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투자 이야기 (4)
제3부 엉터리 전망과 형편없는 투자 수익
대공황으로 고통받던 시절 오클라호마에서 활동했던 우디 거스리가 1939년에 부른 ‘귀여운 소년 플로이드의 발라드(Pretty Boy Floyd)’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어떤 이는 6연발 권총을 든 강도에게 당하고, 어떤 이는 만년필을 든 강도에게 당한다네.’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은행에 담보로 잡힌 농장과 집을 빼앗겼는데 이들에 대한 노랫말이다.
이 노랫말에서 만년필을 컴퓨터 스프레드시트로 바꾸고, 부채담보부 증권, 신용부도 스왑, 부실자산 등 현대의 골칫거리를 한두 소절만 보태면 오늘날 실정에 딱 맞는 노랫말이 탄생할 것이다.
규제를 더 해야 하는지, 아니면 줄여야 하는지, 정부 지출을 늘려야 할지, 줄여야 할지 아직도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합의에 도달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모두가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분명하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 지경이 되도록 놔뒀을까?”
이번 장에서는 오늘날의 투자 이론이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결과로 이어진 이유를 간략하게 설명할 것이다.
효율적 시장 이론은 실패한 가설이지만 그 가설이 어떤 식으로 타격을 입히는지 모르면 치명상을 입게 된다. 그 이론가들은 인간이 합리적인 로봇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은 인간은 실수할 수 있는 존재이다. 하지만 표준 투자 이론에서는 이런 실수를 고려하지 않는다.
인간 심리와 중대한 투자 오류들
1980년대 급속히 발전한 인지심리학에 의하면, 인간의 뇌는 순차식, 직렬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므로 정보를 1차원 방식으로 처리한다. 즉 논리적 순서에 따라 한 지점에서 다음 지점으로 넘어간다.
그런데 전문가들에게 어렵다고 판명된 유형의 문제인 경우 정보 처리 과정은 판이하게 달라진다. 이 경우 선형 사고가 아닌 구성적(혹은 쌍방향) 추리가 요구된다. 구성적 추론에서 의사결정자가 정보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다른 입력 정보들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증권분석을 예로 들어보자. 두 기업이 있는데 수익 추세가 동일하다면 업종 전망, 매출 성장률, 이윤폭, 자본이익률 그리고 앞서 살펴본 수많은 분석 기준에 따라 성장에 어느 정도 중요성을 부여할지가 달라진다. 경제 상황, 금리 수준, 회사의 경쟁 환경 등이 변하면 애널리스트의 평가도 조정된다.
따라서 애널리스트로 성공하려면 구성적 처리 방식에 능숙해야 한다. 즉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하고 경중을 판단하며, 한 요소가 바뀌면 전체적인 판단도 재조정해야 한다.
이에 관해 오레건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폴 슬로빅(Paul Slovic)은 시장 전문가들의 결정에 구성적(또는 쌍방향) 추론이 차지하는 비중에 관해 실험했다. 한 연구에서 슬로빅은 13명의 주식 중개인과 5명의 금융학 전공 대학원생에게 주당순이익 추세, 이윤폭, 단기 수익 예측 등 피험자들이 기업분석에 중요하다고 고려한 여덟 가지 주요 금융 정보를 제공했다. 최적의 해결책을 찾으려면 구성적으로 사고해야 했는데, 실험 결과 그들의 의사결정에서 구성적 추론이 차지한 비중은 평균 4%에 지나지 않았다.
정보 처리 과정의 약점/과유불급
처리할 정보가 방대하고 복잡하면 정보를 통합하는 분석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종종 전문가조차 자신도 모른 채 심의하고 분석하는 합리적 시스템 대신 경험적 시스템에 의존한다. 또한 추론 과정에서 합리적 데이터 뱅크를 교묘하게 흘려보낸다.
앞서 보았듯 방대한 양의 투자 정보를 수용하면 대표성, 가용성 같은 인지적 어림판단과 함께 작용하는 감정의 지배를 받으므로 올바른 결정 대신 악수를 두게 된다.
복잡다단하고 불확실한 환경에서 전문가는 판단에 도움이 될 정보를 최대한 많이 요구한다. 투자자 역시 정보량이 늘어나면 일확천금을 거머쥘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믿기 때문에 월스트리트는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나 전문가에게 더 많은 정보를 준다고 해서 정확한 판단이 도출되지 않는다는 것이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또한 예측 확률이 낮으면 전문가는 초보자보다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포르투갈과 그리스처럼 곤경에 빠진 EU 국가들의 미래, 종교 근본주의자들이 중동 정세에 미치는 영향, 주식시장의 동향처럼 아주 복잡한 상황을 예측할 때 전문가는 대체로 과신했다.
