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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강성 Apr 21. 2024

찰리 멍거 바이블

주식과 투자 이야기 (1)

《찰리 멍거 바이블》은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Inc.)의 부회장이었던 찰리 멍거(Charles Thomas Munger 1924년~2023년)의 투자 철학과 전략 등에 관해 그의 강연을 중심으로 정리해 놓은 책이다. 찰리 멍거는 2023년 11월 29일 99세를 일기로 사망하였다.


그는 생전에 2005년 출간한 《가난한 찰리의 연감》(Poor Charlies' Almanack*) 외에는 책을 쓰지 않았고 그 책은 국내에서 출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에서 그의 투자에 관한 여러 가지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찰리 멍거가 우상으로 여기는 벤자민 프랭클린이 쓴 책 《Poor Richard's Almanack》(가난한 리차드의 연감)에서 따온 제목이라고 한다.
[찰리 멍거 출처 나무위키]

그는 미시간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졸업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이다. 이후 우연히 워런 버핏(Warren Edward Buffett 1930년~)을 만나 1975년 경에 버크셔 해서웨이에 합류해 오랜 세월 동안 워런 버핏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워렌 버핏과 그의 스승 벤자민 그레이엄 출처 나무위키]

사실 이 책에서는 구체적인 주식 투자의 기법이나 방법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들이 철저히 지키는 가장 근본적인 투자 철학과 그러한 철학의 근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준다.


실제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이런 투자 철학을 철저히 지키고 있으며, 특별한 기업 내부 정보나 거시 경제적인 시장 예측 또는 전문 투자 분석 기법만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 책은 단지 주식 투자를 위한 방법론으로서가 아니라 투자에 대한 멍거의 철학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와 어떤 상황의 투자에서도 강력하게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이고 합리적인 투자 철학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심리학에 기반한 시장에서의 '오판의 25가지 유형'이나 '투자 분석을 위한 체크 리스트' 또는 다양한 학문 분야를 망라하는 '격자틀 모형 6단계' 등은,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꼭 투자를 염두에 두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사회 생활에 필요한 마인드 형성에 도움을 주고, 사업을 하는 기업가 입장에서도 투자자들의 시각을 역으로 생각해 볼 수 있어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제1장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 ‘가격이 잘못 매겨진 베팅’의 기회


3조 부자인 ‘가난한 찰리’의 투자 철학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전 세계 투자자의 우상이다. 모두가 그의 생각을 알고 싶어 한다. 그런데 버핏이 항상 의견을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이다.


1965년 버핏이 직물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했고 10여 년 뒤 멍거가 합류했으며, 이후 2022년까지 버크셔 해서웨이 시가 총액은 64,000배 넘게 상승했다(1,000만 달러에서 6,400억 달러). 버크셔 해서웨이의 성장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버핏뿐 아니라 그의 동반자인 멍거가 어떤 인물인지도 알아야 한다.


멍거와 버핏은 1959년에 오마하의 유명한 의사들인 데이비스 부부를 통해 서로 만나게 되었고, 1978년 멍거는 자신이 공동으로 운영하던 로펌을 탈퇴하여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이 되었다.


버핏에 관한 책은 많지만 버핏이 직접 쓴 책은 한 권도 없다. 그런데 멍거는 《Poor Charlie’s Almanack(가난한 찰리의 연감)》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의 오랜 친구인 피터 코프먼이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편집까지 했다.


2005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실수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버핏이 답변하면서 이 책을 언급한 적이 있다.


버핏 첫 단계는 함정을 알아보는 것입니다. 찰리가 저서 《Poor Charlie’s Almanack》에서 다양한 함정을 소개하고 있으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이런 함정에 좀처럼 빠지지 않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보다 덜 빠진다는 말이지, 아예 안 빠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멍거 큰 부자가 되기 위해 완벽한 지혜를 갖출 필요는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평균보다 조금만 더 나으면 됩니다.

버핏 곰에게 쫓겨 달아나던 두 사내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한 사내가 다른 사내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곰보다 더 빨리 달릴 필요는 없어. 자네보다 빠르기만 하면 돼!”

멍거 피터 코프먼이 편집한 책입니다. 그가 출간 아이디어를 제시하자 워런이 열광했습니다. 책 제목이 우스꽝스럽지요. 이 간단한 책에 나오는 내용을 모두 이해하면 게임에서 훨씬 앞서갈 수 있습니다.


경마와 주식 투자의 공통점, ‘패리 뮤추얼’


찰리 멍거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경마와 주식 투자의 성공 비결이 똑같다”고 말한다. 대다수 국가에서 경마는 1867년 프랑스의 요셉 올러(Joseph Oller)가 창안한 패리 뮤추얼 방식(pari mutuel, 영어로는 mutual betting 경마와 같이 전체 배팅 금액에서 일정 수수료를 떼고 나머지를 배당률에 따라 나누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요셉 올러와 그가 만든 무랭 루즈 출처 구글 이미지]

멍거는 주식시장이 경마의 패리 뮤추얼 방식만큼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인기 있는 주식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 주식에 베팅한 사람이 반드시 수익을 얻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멍거는 미국의 철도 관련 주식과 IBM 주식을 예로 들었다. 철도 관련 주식은 경쟁 기업과 강성 노조로 인해서 주가순자산배수(PBR)가 0.33배에 불과하지만 IBM 주식의 PBR은 전성기 때 6배에 달했다.


누구나 IBM이 사업 전망이 철도 업종의 전망보다 좋다는 사실을 알았고 이들이 IBM에 베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격을 고려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과연 IBM 주식을 매수하면 철도 관련 주식을 매수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게 될까?


2009년 버크셔 해서웨이는 미국 2위 철도회사인 벌링턴 노던 산타페(BNSF)를 약 440억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만 해도 대표적 굴뚝 산업으로 치부된 철도회사를 왜 인수하는지 다들 의아해했지만, 지금은 BNSF는 버핏이 자랑하는 투자 사례가 되었다.

[출처 구글 이미지]

2022년에 발표한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 서한에서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가치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4대 거인으로 ‘보험 사업, 애플 지분, BNSF,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를 꼽았다.


멍거는 지금까지 패리 뮤추얼 시스템에서 돈을 번 사람의 특징으로 한 가지를 꼽았다. “돈을 번 사람은 자주 베팅하지 않는다(They bet very seldom).” 그들은 주식시장이나 경마를 유심히 관찰하지만 ‘가격이 잘못 매겨진 베팅(mispriced bet)’ 기회를 발견할 때까지 꿈쩍도 하지 않는다.


