의 질문에도 충분한 대답이 될 수 있는 것으로도 생각합니다. 테스트를 할 때마다 성격이 달라지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성격은 경험과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에 대한 설명이 됩니다.


물론 어떤 사람은 MBTI 검사를 통해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오거나, 할 때마다 바뀌거나, 교묘하고 절반씩 나와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 또한 MBTI가 갖는 한계이면서 동시에 성격다양론, 성격유동론에 의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혈액형 성격 결정론이 과학적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동안 A형은 소심하고, B형은 다혈질이고, O형은 바람둥이이며, AB형은 또라이(?)이라는 믿음을 장시간동안 가져왔습니다. 4개에서 16개로 늘었으니, 이제 다음 유행은 64개의 성격을 구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GOeZxU-akAAu9fD?format=jpg&name=small MBTMI, 투머치한 정보를 담고 있다


MBTI를 만나기 전에는, 저는 오랫동안 나의 성격이 왜 이런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해주는 수단이 없었습니다. 적당히 높은 IQ와 너무나 낮은 EQ는 저 스스로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로 생각하게 만들었고, 그에 부합하는 과거들을 생각했습니다. 왜 남과 말싸움을 하는 것을 좋아했는지, 감동적인 이야기를 해야 할 시간에 남의 가슴을 후벼 파는 이야기를 하는지, 부모님 마음에 왜 말뚝을 박았는지,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그렇게 수많은 이유와 근거를 찾았는지, 왜 삶이 계속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는지 등등입니다. 이러한 성격에 대한 고민은 저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비하나 소심함을 가져오게 하였고, 당당함을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제 성격에 이러한 성향이 있다는 점을 수용하고, 스스로를 감싸기도 하고 스스로를 단련하기도 합니다. 저는 열심히 토론하고, 태세의 반발하며, 고정되고 움직이지 않는 것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처럼, 바람처럼 사고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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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기애가 많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남들이 보기엔 자아도취나 '잘난 척하는 아이'로 보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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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도전이 너무 좋고, 저질러버리고 수습하면서 성장하는 것도 상당히 많았던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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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친해지면 저랑 논쟁은 자주 해야 합니다. 물론 짓궂은 장난에도 자주 노출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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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논쟁하면서도 열심히 상대방과 싸우지만, 상대방이 미워서라기보단 그냥 이기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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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요즘 자주 듣는 '왜 모르는 게 없으세요?' 라든가 '왜 다 잘하세요?' 등. 이러한 칭찬은 ENTP를 춤추게 합니다. 그리고 저는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없고, 모든 사람에게 배우며 세상이 다 궁금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저는 사람 마음도 잘 읽고 눈치가 매우 빠르거나 눈치 없이 행동하기도 합니다. 눈치를 안 봐도 된다면 눈치를 보는 척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와 더불어 MBTI별 궁합이라던가, 다수를 묘사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세상에 널리 퍼졌습니다. 저는 가능하면 확증편향을 갖지 않고 보려고 하나, 그래도 쉽게 말하면 너무나 재밌고 신기합니다. 누군가 저를 바라보듯이 저에 대한 글을 써놓았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이러한 저의 묘사는 위에서 말한 대로 제가 스스로를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가 아니라,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도 있다, 나 같은 사람도 세상에 많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저로 하여금, 제가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분석한 내용을 통해서 오히려 제가 다른 사람과 같다는 점을 알게 된 것입니다.


MBTI를 통해서 저는 저를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타인을 이해하며, F인 사람에게는 말 한마디라도 감수성이 있는 말을, J인 사람에게는 조금 더 부지런한 모습을, I인 사람이 큰맘 먹고 하는 자신의 말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기울이려고 합니다. 제가 그 사람의 모든 것은 몰라도, 적어도 그러한 사람의 성향을 조금이라도 확률적으로 맞춰서 적절하게 할 수 있다면, 제가 그 사람의 성격은 몰라도 MBTI를 알고 있는 효익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렇게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 MBTI를 물어보고, 궁합을 보며,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양보하거나 맞는 부분, 비슷한 부분을 가지고 인간관계를 숙성시켜 갑니다. 그리고 누군가 저를 상처주어도 그 사람이 그런 성향이어서 그런 거겠거니.. 하고 넘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르나 비슷한 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야 합니다. 우리가 만 MBTI가 뭐든, 혈액형이 뭐든 이러한 점은 바뀌지 않을 것이지만, 우리가 서로를 더 잘 몰라도 서로를 보듬어야 함은 마찬가지입니다.


혈액형 검사가 잘못되고 나중에서야 A형으로 믿던 사람이 O형임이 밝혀졌는데, 그러자 갑자기 여태 소심하던 성격이 사라지고 터프하게 살게 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MBTI검사를 처음 하면서 잘못한 저는 제가 마치 선구자로 착각하며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MBTI로 과거를 치유받았지만, 이를 너무 신뢰하거나 확증편향에 빠지는 것은 안 좋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무 신기하고 재밌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효율적이고요.


그래서, 당신의 MBTI는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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