게다가 전문가는 세밀한 지식을 얻을수록 확률이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2005~2007년 주택시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었지만 시티그룹, 리먼브라더스, 골드만삭스 등 주요 은행과 투자 은행들은 주택시장의 버블을 알리는 신호는 없다고 단언했다. 정보량이 많고 적고는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는데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심리 지침 7
방대한 정보를 다루어야 하는 직업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라. 방대한 정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심층 정보가 바로 고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과신의 답례
인간은 ‘관심 밖’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배제한다. 따라서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확한 예측을 위해 전체 정보에서 필요한 정보를 걸러내는 과정을 통해 아주 작은 부분만 제공된다.
주식평가도 다르지 않다. 불안과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상황, 수많은 단편적 정보가 거미줄처럼 얽혀 상호작용하는 상황에서 주식평가는 방대한 로르샤흐 테스트처럼 될 수가 있다. 투자자는 보고 싶은 패턴만 본다.
사실 구성적 처리 과정에 관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투자자는 존재하지 않는 패턴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심리 현상을 ‘착각적 상관(Illusory correlation)’이라고 부른다.
투자자들은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복잡한 현상을 만나게 되면 단순화·합리화하려고 시도한다. 때로는 그저 우연에 불과한 사실들 속에서 상관관계를 발견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상관관계’가 있는 주식을 매수해 주가가 오르면, 고집스럽게 계속 투자해서 손실을 본다. 시장은 착각적 상관에 빠지기 아주 쉬운 곳이다.
심리 지침 8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투자를 결정하지 마라. 시장의 모든 상관관계는 사실이든 착각이든 변하기 마련이며, 얼마 못 가 사라진다.
인지심리학의 창시자인 아모스 트버스키는 이렇게 지적했다. 효율적 시장 이론가는 투자자가 전적으로 합리적이며 행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하지만, “인간은 합리적인 예측에 따라 움직이지 않으며, 대체로 몇 갈래 방향으로 치우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낙관적이기 때문에 성공할 확률을 과도하게 높게 잡는다. 또한 인간은 자신의 지적 수준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므로 ‘적중률’을 훨씬 넘어서는 자신감에 차 있다.“
멈출 줄 모르는 애널리스트의 지나친 낙관주의
아래 표에서는 1988~2006년까지 19년 동안 애널리스트와 경제학자들의 예측치와 S&P에 보고된 실제 수익률을 비교하고 있는데, 이 기간에는 경기 호황과 침체뿐 아니라 버블과 폭락도 함께 나타난다.
보통 애널리스트들은 ‘상향식’으로 예측치를 산출한다. 즉 기업의 주요 펀더멘털을 모두 살핀 다음 주가를 추정한다. 기업별로 차례로 예측한 다음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각 기업별로 가중치를 두어 합산한 뒤 최종 예측을 내놓는다. 반면 경제학자들은 ‘하향식’으로 예측한다. 즉 경제를 먼저 살핀 다음 거시 경제 전망이 개별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다. 위 표를 보면 애널리스트와 경제학자의 예측치가 얼마나 과도하게 낙관적인지 놀라울 따름이다.
심리 지침 9
애널리스트의 예측은 대체로 과도하게 낙관적이다. 수익 예측치를 적당히 하향 조정하라.
돈을 날리는 확실한 방법
아래 표는 다수의 전문 투자가가 고른 주식들의 성과가 1929~1993년 사이에 어떻게 되었는지에 관한 조사 결과이다. 전문가들이 선정한 종목을 향후 12개월간의 S&P500 지수의 실적과 비교해 보았다.
1920~1980년의 경우는 52개의 폴트폴리오 중 40개, 즉 77%가 시장 실적에 미달했다. 1986~1993년의 경우 50%가 시장 실적에 미달했다. 결국 전문가가 ‘최고’라고 추천한 종목들 중 25%만 시장 실적을 웃돌았다.
심리 지침 10
현재의 투자 방식을 사용하되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 내디뎌라. 인간은 대체로 복잡한 정보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투자 방식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엉터리 예측 1 : 기업 수익 예측
2003년 4월 말 증권거래위원회와 뉴욕 주 규제 당국은 수천 건의 문서를 공개했다. 이 문서는 월스트리트의 전통 규정들이 위반되었으며, 금융회사들이 애널리스트의 작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막는 ‘정보 차단벽(금융회사 내 사업부서 간 미공개 정보의 교류를 차단하는 절차)’이 무너졌다고 보고했다.