1993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버핏과 멍거가 한 말이다.


멍거 애널리스트는 현금흐름을 예측하려고 방대한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지만(IQ가 높을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살펴보지만) 시간 낭비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투자는 패리 뮤추얼 베팅에서, 예컨대 확률은 50%인데 배당은 3배인 곳에 돈을 거는 것과 같습니다. 가치투자는 ‘가격이 잘못 매겨진 도박(mispriced gamble)’을 찾아내는 행위입니다.

버핏 우리가 경마장의 말을 모두 평가하려 한다면 아무런 우위도 확보하지 못할 것입니다. 평가 대상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과거 통계나 공식에 의존하면, 실적은 화려하지만 곧 아교 공장에 팔려갈 늙은 말에 돈을 걸기 쉽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와 주주총회 출처 구글 이미지]

마지막 ‘4할 타자’에게 배운 주식 투자 방법


찰리 멍거는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대신 끊임없이 공부하고 세상을 열심히 살핀다면 가끔 가격이 잘못 매겨진 베팅 기회를 발견할 수 있으며, 현명한 사람은 이런 기회가 주어졌을 때 크게 베팅한다고 말한다.


《가난한 찰리의 연감》에서 멍거는 버핏이 경영대학원에서 한 연설을 인용해서 투자 기회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졌다.


저는 여러분에게 20개의 슬롯이 있는 티켓을 주는 것으로 여러분의 궁극적인 재정 상태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20개의 슬롯은 여러분이 평생 가질 수 있는 투자 기회를 뜻합니다. 20개의 슬롯을 다 채우고 나면 여러분은 더 이상 투자할 수 없습니다. 이런 규칙 안에서 여러분은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정말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고 정말 신중하게 고려한 투자 기회에 크게 투자할 것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2017년 미국 케이블 방송 HBO가 방영한 다큐멘터리 〈워런 버핏이 된다는 것(Becoming Warren Buffett)〉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버핏이 전설적인 타자 테드 윌리엄스(Ted Williams 1918년~2002년)가 쓴 책 《타격의 과학(The Science of Hitting)》을 인용하는 장면이다.

[테드 윌리엄스 출처 구글 이미지]

테드 윌리엄스는 메이저리그 최후의 4할 타자다. 1941년 그가 4할대 타율(0.406)을 기록한 이후 더는 4할 타자가 등장하지 않았다. 버핏은 윌리엄스가 스트라이크 존을 77개로 나눈 후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공만 노렸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크기 때문에 사람은 기다리지 않고 자꾸만 거래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은 자신의 능력범위를 명확히 알고 그 범위 안에 머물며, 능력범위 밖의 일에 대해 염려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버핏의 말을 빌리자면 “자신의 게임을 정의하는 것과 자신의 장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Defining what your game is - where you’re going to have an edge - is enormously important).”


멍거의 주식투자 성공 4단계 프로세스


찰리 멍거는 능력범위를 강조할 때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다”라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곤 한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와 잘 모르는 분야가 무엇인지를 알고 잘 아는 분야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투자 프로세스 1단계 : 잘 아는 분야에 집중


“우리는 투자를 위한 세 개의 바구니를 가지고 있다. ‘예스(Yes)’ ‘노(No)’ ‘너무 어려워 이해할 수 없는 경우(too tough to understand)’를 위한 바구니다.”


멍거는 자신의 능력범위 안에 머물기 위해 투자 범위를 간단하고 이해 가능한 투자 대상으로 한정한다. 그는 어떤 시장 환경에서도 지속 가능한, 이해하기 쉬운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을 찾으려고 한다.


멍거 우리는 모든 기업의 가치를 정확하게 추정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투자를 ‘너무 어려움’ 서류함에 넣어두고 쉬운 투자 몇 건부터 샅샅이 살펴봅니다.

버핏 우리는 2미터 높이 장애물은 피하고 30센티미터 높이 장애물만 골라서 넘습니다.


투자 프로세스 2단계 : 정성적, 정략적 분석, 경영진 평가


그가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은 현재와 미래의 규제 환경, 노동 환경, 공급자, 소비자 관계, 기술 변화로 인한 잠재적 영향, 경쟁력과 취약점, 가격 결정력, 확장성, 환경 이슈와 숨겨진 위험 등 끝이 없다.


현금흐름과 재고, 운전자본, 고정 자산 및 과대평가되기 쉬운 영업권 등 무형 자산도 자신의 방식대로 다시 계산한다. 스톡옵션, 퇴직 연금, 퇴직자 의료비 부담도 빼놓을 수 없다.


가장 중요한 평가 대상은 기업 경영진이다. 멍거는 경영진의 능력, 신뢰성, 주인의식을 평가한다. 경영진이 현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주주를 대신해서 현금을 현명하게 할당하는지, 자신들을 과대 보상하거나 성장을 위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 살핀다.


투자 프로세스 3단계 : 경쟁우위와 경쟁적 파괴


제품, 시장, 브랜드, 직원, 유통 채널, 사회적 추세 등 모든 분야에서 기업의 경쟁우위를 가늠할 뿐 아니라 지속 가능성까지 평가한다. 그는 기업의 경쟁우위를 ‘해자(moat)’로 정의한다. 그가 선호하는 투자 대상은 이미 넓은 해자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그 해자를 확대해 지속적인 보호도 받을 수 있는 기업이다.


멍거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대부분의 기업이 ‘경쟁적 파괴(competitive destruction)’에 직면한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투자자가 바라는 모습으로 장기간 생존하는 기업은 찾기 힘들다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투자 프로세스 4단계 : 내재적 가치


멍거는 기업의 내재가치를 계산한 후 시장 가격과 비교한다. 이처럼 ‘가치(value, 우리가 얻는 것)’와 ‘가격(price, 우리가 지불하는 것)’을 비교하는 것이 기업 평가의 근본 목적이다.


훌륭한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사는 것이 적당한 기업을 훌륭한 가격에 사는 것보다 훨씬 낫다(A great business at a fair price is superior to a fair business at a great price)”


[1994년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영대학원 강연 -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 지혜]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 지혜란 무엇일까요? 첫 번째 원칙은 분리된 사실을 억지로 짜 맞추는 방식으로는 사실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은 격자 모형에 잘 들어맞을 때만 쓸모가 있습니다. 그래서 머릿속에 모형이 들어 있어야 합니다. 이 모형은 여러 개를 사용해야 합니다(multiple mental model).


