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는 참고하는 거야!

소아류마티스 관절염 투병일기

by 줄무늬 바퀴

어느 순간 다리에 자꾸 힘이 빠진다고 한다.

출처 : pixabay.com silviarita




아무리 수없이 검사를 진행해도 명확하게 나오는 그것은 없다.

가을날에 나뭇가지처럼 관절들이 움직 인다.

마치 구관절 인형처럼.

류마티스 진료를 보다 보면, 신경과 협진과 같이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근골계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신경계에도 문제가 있는지…….


아이 또한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이 발생 초기에는 근육 질환 중의 하나인 근디스트로피 또는 근이영양증으로 의심되어서 2년 가까이 추적관찰을 하였다.


검사상 다른 질환은 이상소견이 없으나, 계단을 내려갈 때 반등을 해서 내려간다는 소견이었다. 근육질환이나 만성 염증 질환이나, 자가면역질환은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 수년 전부터 서서히 몸의 신체 질환으로 신호가 나타난다.


예민한 사람일수록 빨리 자기 몸의 변화를 느낄 수가 있다.

그중에 한 명이 우리 집 아이라고 지난번 골수검사를 했을 때 혈액 종양과 교수님이 알려주셨다.

너무 일찍 신체 증상을 느끼면 초기에는 아무리 무슨 검사를 하고 병원에 다녀도

알 수가 없다. 특히나 수년이 지나도 피검사에서는 ”정상 범위“안에 있는 경우들이 많으므로 희귀 질환 환자와 어린아이를 둔 보호자는 기나긴 싸움에 심리적, 경제적으로 오는 타격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희귀 질환이 가장 힘든 점이 만 10년 이상 가면 경제적으로 중산층 가정임에도 불구하고 불어나는 의료비는 산정 특례라는 제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질 환으로 인하여 발행되는 합병증과 병원 생활이 일상생활이 되면 보호자 한 명이 자기의 삶은 포기한 체 외벌이로 병원비를 감당해야 하니까…….


그 점이 질병보다 더 어려움으로 다가오는 시점이 온다.

그래서 항상 아이를 담당하시는 주치의 교수님은 돈을 아끼라고 한다. 나중에 정작 수술을 해야 할 때, 신약이 필요할 때 그때 힘들다고, 미리 힘 빼지 말라고 한다.


신경과는 의료비가 정말 많이 들어간다. 이건 검사 자체부터 체감으로 팍팍 온다. ….

아무리 건강보험 제도가 좋아졌다고 해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MRI부터 해서 유전자 검사 등등 비급여 항목은 원무과에서 결재하기가 무섭다.

재활이며, 신약 등 치료받으려면. 실비보험이 있다고 해도 면책 기간도 있고, 약관에 따르는 조항도 있으므로 희귀 질환 보험자로 10년 살다 보면 다방면에 전문가가 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2년 가까이 신경과와 같이 협진을 보았다. 검사 중에 최고의 난이도 중 하나인 근전도 검사까지 하였다. 근전도 검사는 어린이병원 재활의학과 서 한번 성인들이 보는 본원에서 한번 특진 교수님께 하였는데. 근전도 검사를 한 후에 아이에게 PTSD(트라우마) 엄청나게 심해졌다.

전기신호를 근육과 신경을 통해서 분석하는 검사인데, 이 검사는 어른들도 힘들며, 특히 검사 대기실 앞에서 앉으셔서, 할머니분들은 우신다. 그런데 그런 검사를 이제 겨우 초등학생에게 하면서 참으라고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근전도 검사를 하고 나서 한참 동안 통증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때도 있고,


괜찮은 환자분들도 있다. 사람마다 다 다른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할만한 검사라고 한다. 나는 생각만 해도 아찔할 것 같다. 그렇지만 병원에서 하자고 하는 검사이니까, 해서 또 안 할 수도 없다. 진단하기 위한 검사라고 하니까. 보호자 처지에서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서 해야 한다. 병원 편의점에 있는 장난감 하나 사서 달래주면서……. 검사가 힘들수록 장난감의 퀄리티도 높아져 간다.


그때는 공감 능력이 서툴렀던 남편이 최고의 실수를 하였다. 그 최고의 실수가

아이와 건널 수 없는 홍해를 건너서 다시 돌아오는데 남편이 진짜 많은 노력과 눈물을 흘렸다. (절대 아픈 아이에게는 사탕 하나를 더 주어야 하지, 아이의 감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건 우리 부부에게 교훈으로 남은 사건이다.)


"이 정도는 참고하는 거야!


아빠의 말 한마디가 그동안 참아왔던 아이 감정의 서러움이 폭발하면서 한동안 나에게 아플 때마다 울면서 이야기하였다.


"내가 아픈 것은 다 , 아빠, 엄마, 잘못인데, 아빠, 엄마가 나를 아프게

나를 낳아서 그런 건데, 왜? 나에게 참으라고 해! 아빠가 해봐! 얼마나 아픈지! “


검사를 시행했던 재활의학과 의사 선생님이 내가 아이 안부가 걱정되어서 회사에서 병원으로 전화했을 때

”아이가 잘 참고 검사를 했어요. 집에서 아이를 많이 격려해 주고 위로해 주세요. 그런데 아이가 서러움이

폭발해서검사 끝나고 뛰쳐나갔어요. “


그날 저녁에 아이에게 물어보니까,

”아빠 앞에서는 울기 싫었어, 울면 또 그것도 못 참냐고 할까 봐, 병원 건물 계단에서 혼자 울었어 “


지금 돌이켜보면 진짜 후회되는 일이 많다. 그날 근전도 검사하는 날…….

아빠랑 같이 보내지 말고 내가 갈걸

아빠가 회사를 휴직하지 말고, 내가 할걸….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고 회사에 무슨 충성을 하겠다고, 내 아이의 건강은 뒤로하고, 회사에 뭐 그리 사명감이 있었는지…….


아이는 서럽고 두려웠을 것이다. 매일 밤에 눈을 감는 것이 무서웠다고 하였다.

눈만 감으면 몸이 땅바닥으로 꺼지는 것 같아서,

내 다리가 내 다리 같지 않아서…….


아픈데도 엄마는 매일 회사에 가서 매일 늦게 오고. 사자 같은 아빠는 참으라고, 걷으라고, 학교 가라고 했던 날들이.

왜? 아픈지도 모르는 어린아이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날들이며, 병원 진료와 검사들……. 우리 부부는 최선을 다해서 아이를 돌본다고 했던 행동들인데….


워낙 희귀 질환 ”소아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해서 아는 사람도 의사 선생님들도 없어서, 무지하고 어리석었던 나와 남편 때문에 아이들과 우리 가족 모두가 동굴에 갇혔던 암흑과 같은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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