당시 조사는 월스트리트에서 최고 연봉을 받으며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르던 살로몬 스미스 바니(Salomon Smith Barney, 현재 시티그룹의 자회사)의 잭 그루브먼, 메릴린치의 헨리 블로젯 두 사람에게 집중되었지만, 수십 명의 애널리스트까지 조사가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메일을 비롯한 문서를 통해 많은 애널리스트가 부실기업에 호의적인 등급을 부여하도록 압력을 받았음이 드러났다. 이런 부실기업 중 상당수는 사업계획이나 수익, 성장 기반도 없는 다 쓰러져가는 인터넷 기업이었다.
몇 년 전 <파이낸셜 월드>는 슈퍼스타 20인의 추천 종목을 손에 넣었고, 이런 결론을 얻었다. “영웅은 극히 드물었다. 분석 대상 기간 동안 시장은 14.1% 상승했다. 슈퍼스타들이 추천한 132개 주식을 그들이 권하는 시기에 매수 또는 매도했다면 수익률은 9.3%에 그쳤을 것이다.” 동전을 던져 주식을 고를 때보다 약 34% 더 낮은 수익률이다.
엉터리 예측 2: 장기 실적
저자는 제임스매디슨대학의 마이클 베리(Michael Berry)와 함께 1973년부터 1991년까지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분기 수익 예측치와 실제 수익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연구했다. 이 연구 결과는 1995년 5~6월 <파이낸셜 애널리스트 저널>에 실렸다.
엉터리 예측 3: 합의 예측치의 실종
어닝 서프라이즈는 오랜 세월 주가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1997년 인터넷 버블 당시 쓰리콤(3Com)은 애널리스트들의 예측보다 보고된 수익이 겨우 1% 낮았지만, 주가는 45% 곤두박질쳤다. 선마이크로 시스템즈(Sun Microsystems)의 경우 예측치보다 수익률이 6% 낮았는데, 주가는 30% 하락했다.
심리 지침 11
장기적 관점에서 정확한 수익 예측치를 얻을 확률은 미미하다. 수익 예측치를 주식 매수 또는 매도의 중요한 근거로 삼지 마라.
엉터리 예측 4: 업종 전망
표 8-1에서 보듯 전 업종에 걸쳐 애널리스트의 예측은 빗나갔다. 컴퓨터, 의약 등 전망이 뚜렷하게 설명되고 미래의 ‘가시성’도 좋은 업종 역시 자동차, 원자재처럼 예측이 불투명한 업종만큼 오차가 컸다.
가시성과 수익이 좋은 업종들 역시 다른 업종만큼 오차가 컸다. 가시성이 좋은 기업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예측이 꾸준히 빗나가 실제보다 훨씬 높게 평가한다는 것은 이들 종목의 주가가 고평가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심리 지침 12
애널리스트의 예측을 신뢰할 수 있는 업종은 없다. 애널리스트의 예측을 믿다가는 곤란한 지경에 빠진다.
엉터리 예측 5: 호황기와 불황기의 애널리스트 예측
통계를 분석해 볼 때 경제 상황 때문에 애널리스트의 오차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평소나 확장기 또는 침체기의 오차 수준과 빈도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이를 통해 애널리스트는 언제나 낙관적이라는 사실은 분명히 입증되었다.
엉터리 예측 6: 이 모든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장기간에 걸친 애널리스트의 예측치 오류는 용인하기 힘든 수준이었음을 살펴보았다. 오차 범위 40%는 충격적이다. 펀드매니저나 개별 투자자가 주식 선정에 활용하기에는 너무 높은 수준이다.
다시 말하지만 주식 선정 전문가들은 자신들이 오차 범위 3% 이내에서 예측치를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연구 결과 평균 오차는 이보다 13배나 컸다.
지금까지 애널리스트 예측의 두 가지 문제점을 더 살펴보았다. 첫 번째로, 오차율은 경기 사이클 탓이 아니다. 애널리스트 예측치의 오류는 경기 사이클과 관계없이 모두 높았다. 더 중요한 것은 두 번째 문제이다. 애널리스트의 예측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방향으로 치우쳐 있다.
심리 지침 13
오늘날 대다수 주식분석 방식은 애널리스트의 예측치에 의존하지만,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높은 수준의 정확도가 요구되는 분석 방식을 피하라.