첫 번째 모형은 수학입니다. 여러분은 반드시 숫자와 수량을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회계도 알아야 합니다. 회계는 실제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문명 발전에 매우 유용한 언어입니다.


가장 믿을 만한 모형은 (물리학·화학·생물학 등의) 자연과학 모형과 공학 모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심리학의 핵심 내용을 나는 ‘오판의 심리학’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대단히 중요하므로 반드시 배워야 합니다. 원칙은 약 20개이며, 상호 작용하므로 다소 복잡합니다.


나는 파스칼이 사상의 역사에 길이 남을 만큼 지극히 정확한 말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말의 핵심은 ‘인간의 정신은 우주의 영광인 동시에 수치’라는 것입니다. 정말로 옳은 말입니다. 인간의 정신은 엄청나게 강합니다. 그러나 여러 오류 탓에 잘못 판단할 때가 많습니다.

[파스칼과 팡세 출처 구글 이미지]

그래서 이제 나는 투 트랙(two-track) 분석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이해관계를 실제로 지배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분석합니다. 둘째, 잠재의식 수준에서 두뇌의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엇인지 분석합니다. 잠재의식은 대체로 유용하지만 오류도 많습니다.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자유 시장 경제에서도 전문화를 추구하는 사람이 틈새시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동물이 틈새를 지배할 때 번성하듯이 사람도 시장에서 전문화할 때 탁월한 성과를 달성합니다.


‘규모의 이익’이라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그중 ‘경험 곡선에 의한 원가 절감‘이 있는데, 생산량이 많아지면 규모의 이익도 커지므로 기업은 성장할 것입니다. TV 광고에서도 규모의 이익이 나타납니다. ‘정보의 이익’도 규모의 이익처럼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규모의 이익은 심리에서도 나타나는데, 이는 ‘사회적 증거’ 현상이라고 불립니다.


규모의 이익에는 다른 유형도 있습니다. 한 기업이 시장을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방식입니다. 규모의 이익이 커질수록 회사는 더 전문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직원의 업무 효율성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잭 웰치와 GE 사례).

[잭 웰치와 GE 주가 출처 구글 이미지]

대부분 시장에서는 경쟁사 2~3개가 공존하며 5~6개가 공존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부 시장에서는 아무도 돈을 못 벌고, 일부 시장에서는 모두가 돈을 법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브랜드라는 요소가 있습니다.


섬유 산업에 지금까지 온갖 놀라운 발명품이 나왔지만 회사 소유주는 사업에 막대한 자본을 계속 투입해야 했을 뿐 수익성은 여전히 형편없습니다. 소유주는 계속 돈을 벌지 못합니다. 생산성 향상에서 오는 혜택은 모두 소비자에게 돌아갑니다.


경마에서 내가 좋아하는 말에 돈을 걸면 승산이 없듯이, 주식시장에서도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종목에 투자하는 방식으로는 우위를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평생 몇 번 발견하게 되는 훌륭한 기업 중에는 가격을 인상하기만 하면 실적이 엄청나게 좋아지는데도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 기업이 있습니다.


내 친구 중에는 기업 회생 사업을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들은 거의 모두 이른바 암 수술 공식(cancer surgery formula)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부문을 모두 제거해도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건전한 부문이 있는지 조사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이 효과가 없으면 회사를 청산합니다.


제2장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2
- 다양한 인식 모형으로 비즈니스 분석 하기


주식 투자 성공을 이끄는 것은 ‘기질’과 끊임없는 ‘학습’


주식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끈기 있게 기다려야 하고 때가 오면 공격적이어야 한다고 멍거는 강조했다. 기질(temperament)과 호기심 그리고 끊임없는 학습이 중요하다. 세상에 일어나는 일의 원인을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 태도를 오래 유지하면 현실에 집중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멍거는 힘든 교훈일수록 자신이 직접 겪어서 배우는 것보다 대리 경험을 통해서 배우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손실 없이 교훈을 배울 수 있다면 훨씬 좋다는 이야기다.


“최근 애플에 거액을 투자했습니다. 제품의 기능이나 기업 경쟁 측면에서 보면 기술 요소가 매우 중요하지만 경제 특성 면에서 애플을 소비재회사로 간주합니다”

[2021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서한]

멍거는 마법 공식 같은 것은 없으며 각 기업에 맞춘 체크리스트와 알맞은 인식 모형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규율(discipline), 고된 노력(hard work), 연습(practice)이 중요하다.


‘격자틀 인식 모형’의 중요성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 멍거가 ‘격자틀 인식 모형(latticework of mental models)’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자주 인용하는,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로마 시대의 위대한 법률가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의 유명한 말입니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발생한 일을 모르는 사람은 인생을 어린아이처럼 살게 된다." 다른 모든 학문의 핵심 개념도 알아야 한다.

[마크 트웨인과 키케로 출처 구글 이미지]

격자틀 인식 모형은 역사, 심리학, 수학, 공학, 생물학, 물리학, 화학, 통계학, 경제학 같은 전통적인 학문에서 분석 도구, 방법론, 공식을 빌려와 바느질로 꿰맨 하나의 틀이라고 할 수 있다.


[격자틀 인식 모형 6단계]

[출처 찰리 멍거 바이블]

* 롤라파루자 효과(Lollapalooza Effect  합주효과, 3개에서 4개의 서로 다른 인지편향이 같은 상황에서 같이 동작한다면, 그 결과는 선형적이지 않고 기하급수적이게 된다는 용어)

[롤라팔루자 출처 구글 이미지]

멍거가 격자틀 인식 모형을 만든 이유는 투자가 본질적으로 복잡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이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이 모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만약 20개 요인이 서로 상호 작용을 한다면 당신은 그 상황을 다루는 방법을 배워야만 할 것이다. 왜냐하면 세상이 원래 그렇기 때문이다. 당신이 찰스 다윈처럼 지속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얼마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놀랄 것이다.”


다른 사람보다 빨리 부자 되는 법을 알려주세요


멍거는 인생과 사업에서 성공하고자 한다면 피해야 할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가 1986년 6월 13일 하버드 웨스트레이크스쿨(중·고등학교) 졸업식에서 한 연설이 유명하다.


이날 멍거는 ‘어떻게 불행을 보장할 것인가(How to Guarantee Misery)’라는 역설적인 주제를 통해서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가 말한 ‘불행해지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못 믿을 사람이 되고 약속을 지키지 마라.

