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누군가에 위로를 받고 싶다.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투병일기

by 줄무늬 바퀴

학교에서 담임선생님께 휴대전화로 연락이 왔다. 아이가 수업 도중에 의자에서 쓰러져서 양호실로

옮겨졌다고....


늘 아이는 기운이 없고, 어지럽고, 힘들다고 했다.

대학병원에 진료를 볼 때 그 많은 아이 중에 유독 누워있는 아이는 우리 아이가 눈에 띄었다.

체격도 왜소하고 비쩍 말라서 항상 아빠가 업고 다녔다.


초등학생을 업고 다니니. 백화점에 가면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봤지만, 워낙 아기 때부터 아이를 안고,

업고 다녔던 남편은 신경 쓰지 않았다.


아이는 조금이라도 기운이 생기면 아빠 등에서 내려달라고 한 뒤에 아픈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우리 부부 보다 앞장서서 걸어갔다.


그런 아이가 학교에서 쓰려졌다고 하니까, 남편이 학교까지 무슨 정신으로 뛰어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양호실에서 축 늘어진 아이를 보자마자 남편은 등에 정신없이 업고, 동네 소아청소년과로 달려갔다.

나 또한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정신없이 병원으로 달려갔다.


의사 선생님은 아이의 맥박과 동공 등 살펴보고, 심전도 기계실에 있는 방에 아이를 데리고 들어가서

한참 동안 계시더니, 먼저 나오셔서, 이미 정신이 반쯤 나간 우리 부부에게 “기립성저혈압”이라고 말씀하셨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기립성 저혈압”이라는 단어였다.

고혈압, 저혈압은 들어봤는데, 도대체 기립성 저혈압은 무엇일까?


의사 선생님은 너무 놀라지 말라면서 집에 데리고 가서 “시원하게 콜라 한 잔이랑, 새우깡 과자를 먹여봐”

“너무 놀라지는 말고” 하시면서 일러주셨다. 만약에 의사 선생님이 우리 부부를 안심시켜주지 않았다면

또 우리 부부는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로 달려갔을 것이다.


동네 소아청소년과 의사 선생님은 연세가 있으셨는데, 항상 집에서 아이를 돌볼 때 내가 할 수 있는 생활에서 유용한 정보와 지혜를 알려주셨다.

그냥 의사 선생님이랑 이야기하다 보면 마음의 힐링이 되었다.

차근차근 말씀하시면서 내 푸념을 친정아버지처럼 들어주셨다.


아이는 집으로 데리고 왔고, 그다음 날 학교에 담임선생님께 인사도 하고 상담도 할 겸 방문을 하였다.

이제 퇴직이 얼마 남지 않으신 나이 드신 중년의 담임선생님이셨는데, 나를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를 하시면서 교탁 앞에 의자를 가져와서는 나에게 앉으라고 권하신 다음에 얼굴을 마주 보시고는 말씀하셨다.

“얼마나, 놀랐어요?, 학교에서는 교탁 앞에 아이를 앉혀놓고 세심하게 보면서 아이를 돌보고 있는데,

아이가 갑자기 쓰려 저서 반 아이들이 놀래서 당황할까 봐, 담대하게 아이를 공익을 불려서 양호실로

옮겨져서, 양호선생님이 돌보셨는데.. 내내 아이가 걱정되었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부모님이 걱정이 많으시죠? 하지만 어제 교실로 달려온 아버지를 보니까, 아이가 지금은 힘들지만, 병을 잘 이겨낼 그것 같아요. 부모님이 아이를 잘 돌보시니까, 어려움을 잘 이겨내실 거예요” 하시면서 정신이 반쯤 나간 젊은 학부모인 나를 위로해 주셨다.


아이가 아프기 시작한 시점부터 그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아보는 것은 나의 감정을 안아주고 보듬어주는 것은

아이의 담임선생님이 처음이었다.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이 계속 났다. 부모님 앞에서는 아픈 자식이 있다고 목놓아서 울 수 없었던 나의 감정들이 담임선생님 위로에 무너지면서 눈물이 쉴 새 없이 터지고 말았다.


나 자신도 엄마이기 전에 그저 나약한 인간이기에 위로가 필요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위로가 다른 사람도 아닌, 아픈 아이를 하루 종일 학교에서 가르치시는 담임선생님이었으니,

그때 그 순간은 평생 잊을 수가 없다.

따뜻한 마음을 내 아이와 나에게 나누어주신 담임선생님!

아이도 학년이 바뀌어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휠체어를 밀면서 찾아가 담임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는 하였다. 지금도 그때의 담임선생님이 그립고, 고맙다. 우리 가족을 위로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던 담임선생님…….




아이가 아프면 소리 내서 울 수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 특히 가족들 앞에서

더욱더 울 수가 없다. 제일 감당하기 힘든 존재는 부모님이시다.

내가 한없이 어린아이로 유일하게 돌아갈 수 있는 존재.

지금도 여전히 꿈속에서는 부모님은 항상 웃으시고, 나는 어린 아이다.

우리 부부가 늘 걱정이시다고 하시는 양가 부모님.....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 계신 친정아버지도 늘 막내딸 자랑에 사랑을 많이 주셨다.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아이 잘 보라고 말씀하시는”친정아버지...

그 말씀이 항상 우리 가족을 지켜주시는 것 같다.


자식이 아프다는 것은 어느새 나 또한 중년이지만 그 마음의 깊이는 지금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나 자신이 감당할 수 있고, 단단해야 아이를 지킬 수 있다는 것!

이건 확실히 안다. 그게 바로 부모의 책임이라는 것을.....

얼마 전 연인이라는 드라마에서도 “남궁민 배우가 했던 대사 중에 자식이 부모를

지키는 법은 없습니다.” 이 말은 심리학적으로도 어린자식이 부모를 지키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기립성저혈압” 소아류마티스 관절염이 있으면 복용하고 있는 약물에 의해서

또는 통증이나,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아니면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있으면 하체 다리에서 상체 부위로 올라가는 혈압이 떨어지면서 어지럽다거나, 실신 등을 한다고 한다. ….

특히 약물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았을 때 어지럼증은 심해져서 그 후로도 응급실을 가고는 하였다.


최근 얼마 전에도 소변을 보면서 눈을 감았는데, (왜? 소변을 볼 때 눈을 감는지는 모르겠지만)

순간 어지러워지면서 정신이 혼미해졌다고 한다. 요즘도 두통과 어지럼증은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