엉터리 예측 7: 이봐, 난 특별해
증거가 이토록 명백한데 많은 투자자, 특히 전문가는 왜 이 점을 간과하고 있을까? 많은 전문가가 자신의 분석은 다르다고 믿고, 딱 맞아떨어지는 정확한 예측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어쩌다 예측이 빗나가면 깜박 실수했거나, 기업이 허위 정보를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 믿는다. ‘좀 더 철저히 연구했으면 실수하지 않았을 거야. 다시는 실수하지 않을 거야.’
엉터리 예측 8: 예측 오류의 원인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애널리스트의 예측 오차가 그렇게 큰 이유는, 애널리스트가 과거 수익률 추세를 근거로 미래 수익을 추정하고, 기업들의 과거 수익과 미래 수익의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는 미약하고 임의적이기 때문이다.
심리 지침 14
정치, 경제, 산업, 경쟁 환경이 끊임없이 바뀌는 역동적인 경제에서 과거를 이용해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심리 지침 15
애널리스트의 추천을 받고 싶다면, 적어도 3~5년 동안의 보고서를 모두 구해서 실적이 어떤지 살펴본다. 실적이 변변치 않거나 보고서를 주지 않으면 거래하지 말라.
나아가 애널리스트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증권사 매출을 올려주는 훌륭한 장사꾼이 되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는 듣기 좋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사실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결국 문제는 수수료다. 장사를 잘하는 것과 예측을 잘하는 거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앞서 본인들이 선정한 주식들로 시장평균 수익률을 크게 밑도는 성과를 보인 ‘올스타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올스타들이 크게 관심을 기울이는 유명한 펀드매니저들 역시 꾸준히 시장평균을 밑돌고 있다.
USB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했던 피터 시리스는 “술수가 판을 친다. 대다수는 애널리스트가 한통속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들의 말에 속지 않는다. 그러나 가련한 투자자들에게는 누군가 알려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정확한 예측에 집착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분석가들도 그들이 내놓은 예측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는다.
엉터리 예측 9: 의사결정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간은 활용 가능한 정보를 믿고 과신하는데, 대개 스스로 옳다고 믿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적중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을지라도 자신이 내린 답을 굳게 믿는다고 한다. 이를 ‘정당성의 착각(Illusion of Validity)’이라고 한다.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는 확고한 증거가 있는데도 애널리스트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예측을 자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간은 불완전하며 틀릴 수도 있는 데이터를 이용해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엉터리 예측 10: 내부 관점과 외부 관점
인지심리학자들은 예측에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지적한다.
첫째는 ‘내부 관점’이다. 이 방식은 수익률과 주가를 예측할 때 주로 사용된다. 애널리스트나 예측가는 오로지 해당 주식과 성장률, 시장점유율, 제품 개발, 시장, 경기 전망 등 여러 변수에 집중한다.
반면 ‘외부 관점’은 개별 예측에 들어가는 다양한 요인들을 무시하고 가장 유사하다고 생각되는 일군의 사례를 집중 분석한다.
주식시장 예측가들이 내부 관점을 이용해 성공하려면 미래를 내다보는 핵심 요소들을 포착해야 한다. 반면 외부 관점은 기본적으로 통계학과 비교 분석법을 사용하여 미래를 자세히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는다.
카너먼에 따르면 “두 방식 모두 현명하고 능숙하게 적용한다고 할 때 외부 관점이 더 현실적인 예측치를 내놓을 확률이 훨씬 높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복잡한 프로젝트는 대체로 자세하게 예측하기 힘들다.”
수많은 요소가 서로 얽혀 상호 영향을 미치는 시장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한 경우의 수는 사실상 무한하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이 바로 이 방법을 이용해 단 하나의 정확한 예측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
엉터리 예측 11: 예언자의 저주
고성장 기업들의 주식이 비싼 값에 거래되려면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주가 수준의 타당함을 입증하기 위해 10년 이상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 향후 5년간의 예측도 틀릴 확률이 매우 높다면 10년, 15년의 예측은 오죽하겠는가?
심리 지침 16
장기적으로 외부 관점은 대체로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한다.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외부 관점 접근법을 제공하는 투자 상품을 구매하라.
카너먼이 지적한 바에 따르면, 예측에 관한 인간의 과신을 관찰할 때 예측가들은 앞서 설명한 결과들을 알고 있을지라도 통계 자료에 나타나는 외부 관점의 우월함을 무시하고 여전히 내부 관점을 사용하려고 한다.