둘째, 자신의 경험에서만 배우고 남의 온갖 경험에서는 절대 배우지 마라.

셋째, 살면서 참패해 좌절할 때마다 주저앉아 더 망가져라.*

* 그리스 스토아학파 에픽테토스 “지극히 가난한 절름발이 노예였지만 신의 사랑을 받은 에픽테토스, 여기 잠들다"

[에픽테토스 출처 위키백과]

다른 사람이 더 빨리 부자가 되어도 부러워하지 말라.


조지 소로스는 연평균 약 30%의 수익률을 올리던 드러켄밀러를 소로스 펀드의 최고 투자 책임자로 영입했다. 드러켄밀러는 1992년 소로스와 함께 영국 파운드화를 공격해서 10억 달러 넘는 수익을 올릴 만큼 치밀한 투자자였다.


그는 항상 최고였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가 기술주에 투자해서 자신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결국 그는 닷컴버블 정점에서 기술주를 매수했고 2000년 3월 나스닥이 폭락하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2023년 9월 30일 기준 드러켄밀러의 포트폴리오 출처 구글 이미지]

젊은 주주가 멍거에게 “어떻게 하면 당신이 걸어온 길을 따라갈 수 있나요?”라고 묻자 멍거는 “날마다 잠에서 깼을 때보다 조금 더 현명해지기 위해 노력하세요. 자신의 의무를 충실하게 잘 수행하세요. 그러면 빨리는 아니더라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우직하면서도 사실적인 답변을 주었다.


[1996년 4월 19일 스탠퍼드대 법학대학원 연설 -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 지혜 재고]


워런에게는 무척 존경하는 스승 겸 멘토 벤저민 그레이엄이 있었습니다. 그레이엄은 매우 학구적이어서 컬럼비아대를 졸업할 때 3개 학과에서 박사 과정 초청과 함께 강의 요청을 해왔습니다. 그 3개 학과는 문학, 그리스 라틴 고전, 수학이었습니다.


그레이엄은 매우 학구적인 성격이었습니다. 애덤 스미스처럼 집중력이 뛰어난 천재 스타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학자처럼 보였습니다. 인품도 훌륭했습니다. 부자가 되려고 크게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죽을 때는 부자였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는 학계에서 많이 배울 수 있으며 최고의 학문은 정말로 효과적입니다. 그런데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즉 다양한 학문에서 주된 모형을 가져와 모두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학문 사이의 경계를 무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은 다릅니다. 세상 사람은 학문 사이의 경계를 고수하려고 합니다. 관료적인 거대 기업도 그렇습니다. 물론 학계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내가 할 말은 학계의 태도가 형편없이 잘못되어 기능을 상실했다는 말뿐입니다.


기업에서 최악의 기능 장애는 여러 부서가 업무를 쪼개어 차지하고 영역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경계를 초월하는 사고방식을 개발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잘 사용해야 하는데 잘 사용하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심리학 모형입니다.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가 쓴 《언어본능(The Language Instinct)》에 의하면, 인간의 언어 능력은 학습되는 것이 아니라 게놈(genome) 깊숙이 저장된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촘스키는 인간의 언어 능력이 게놈에 저장되어 있다는 주장이 "아직 확실치 않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핑커는 말했습니다. “아직 확실치 않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됩니다! 다윈의 자연선택을 통해서 확인된 사실입니다.” 핑커의 말이 확실히 옳습니다.

[스티븐 핑커와 노암 촘스키 출처 구글 이미지]

촘스키 같은 천재가 왜 이렇게 명백한 오판을 했을까요? 그 이유는 촘스키는 열정적인 사상가였고 극단적인 평등주의 좌파였기 때문입니다. 그 관점을 인정하면 그는 자신의 좌파 사상이 위협받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사상적 편향이 그의 판단에 영향을 준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교훈을 하나 더 얻게 됩니다. 사상이 촘스키 같은 천재도 바보로 만들 정도라면, 여러분과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겠습니까? 강력한 사상은 사람의 인식을 극단적으로 왜곡합니다.


여러분은 다양한 학문에서 다양한 모형을 가져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지만, 강력한 사상에 대해서는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정확성, 근면, 객관성을 지지하는 사상이라면 수용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최저 임금 인상이나 인하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확신하게 만드는 사상을 수용하면 여러분은 바보가 됩니다.


두 가지 이상의 요소가 같은 방향으로 작용할 때 나타나는 롤라팔루자 효과에 유의해야 합니다. 주요 모형을 가져와서 체계적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계속해서 실수를 되풀이할 것입니다.


심리 요인 이용 기법을 써서 사람을 함부로 조종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누군가를 조종하려고 상한선을 무시하고 이 기법을 이용하다가 발각되면 심각한 곤경에 처하게 됩니다.


꿀벌은 꿀을 발견하면 벌집으로 돌아와 그 위치를 춤으로 알립니다. 춤으로 방향과 거리를 알리는 것은 꿀벌이 유전적으로 타고난 능력입니다. 약 40~50년 전 총명한 과학자가 이에 대해 실험을 했습니다.

그는 벌집 바로 위 높은 곳에 꿀을 놓아두었는데, 실제로 자연환경에서 벌집 바로 위쪽에 꿀이 존재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따라서 꿀벌은 이런 경우를 춤으로 소통할 방법도 없습니다. 꿀벌은 꿀을 발견하고 벌집으로 돌아왔지만 춤으로 꿀의 위치를 알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면 꿀벌은 어떤 행동을 했을까요?

실제로 꿀벌은 앞뒤가 안 맞는 이상한 춤을 추었습니다. 이렇게 꿀벌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질문에 대해 엉뚱한 답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는 엄청난 잘못입니다.


여러분이 만물박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실제로는 전혀 모르는데도 질문에 항상 자신 있게 대답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는 이런 사람을 내보내려고 노력합니다. 이들은 엉뚱한 춤을 추는 꿀벌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통계적 우위를 안겨주는 통찰을 얻으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그런 통찰을 심리학에서 얻을 때도 있지만 다른 곳에서 얻을 때가 더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얻는 통찰은 1년에 한두 개에 불과합니다.


나는 지혜를 열정적으로 추구합니다. 정확성과 호기심도요. 어쩌면 내 본성에 후한 면이 있어서, 내 짧은 인생을 초월해서 가치를 추구할지도 모릅니다. 나는 다른 사람이 찾아낸 최고의 원칙을 익혀야 한다고 믿습니다. 혼자서 다 찾아내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똑똑한 사람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제3징 경제학에 대한 다학제적 접근과 주식 투자


집중 투자 : 가장 좋은 5개 종목에 집중하라


찰리 멍거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스타일을 ‘포커스 투자(focus investing)’ 방식으로 정의했다. 펀드처럼 수백 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약 10개 종목에만 집중 투자한다는 말이다.



[2003년 10월 3일 캘리포니아대 샌타바버라 허브 케이 학부 경제학과 강의 - 경제학: 다학제 관점에서 본 강점과 약점]


경제학은 여러 측면에서 소프트 사이언스의 여왕입니다. 사람들은 경제학이 다른 소프트 사이언스보다 나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나는 경제학이 다른 소프트 사이언스보다 다학제 측면에서 낫다고 봅니다. 그러나 경제학은 여전히 엉망이라고 보며, 이 문제점에 대해서도 논의하고자 합니다.


1) 치명적 단절성


경제학의 문제점 하나는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 영국의 철학자, 수학자)가 일찌감치 언급한 ‘학문 사이의 치명적 단절성’입니다. 각 분야의 교수는 다른 분야의 모형을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 학문을 통합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화이트헤드와 저서 출처 구글 이미지]

2) 인용 표시 누락


《맨큐의 경제학》의 문제점은 다른 학문에서 가져온 개념에 인용 표시를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맨큐는 외부에서 가져온 기초 지식의 출처가 물리학인지, 생물학인지, 심리학인지, 게임 이론인지 제대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인용 표시를 생략한 채 원하는 것만 가져다 쓰는 맨큐의 기법을 나는 ‘마음껏 드세요’라고 부르거나 ‘키플링주의(Kiplingism)’라고 부릅니다. 키플링주의라고 부를 때는 키플링의 다음 시가 떠오릅니다. “호머가 아름다운 수금(竪琴)을 연주하자, 육지와 바다에서 남자들의 노래가 들렸다, 도움을 청해도 된다고 생각한 호머는, 다가가서 붙잡았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맨큐도 이런 방식이었습니다. 그는 그냥 붙잡았습니다.

[우: 러디어드 키플링 출처 구글 이미지]

3) 물리학(과도한 정밀성) 선망 : 강형 효율적 시장 이론 비판


경제학처럼 복잡한 시스템에 과도한 정밀성을 적용하면 그 오차가 증가해, 엉터리 조언을 한 맥킨지 파트너보다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경제학은 물리학의 기초 사상을 받아들이되, 그 학문처럼 정밀성을 추구해서는 안 됩니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모든 것을 더 단순화할 수 없을 정도로 최대한 단순화해라"와 같은 취지로 허버트 슈타인이 말한 “영원히 가지 못하는 것은 언젠가 멈추기 마련이다"라는 명언들에 주목하면 경제학자는 훨씬 부유해질 것입니다.


4) 거시경제학 중시(미시경제학 소홀) :

이는 해부학과 화학도 모르면서 의학에 통달하려고 하는 것이다. 미시경제학은 매우 재미있고 거시경제학을 이해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게다가 거시경제학 시스템은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자주 틀린다.


신규 매장의 성공 요인은 미시경제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이 훨씬 유용하다. 멍거는 이례적인 성공은 아래와 같은 요소들을 결합했을 때 나타난다는 식의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A) 1~2개 변수의 극대화나 극소화 예: 코스트코, 신규 개장한 버크셔 가구 및 가전 매장의 성공.

B) 성공 요소를 계속 추가하면 이들이 더 많이 결합해 성공하게 됩니다. 그러면 중단점과 임계 질량 개념이 보여주는 것처럼 흔히 비선형적 성과가 나옵니다. 투입량을 조금 더 늘려 이른바 롤라팔루자 효과를 얻는 것입니다.

C) 다수 요소에서 탁월한 성과 예: 토요타, 레스 슈왑.

D) 큰 파도 올라타기 예: 오라클


나아가 문제 해결에는 폐부를 찌르는 알고리즘을 사용해야 한다. 정방형 뿐만 아니라 역방향으로도 사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미국인이 1대 1 경기에서 전미에서 우승하였는데, 65년 후에도 우승하였다. 무슨 경기일까?"라는 문제는 '손과 눈을 함께 사용'하거나 '체력을 요하는' 경기일 수 없으므로 이런 것들을 배제하면 '체커' 게임으로 추론할 수 있다.


5) 통합 부족(외부 뿐만 아니라 내부와도 통합 부족)


첫 번째 문제는 "가격을 올려야 수요가 증가하는 사례"들이다. 그리고 그렇게 "가격을 인상해서 얻은 추가 수익을 매출 증대에 사용하는 방식의 효과" 등과 같은 내부적으로 통합된 방식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통합에 관한 두 번째 문제에는 경제학에서 가장 유명한 두 가지 개념이 포함됩니다. 하나는 리카도(David Ricardo)의 비교 우위론 개념이고 다른 하나는 애덤 스미스의 핀 공장 개념입니다.


둘 다 가장 능숙한 사람에게 역할을 맡긴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그러나 두 개념은 전혀 다른 면도 있습니다. 핀 공장은 누군가가 전체 시스템을 계획하는 극단적인 사례이고, 비교 우위론은 무역에서 저절로 발생하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이 둘은 '상호작용'을 할까?


이에 관한 멍거는 본인이 겪은 헐리우드 파크 경마장 건너편 호텔 대출 사례를 들고 있다. 이것은 분명히 비교 우위론과 핀 공장 개념이 상호 작용한 사례입니다. 이 사내가 설계한 특이한 사업 시스템은 핀 공장 개념이었고, 이 사내를 찾아낸 것은 비교 우위론 개념이었습니다.


버크셔가 보유한 저축대부조합이 할리우드 파크 경마장 건너편 호텔에 대출을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머지않아 그 지역은 폭력단, 포주, 마약상이 우글거리는 장소로 바뀌었습니다. 마약 중독자가 벽에서 구리관까지 뜯어냈고 총 들고 드나드는 사람도 많아서 호텔에 오는 손님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두세 번 담보권을 실행했으므로 이제는 담보 가치도 사라졌습니다. 이 미시경제 문제에는 해결책이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우리는 맥킨지나 하버드 출신 교수에게 문제 해결을 의뢰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랬다면 무서운 이웃 탓에 망해가는 호텔의 회생 방안이 담긴 25센티미터 두께의 보고서를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호텔에 ‘매물, 임대도 가능’이라고 쓴 표지판을 달았습니다.