엉터리 예측 12: 애널리스트의 과신
기업이 생소한 신기술이나 프로젝트에 자본 지출을 단행할 때 흔히 심각한 낙관주의 오류가 나타난다. 몇 해 전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는 에너지 분야 신규 공장의 건설 비용을 조사했다. 대체로 실제 공사비는 최초 견적의 2배가 들었는데, 프로젝트의 80%는 기대한 시장점유율을 획득하지 못했다.
외부 관점 대신 내부 관점으로 예측할 때 다양한 예측들의 차이로 인해 과도한 낙관주의에 빠지기 쉽다. 금융위기의 시작부터 끝날 무렵까지 대형 은행, 투자 은행, 연방준비제도, 재무부가 한 행동이 명쾌한 사례가 될 것이다.
2006년 말과 2007년 초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기 시작할 때 이런 거대 기관들은 별 타격 없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성명을 수십 차례 발표하면서 대중을 안심시켰다. 연방준비제도 의장 버냉키, 재무장관 폴슨, 수많은 고위 관료도 이런 성명에 힘을 실어주었다.
심리 지침 17
현실적인 눈으로 투자의 부정적 측면을 바라보라. 최악의 경우는 생각보다 훨씬 참담할 것이라고 예상하라.
해결책은 효율적 시장 가설이나 증권 애널리스트의 기업 수익 예측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더 나은 투자 패러다임으로 갈아타는 것이다. 반대로 가는 길이 더 나을 때도 있다.
역사에서는 위험의 경고음을 듣지 못하여 끔찍한 참사를 겪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100여 년 전인 1915년 독일 대사는 <뉴욕타임스>에 미국 시민들에게 연합군 여객선이 어뢰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성 광고를 실었으나 미국 정부는 이를 주의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원양정기선인 영국 루시타니아(Lusitania) 호가 영국군이 사용할 라이플총 탄약과 포탄 173톤을 싣고 뉴욕을 떠나 리버풀로 향했는데, 이때 많은 미국인이 이 배에 타고 있었다. 아일랜드 남쪽 연안에서 독일 잠수함이 리투아니아 호를 공격해 승객과 승무원 1,198명이 숨졌고, 미국인 114명도 희생되었으며, 이로 인해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었다.
이에 반해, 역사를 통해 배웠는지, 23년 뒤 린든 존슨 대통령은 또 한 번 미국인들을 놀라게 한다. 1964년 존슨은 통킹 만에서 미군 구축함이 공격받은 사건을 크게 부풀려 발표했다. 베트남전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위해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속셈이었다. 의회도 분위기상 바로 인준을 하였다.
그러나 곧 의회는 인준 행위를 후회했는데, 이는 주식 매수 후 심술궂은 시장이 예상치 못한 움직임을 보여 발목을 잡힌 ‘매수자의 후회’에 비할 만하다. 애국심 때문에 합리적인 생각은 완전히 뒷전으로 밀렸고, 엄청난 결과를 낳고 말았다.
월스트리트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지면 이런 일이 일어난다. 불의의 사건이 터지면 채권, 주식, 금 보유에 대한 투자자의 관점이 바뀌는 것이다. 시장에서 서프라이즈를 촉발하는 핵심 주체는 8장에서 만났던 애널리스트들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해서 서프라이즈를 차단한다는 바로 그 사람들 말이다.
9장에서는 서프라이즈의 다양한 측면과 체계적 패턴을 살펴본 후 ‘신경경제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소개하려고 한다. 신경경제학은 인지심리학의 중요한 발견들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생물학적 영역으로 확장한다. 그 결과는 경이롭다!
서프라이즈와 시장
중요한 것은 서프라이즈의 전체 메커니즘을 재고하는 것이다. 서프라이즈를 하나의 일회성 사건으로 볼 것이 아니라, 견고한 통계학적 토대를 통해 보아야 한다.
어닝 서프라이즈는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일관되고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볼 것이다. 서프라이즈의 속성을 이해하면 시장을 이길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서프라이즈: 성장 기업의 주가는 아무리 올라도 비싸지 않다
성장세가 고공비행하는 기업의 주식이나 공모주는 아무리 비싸도 비싸지 않게 느껴질 때가 많다. 투자자들은 턱없이 비싼 값을 주고 이런 주식을 계속해서 사지만, 사는 족족 바가지를 쓴다. 이렇게 사람들이 급등주를 사도록 만들고,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분석하지 못하게 막는 강력한 심리적 영향력이 있다.