표지판을 보고 한 사내가 찾아와 말했습니다. “주차장을 퍼팅 그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용도 변경 승인을 받아주면 내가 20만 달러를 들여 호텔을 수리하고서 신용 대출을 받아 고가에 인수하겠소.” 우리가 대답했습니다. “호텔인데 주차장은 있어야지요. 도대체 무슨 생각이신지요?”

그가 말했습니다. “내가 하는 사업은 플로리다에서 항공편으로 노인을 데려와 공항 근처에 숙박시키면서 버스로 디즈니랜드 등 다양한 곳을 구경시키는 일입니다. 내 고객은 호텔 안에 머물게 되므로 지역 주민이 아무리 거칠어도 걱정 없습니다. 고객은 모두 아침에 버스로 나갔다가 저녁에 돌아오므로 주차장 대신 퍼팅 그린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 사내와 계약했습니다. 이후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렸고 대출금도 회수되었습니다.


6) 심리학에 대한 무지


근접 실패(almost-win, near-win) 확률을 높인 슬롯머신 사례 : 기량을 겨루는 게임(games of skill)에서 근접 실패는 플레이어가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반면 확률 게임(games of chance)인 슬롯머신의 근접 실패는 플레이어에게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근접 실패는 사용자가 자신의 전략이 옳다는 신호로 해석하거나 승리가 눈앞에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 때가 많다. 행동적으로 설명하면 근접 실패는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바라는 결과가 출현할 것이라고 믿도록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임직원이 횡령을 일삼고 통제가 느슨한 지역 사회에서는 누구나 물건을 훔치는 분위기로 인해 마비되어 작동하지 않던 라틴 아메리카 경제를 다양한 심리 기법을 통해 해결한 사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자들은 이에 대해 언급하지도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7) 파급효과에 대한 관심 부족


직물 공장의 신형 직조기 비용 절감 효과는 실제로는 소비자에게만 돌아가고 공장은 계속 투자만 하게 되기 때문에 이러한 유형은 투자는 회사의 경영 개선이나 자본이익율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음.


무지한 법규가 사기를 조장하는 인센티브 구조인 사례 : 화물 트레일러 사업의 텍사스 공장을 유타주로 옮기면서 급여에서 산업재해 보상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서 2%로 떨어짐.


니더 호퍼링(하버드 대학원 시스템을 악용한 사례) : 니더 호퍼가, 상호성 편향(reciprocity tendency)을 활용해, 교수의 따분한 작업을 도와주면 교수들이 무조건 A학점을 주는 것을 활용해서, 고급 과정을 등록해 놓고 수업에 들어가지도 않으면서 좋은 학점을 맞아 졸업함.


미국과 중국의 무역으로 인한 효과 : 리카르도의 이론에 따라 평균 복지는 미국이 성장하지만, 결국 경제가 더 많이 성장하는 것은 중국임.


8) 횡령 상당 행위 개념에 대한 관심 부족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는 발각되지만 않으면 횡령이 소비 촉진에 매우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습니다. 횡령을 당한 사람은 자기 자산이 감소한 사실을 모르므로 소비를 줄이지 않고, 횡령한 사람은 구매력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갤브레이스의 분석이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그가 횡령을 중요한 현상으로 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횡령은 대부분 발각되며 발각되면 곧바로 역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래서 소비 촉진 효과가 즉시 상쇄됩니다.

[갤브레이스와 그의 저서 출처 구글 이미지]

자산 운용사의 횡령 상당 행위(febezzlement) : 자산 운용 회사가 고객의 돈으로 주식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운용 보수로 받는 수십억 달러는 전혀 쓸모없이 낭비되는 돈입니다. 시장이 상승하는 동안에는 포트폴리오의 평가액이 계속 상승하므로 고객은 자기 돈이 낭비된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운용 보수를 받는 사람은 정당하게 돈을 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는 고객에게 손해를 입히면서 돈을 벌고 있으므로 이는 확실히 발각되지 않은 횡령 상당 행위가 된다.


9) 미덕 효과와 악덕 효과에 대한 관심 부족


프라 루카 디 파치올리가 만든 복식 부기의 효과 : 속이기 쉬운 시스템은 문명사회를 망치지만 속이기 어려운 시스템은 문명사회를 발전시킨다)


경제 시스템은 사상이 매우 믿음직할 때 더 잘 돌아간다. 종교에서 유래한 죄의식은 믿음직한 사상을 만들면서 경제를 크게 발전시켰습니다.


악덕 효과(광기 어린 호황과 악덕 판촉 활동) : 미국 기업 경영자가 받는 과도한 보수에 모두가 화를 냅니다. 법률가는 아무 효과도 없는 엉터리 개선책만 쏟아냅니다. 그래도 부분적인 해결책은 있습니다. 대주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보수를 지급하지 않으면 상호성 편향이 약해져서 경영자의 과도한 보수에 놀라운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멍거와 버핏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이사 중에는 이사 보수가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들은 다른 이사회에도 추천받고 싶어 하므로 CEO가 불편하게 받아들일 말은 좀처럼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간혹 인식하지 못하지만 시스템이 최상으로 작동하려면 가끔 불공정해 보이는 조처가 필요합니다. 모든 사람을 평균적으로 더 공정하게 대우하려면 일부 시스템에서는 개인을 의도적으로 불공정하게 대우해야 할 경우도 있다: 해군에서 좌초한 배의 선장은 선장의 과실이 아니더라도 전역해야 함. 모든 사람이 좌초를 피하려고 더 노력하게 됨.


악덕이 경제학에 미치는 효과는 엄청나다. 남해회사 버블 여파로 영국 정부는 수십 년 동안 상장 주식 거래를 금지했습니다. 의회는 합명회사(合名會社, 사원 모두가 회사의 채무에 대해 직접 연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회사) 설립은 허용하지만 상장회사 주식 보유는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 질투의 악덕 효과와 역설 : 버나드 맨더빌(Bernard Mandeville, 1670~1733, 영국의 의사, 작가)의 저서 《꿀벌의 우화(The Fable of the Bees)》(가난한 자를 교육하면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만 부추기게 된다고 비판한 책 - 역자 주)를 기억하나요? 맨더빌은 질투가 소비 성향을 크게 높인다고 확실하게 설명했습니다.

[파치올리, 버나드 맨더빌, 꿀벌의 우화 출처 구글 이미지]

* 잘못된 생각을 버리지 못하는 사례(하이먼 리보위츠 못 공장)

하이먼 리보위츠(Hyman Liebowitz)는 고국을 떠나 미국으로 왔습니다. 그는 고국에서 하던 가업인 못 제조 사업으로 미국에서 출세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노력을 거듭해 마침내 못 사업에서 크게 성공했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말했습니다. “이제 당신은 늙었으니 사업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플로리다로 갑시다.”

리보위츠는 사업을 아들에게 넘겨주고 플로리다로 갔습니다. 하지만 재무 실적은 매주 보고를 받았습니다. 오래지 않아 재무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습니다. 사실은 끔찍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는 항공편으로 공장이 있는 뉴저지로 돌아갔습니다. 공항에서 공장으로 가는 길에 그는 환하게 불이 들어온 거대한 옥외 광고를 보았습니다.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 광고였습니다. 십자가 아래에는 커다란 설명문이 있었습니다. “리보위츠 못을 사용함.” 그는 공장으로 뛰어 들어가 소리쳤습니다. “멍청아! 도대체 무슨 짓이냐? 내가 50년 동안 키운 회사란 말이다.” 아들이 대답했습니다. “아빠, 고칠게요. 저를 믿으세요.”

플로리다로 돌아온 리보위츠는 계속 재무 실적 보고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실적은 계속 악화했습니다. 그는 다시 뉴저지로 갔습니다. 공항에서 공장으로 가는 길에 그 거대한 옥외 광고를 보았는데, 이번에는 십자가가 비어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예수가 십자가 밑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설명문에는 “리보위츠 못을 사용하지 않음”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케인스는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기는 어렵지 않다. 낡은 생각을 버리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성공한 원인을 더 멋지게 표현했습니다. “호기심, 집중력, 인내심, 자기비판(self-criticism).” 여기서 자기비판은 자신이 지극히 아끼던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폐기했다는 뜻이다.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과감하게 폐기할 수 있다면 그것은 엄청난 재능이다.

[출처 구글 이미지]
제4장 오판의 심리학 - 세상을 정확하게 바라보면 웃을 수밖에 없는 까닭


주식 투자자의 가장 큰 적(敵) 중 하나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다.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는 어느 정도 객관적인 분석이 가능하지만 매수한 후에는 오직 주관적인 분석만 가능하다.


주가가 떨어지면 대다수 투자자는 주가가 오르기를 기도할망정 그 주식에 불리한 정보는 무시하기 십상이다. 결국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주가가 떨어지고 나서야 마침내 실수를 인정하고 현실을 받아들인다.


멍거는 확증 편향을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았다. 인간의 뇌는 ‘불일치 회피(inconsistency avoidance)’를 위해 변화를 꺼리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고 이것이 확증 편향의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21세기의 현대인은 날마다 엄청난 양의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복잡한 선택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정보의 홍수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 결국 인간은 지름길을 선택하게 된다. 즉 우리가 원하는 결과와 부합하는 정보에 매몰된다. 


우리의 믿음을 강화해 주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울 뿐만 아니라 정신 에너지 소모도 적기 때문이다. 반면 기존의 믿음을 부정하는 정보는 어떻게 해서든 피하려고 노력한다.


확증 편향을 피하는 방법은 없을까? 역사적으로 이를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해 낸 인물은 찰스 다윈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오랜 세월 동안 한 가지 황금 법칙을 지켜왔다. 언제든지 내가 내린 결과에 반대되는 출판물, 새로운 관찰 또는 생각을 보거나 떠올렸을 때 반드시 즉시 메모를 하는 일이다.

나는 이런 사실과 생각이 내게 유리한 것보다 훨씬 쉽게 기억에서 사라진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습관 덕분에 내 견해에 대한 반대 중 내가 주목하거나 대답하려고 시도하지 못한 것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또한 비위를 맞추기 위해 굽신거리지 않으며 지극히 논리적인 파트너를 두는 것과 반대 이론을 경청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실제로 2013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공매도한 헤지펀드 트레이더 더그 카스(Doug Kass)를 초대해서 그와 토론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더그 카스와 2013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의 토론 화면 출처 구글 이미지]

인간 행동의 패턴


멍거가 제시한, 오판의 원인이 되는 25가지 경향은 다음과 같다.


1. 보상과 처벌 경향(Reward and Punishment Super Response Tendency)


페덱스 사례 : 야간 환적 작업에서 시간제로 일할 때는 업무가 끝나지 않았으나 업무 단위로 급여를 지급하고 업무가 완료되면 퇴근하도록 하자 크게 업무 효율이 개선되었다.


멍거는 제록스가 복사기 중 신제품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구형 제품 판매가 많은 점을 의아하게 여겨 조사해보니 구형 제품 판매 시 영업 사원이 받는 인센티브가 훨씬 많았다는 사례도 소개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멍거의 《가난한 찰리의 연감》에 영감을 준 《가난한 리처드의 연감》에서 “사람을 설득하려면 이성이 아니라 이익(이기심)에 호소하라”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가난한 리차드의 연감 출처 구글 이미지]

보상은 강력한 동기 부여 요소(motivator)이기 때문에 멍거의 표현대로 인센티브가 야기한 편향(incentive-caused bias)이 발생하기 쉽다. 멍거는 오래전부터 경제학자들은 이를 ‘대리인 비용(agency cost)’으로 설명했다고 부연했다.


2. 선호·애정 경향(Liking/Loving Tendency)


우리가 선호하고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좋은 면만 보게 하는 경향이다.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실수를 하게 된다고 한다.


* 좋아하는 대상의 실수를 무시하거나 그의 소망에 순응한다.

* 좋아하는 대상과 관련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사람·물건·행동을 선호한다.

* 사랑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사실을 왜곡한다.


3. 반감·혐오 경향(Disliking/Hating Tendency)


선호·애정 경향과 반대로 우리가 싫어하거나 혐오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나쁜 면만 보게 하는 경향이다. 대다수 사람은 싫어하는 사람의 장점은 애써 무시하며 그에게 배우려 하지 않는다.


4. 의심 회피 경향(Doubt-Avoidance Tendency)


인간의 뇌는 의심을 빨리 제거하고 결론에 이르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호랑이 같은 맹수에게 쫓기면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하지 않고 즉각 도망가려고 한다. 이는 혼란스럽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촉발되기 쉽다.