투자자는 한창 뜨는 주식이나 김이 샌 주식에 대해 꽤 먼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투자자들은 ‘우량주(블루칩)’에 엄청난 기대를 갖고 있으며, 그 기대가 충족되리라고 확신한다. 마찬가지로 맥이 빠지거나 전망이 나빠 보이는 주식에 대해서는 별 기대를 하지 않으며, 이런 예측이 한 치도 빗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서프라이즈 :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들
우리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다음 몇 가지 요소를 측정하고 싶었다.
첫째, 애널리스트의 예측이 잘못됐을 때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둘째, (첫 번째만큼 중요하다.) 어닝 서프라이즈가 비인기 주식과 인기 주식에 미치는 영향은 동일한가?
셋째,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애널리스트 예측의 정확도가 어느 정도인가?
우리는 1973년부터 2010년까지 모든 분기 동안 이 세 가지 가치평가지표(PER, PCR, PBR)에 따라 주식의 서열을 매긴 후 3개의 그룹으로 나누었다. 이 원칙을 토대로 매 분기마다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다. 그런 다음 1973년 1분기부터 2010년 4분기까지 모두 38년 동안 서프라이즈가 각 그룹의 주식에 미친 영향을 계산했다.
이 연구에는 컴퓨스태트(Compustat)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1,500대 기업을 활용했다. 그리고 3월, 6월, 9월, 12월을 회계연도가 끝나는 시기로 잡았다. 연구에 포함된 분기는 총 152개에 달하는데 매 분기마다 약 750~1,000개 기업을 활용했다.
서프라이즈 : 역사적 기록이 증명하는 것
다음으로 시장 서프라이즈의 결과를 측정할 척도를 세웠다. 애널리스트들의 합의 예측치, 즉 8장에서 설명한 대로 각 주식에 대한 애널리스트 집단의 평균 예측치를 기준으로 서프라이즈를 측정했다.
서프라이즈가 인기주나 비인기주 모두에 동일한 영향을 미쳤을까? 그림 9-1, 9-2, 9-3은 어닝 서프라이즈의 영향을 보여주는데, 이 수치들은 수익 공표에 따른 어닝 서프라이즈가 수익 공표 이후까지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러한 분기를 ‘서프라이즈 분기’라고 한다. 좌측에 있는 막대들은 서프라이즈가 발표된 분기에 일어난 영향을, 우측에 있는 막대들은 1년 뒤에 미친 영향을 나타낸다.
차트를 대충 훑어봐도 전체 서프라이즈(긍정적 서프라이즈와 부정적 서프라이즈의 총합)가 비인기 주식에 도움이 되었고, 인기 주식에는 타격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서프라이즈가 미치는 유리하거나 치명적인 영향은 서프라이즈 분기를 넘어서 한 해 동안 계속 커졌다.
서프라이즈 : 평가 척도에 상관없는 공통된 격차
세 가지 가치평가 기준 모두에서 비인기주의 실적이 가장 좋은 것도 놀랍지만, 어떤 가치평가 기준을 선택하든 실적이 유사하다는 점 역시 놀랍다.
심리 지침 18
어닝 서프라이즈는 인기주의 실적에는 불리하게 작용하지만, 비인기주의 실적에는 유리하게 작용한다. 수익 격차는 상당하다. 포트폴리오 실적을 높이려면 비인기주를 선정해 애널리스트의 큰 예측 오류를 이용해야 한다.
긍정적 서프라이즈의 영향
이번에는 긍정적 서프라이즈와 부정적 서프라이즈를 분리해 긍정적 서프라이즈가 각각의 펀더멘털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것이다.
긍정적 서프라이즈가 발생한 분기에 ‘최상위’ 주식의 주가 오름폭이 시원찮은 이유는 무엇일까? 애널리스트나 투자자 모두 향후 수년 동안 진정한 승자가 될 주식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긍정적 서프라이즈는 이들의 예상을 재확인하는 것 외에는 딱히 의미가 없다.
세 가지 가치 척도 중 어떤 잣대로 그룹을 나누든 투자자는 비인기 기업의 긍정적 서프라이즈에는 아주 상이한 반응을 보였다. 비인기 주식은 계속 맥을 못 출 것이라는 이유 때문에 최하위 그룹으로 분류되었다. 아마 투자자는 놀라서 눈을 비비고 다시 보게 될 것이다. 투자자는 이 기업들이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의 생각처럼 그렇게 형편없지는 않다고 판단하게 될지도 모른다.
부정적 서프라이즈의 영향
그림 9-5와 9-6은 PCR, PER의 최고, 최악, 중간 그룹의 주식에 부정적 서프라이즈가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이번에도 비인기주가 낙승한다.
비인기주의 경우 부정적 서프라이즈는 오리의 등에 묻은 물과 같다. 즉 물은 흡수되지 못하고 그냥 흘러내린다. 투자자들은 어차피 별 볼 일 없는 주식이라고 생각하고 기대를 안 하기 때문에 이런 주식은 실적이 실망스러워도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다.
반면 ‘최상위’ 그룹들을 생각해 보자. 투자자는 주가가 쭉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며, ‘좋은’ 주식의 미래를 정확히 점칠 수 있다고 과신한다. 이런 주식이 실망을 안겨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주 비싼 값에 매수한다. 따라서 부정적 서프라이즈가 발생하면 결과는 참혹해진다.
사건 유발의 영향
어떤 평가 기준을 사용하든 비인기주의 수익이 애널리스트의 예측을 웃돌면 주가는 탄력을 받는다. 애널리스트의 예측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면 PER이나 PCR 상위 20% 주식의 수익률은 대폭 하락한다.
심리 지침 19
긍정적 서프라이즈와 부정적 서프라이즈는 ‘최고’ 주식과 ‘최악’ 주식에 정반대의 영향을 미친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때 ‘최고’ 주식과 ‘최악’ 주식 모두 뚜렷한 두 가지 주가 동향의 패턴을 보인다. 첫 번째를 ‘사건 유발(Event Trigger)’, 두 번째를 ‘사건 강화(Reinforcing Event)’라고 부르겠다.
전망이 아주 좋을 것이라고 믿었던 주식이 뜻밖에 나쁜 소식을 전하거나, 전망이 썩 좋지 않다고 믿었던 주식이 뜻밖에 좋은 소식을 전하는 경우를 '사건 유발'이라고 한다.
첫 번째 사건 유발 : 인기 기업의 부정적 서프라이즈
사건 유발의 원인이 되는 요인은 수익뿐만이 아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중요한 신약의 사용을 승인하거나, 실험을 허가하지 않을 때도 서프라이즈가 촉발된다.
투자자는 선호 기업의 미래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기업의 주식이 부정적 서프라이즈, 즉 실망 실적을 기록하고 비관적인 소식이 겹치면 사람들은 이런 일이 ‘최고’ 주식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최고’ 기업의 실적이 반등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대체로 주가는 한동안 하락세가 지속된다.
두 번째 사건 유발 : 비인기주의 긍정적 서프라이즈
이런 기업이 긍정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 사람들의 인식은 변화하게 된다. 주식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재평가되며, 시장 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수익을 올리는데, 이런 상승폭에는 애초 저평가되었다는 점이 큰 몫을 차지한다.
어떤 기업이나 업계 또는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인식은 단발성 긍정적 또는 부정적 서프라이즈로는 잘 바뀌지 않는다.
예측치가 너무 높든 낮든, 애널리스트는 예측치를 즉각 바로잡지 않고 서프라이즈가 발생한 후 3분기 뒤에나 수정한다고 한다. 예측치가 지나치게 높으면 서프라이즈 이후 9개월 동안 계속해서 높게 유지되고, 예측치가 지나치게 낮으면 이후 3분기 동안 계속해서 낮게 유지된다.
사건 강화의 영향
두 번째 유형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사건 강화’라고 부른다. 이 유형은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을 바꾸지 않고, 오히려 기업에 대해 투자자가 현재 품고 있는 신념을 강화한다. 따라서 이 유형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림 9-7은 어닝 서프라이즈가 사건 유발과 사건 강화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를 보여준다(서프라이즈 분기는 왼쪽, 이후 1년 동안은 오른쪽). 서프라이즈의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PER을 사용했지만 PCR이나 PBR을 사용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사건 강화(긍정적 서프라이즈가 인기주에 미치는 영향과 부정적 서프라이즈가 비인기주에 미치는 영향)보다 두 가지 유형의 사건 유발(부정적 서프라이즈가 인기주에 미치는 영향과 긍정적 서프라이즈가 비인기주에 미치는 영향)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컸다.
신경경제학과 시장
신경경제학의 주요 업적들과 새로운 연구 결과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찾아낸 가설을 강력하게 뒷받침한다. 특히 사건 유발과 사건 강화는 신경경제학의 새로운 연구 결과 덕분이다.
도파민은 두뇌 화학작용의 쾌락 시스템과 관련 있는 화학물질로 인체에서 자연 분비된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즐거움과 활력을 느껴 특정 활동을 하고 싶은 의욕이 생긴다.
도파민 뉴런은 기대보다 나은 보상 사건이 발생했을 때 분비되고, 예상한 것과 동일한 사건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또한 예상보다 더 나쁜 사건이 발생하면 억제된다.
케임브리지대학의 울프람 슐츠(Wolfram Schultz, 생리학 및 신경과학과), 베일러 의과대학의 리드 몬터규(Read Montague), 런던대학의 피터 다이얀(Peter Dayan)은 도파민과 보상에 관한 중요한 연구 결과를 다수 제시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대한 바를 얻으면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았고, 전기 자극이 초당 3회 정도밖에 되지 않아 거의 쉬는 것과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이 열광할 만한 보상이라고 예측되었어도 역시 전기 자극은 작동되지 않았다.
고 PER 주식이 긍정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거나 비인기주가 사건 강화로 부정적인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때도 바로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보상(이 경우 인기주의 긍정적 서프라이즈)이 실제 투자자의 기대 이상이라도 반응은 미지근하고 때로는 부정적이다.
약물 중독자들이 동일한 쾌감을 얻으려고 점점 더 복용량을 늘리는 것처럼, 투자자들은 ‘최고 주식의 주가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더 많은 수익을 요구한다.
사건 유발에 대해서는 이제 막 연구를 위한 실험이 시작되고 있지만, 이 연구는 사건 유발에서 저 PER 주식이 예상치 못한 긍정적 서프라이즈로 이어진다는 점을 입증한다.
비인기주에 투자한 투자자 역시 예상 밖으로 높은 수익을 얻게 되면 도파민이 즉각 세차게 분비될 확률이 높은데, 슐츠의 연구에 따르면 초당 3~40회 분비된다고 한다.
두 번째 사건 유발인 인기주의 부정적 서프라이즈는 후회와 실망을 불러온다. 이 경우 또 다른 신경회로망인 피질 회로망이 활성화된다. 피질 회로망은 후회를 활성화한다. 신경경제학자들은 자기공명영상(MRI)을 사용해 두 가지 유형의 서프라이즈를 측정할 수 있었다.
사건 강화를 살펴보자. 신경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 경우의 서프라이즈는 신경계의 정보 처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
장기간에 걸친 서프라이즈의 영향
서프라이즈 발표 후 1년 뒤까지 서프라이즈가 ‘최고’ 주식과 ‘최악’ 주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1년 뒤에도 그 여파가 미칠까?
위 그림을 보면 저 PER 그룹이 긍정적 서프라이즈(저 PER 긍정적)를 기록할 경우 20분기 내내 시장보다 실적이 좋았으며, 5년 동안 수익률이 시장 수익률보다 30.3% 높았다.
반대로 고 PER 그룹이 부정적 서프라이즈(고 PER 부정적)를 기록하면 이후 5년 내내 모든 분기에서 시장 수익률을 밑돌았고, 시장보다 수익률이 30.4% 낮았다. 보다시피 5년 내내 두 그룹의 격차는 점점 더 커졌다.
사건 강화가 미치는 영향 역시 살펴보았다. ‘최악’ 주식이 부정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저 PER 부정적) 서프라이즈 분기와 이후 19분기까지 꾸준히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며, ‘최고’ 주식이 긍정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고 PER 긍정적) 꾸준히 시장 수익률을 밑돈다.
놀라운 기회
지금까지의 서프라이즈에 대한 연구 결과를 심리 지침 20으로 요약했다.
심리 지침 20(a)
서프라이즈는 비인기주 그룹의 성과를 높이고, 인기주 그룹의 성과를 감소시킨다.
심리 지침 20(b)
긍정적 서프라이즈는 비인기주의 주가를 대폭 끌어올리지만, 인기주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심리 지침 20(c)
부정적 서프라이즈는 인기주의 주가를 대폭 끌어내리지만, 비인기주의 주가에는 사실상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심리 지침 20(d)
어닝 서프라이즈의 영향은 상당 기간 지속된다. - <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 데이비드 드레먼 저 / 신가을 역 - 밀리의 서재
위에서 살펴본 결과, 투자자들이 비관적으로 예측하는 주식들이 일관되게 서프라이즈의 수혜를 받았다. 그리고 투자자들이 알짜라고 믿는 주식들은 서프라이즈에 일관되게 타격을 입었다.
어닝 서프라이즈가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서프라이즈는 고평가 또는 저평가라는 이전의 주식평가를 뒤집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다음 장에서는 강력한 투자 전략을 수립할 때 서프라이즈와 그에 따른 투자자의 기대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살펴볼 것이다.
<4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