5. 불일치 회피 경향(Inconsistency-Avoidance Tendency)


인간의 뇌는 변화를 꺼리면서 프로그래밍할 공간을 보존하는데 이것이 바로 불일치 회피 경향의 형태로 나타난다. 변화를 위해서는 기존 정보와 새로운 정보를 분석해서 기존 결정을 유지 또는 변경하도록 판단하는 사고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의심 회피 경향과 결합하면 인지 과정에 큰 오차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처음에 내린 결론에 집착하는 경향(first conclusion bias)도 유사하다.


6. 호기심 경향(Curiosity Tendency)


긍정적으로 묘사된 경향. 다른 심리적 경향으로 발생한 나쁜 결과를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역할이다.


7. 칸트적 공정성 경향(Kantian Fairness Tendency)


독일 계몽철학자 칸트는 “보편화 가능한 준칙에 따라 행위하라”라는 정언 명령(定言命令)을 제시했다. 정언 명령은 행위의 결과와 상관없이 행위 자체가 선(善)이기 때문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 도덕적 명령이다. 그리고 모두가 이 정언 명령을 따랐을 때 모두에게 최선의 결과가 창출된다.


선착순/공정성 공유가 지켜지지 않으면 적대적인 반응을 야기할 수 있다.


8. 시기·질투 경향(Envy/Jealousy Tendency)


9. 상호성 경향(Reciprocation Tendency)


다른 사람이 친절을 베풀면 친절을, 냉대를 베풀면 냉대를 돌려주려는 상호성 경향은 아주 오래전부터 주목받아왔다. 이는 로비의 문제로 발전하기도 하며 이를 방지할 시스템이 필요하다.


10. 단순 연관성 경향(Influence-from-Mere-Association Tendency)


코카콜라 광고는 언제나 경쾌하고 즐거운 모습을 보여준다. 코카콜라를 떠올리면 즐거움이 연상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 경향은 선호·애정 경향, 반감·혐오 경향과 연관될 때가 많다.


11. 현실 부정(Simple, Pain-Avoiding Psychological Denial)


12. 과도한 자존감 경향(Excessive Self-Regard Tendency)


사람들은 보통 자기 능력을 과대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이 보유한 물건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소유 효과(endowment effect) 역시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복권은 복권 번호를 무작위로 받을 때보다 자기가 복권 번호를 직접 고를 수 있을 때 판매가 늘어난다.


과도한 자존감 경향으로 어리석게 행동하는 것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자신과 가족, 자신의 과거와 미래 행동의 가치를 생각할 때 객관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13. 과도한 낙관주의 경향(Overoptimism Tendency)


기원전 4세기 고대 그리스 웅변가이자 정치가인 데모스테네스는 “사람은 바라는 대로 믿게 된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상황이 좋을 때 간혹 과도한 낙관주의 경향을 드러낸다. 이 경향에 효과적인 해결책은 간단한 수학적 확률을 배워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데모스테네스 출처 위키백과, 워드로우]

14. 박탈에 대한 과민 반응 경향(Deprival-Superreaction Tendency)


10달러를 얻었을 때의 행복감보다 10달러를 잃었을 때의 상실감이 두 배 정도 강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가 얻은 것의 가치보다 잃은 것의 가치가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손실을 회피하려는 손실 회피 편향이 나타난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가 이미 큰 수익을 얻었음에도 팔지 않는 이유는, 보상 과민 반응, 불일치 회피 경향의 현상 유지 편향, 과도한 자존감 경향의 소유 효과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박탈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앞으로 큰 수익을 안겨줄 그 주식이 줄어드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5. 사회적 증거 경향(Social-Proof Tendency)


주변 사람과 똑같이 행동하는 것은 상당히 효율적이다. 다만 다른 사람이 틀렸을 때 그들을 무시하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이 능력보다 더 가치 있는 능력은 매우 드물다.

 

16. 대조 경향(Contrast-Misreaction Tendency)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계산할 때 미세한 단위까지 계산하기보다 간단한 느낌, 즉 대조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판매자가 가격을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했다가(예컨대 책상 가격이 100만 원) 원래 정가인 40만 원으로 할인해 준다고 하면 싸게 느껴지는 정박 효과(anchoring effect)도 대조 경향 때문에 발생한다.


17. 스트레스 영향 경향(Stress-Influence Tendency)


위협으로 인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아드레날린이 빠르게 분비되어 극단적인 반응을 촉진하게 된다.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사회적 증거 경향도 강화된다.


18. 가용성 경향(Availability-Misweighing Tendency)


우리는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해결책은 체크리스트를 사용하는 등 사고 과정을 보완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다.


19. 용불용 경향(Use-It-or-Lose-It Tendency)


우리 능력은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한다. 높은 수준의 능력은 매일 연습해야 유지될 수 있다.


20. 약물 의존 경향(Drug-Misinfluence Tendency)


21. 노화 경향(Senescence-Misinfluence Tendency)


노화의 부작용인 인지 능력 쇠퇴를 늦추는 최선의 방법은 호기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사고하고 배우는 것이다. 그것도 즐겁게!


22. 권위 복종 경향(Authority-Misinfluence Tendency)


멍거는 우리 사회가 선조 때처럼 지배 서열(dominance hierarchy)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리더를 따르도록 태어났다고 말한다. 스탠리 밀러의 전기 충격실험은 좋은 예이다.


23. 헛소리 경향(Twaddle Tendency)


사람은 언어라는 선물을 가지고 태어난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심지어 헛소리를 내뱉기도 한다.


24. 이유 존중 경향(Reason-Respecting Tendency)


사람들은 천성적으로 정확한 인지를 좋아하고 그 인지에 이르는 과정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아무런 의미 없는 이유를 제시해도 양보받는 확률이 훨씬 높았다. 이유를 제시하는 사람에게 양보하는 조건 반사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25. 롤라팔루자 경향(Lollapalooza Tendency)


멍거는 특정한 결과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여러 가지 심리적 경향이 동시에 작용해서 극단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롤라팔루자 경향(효과)이라고 설명했다. 밀그램의 전기 충격 실험이나 광신적 종교 집단이 사람을 개종시키는 상황도 다수의 심리적 경향이 복합적으로 결합했을 때 발생한다.


멍거의 추천 도서 두 권


애리조나 주립대 심리학과 로버트 치알디니 석좌 교수가 쓴 《설득의 심리학》


이 책은 상호성의 원칙, 일관성의 원칙, 사회적 증거의 원칙, 호감의 원칙, 권위의 원칙, 희귀성의 원칙을 설득의 6가지 법칙으로 소개하고 있다.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출처 구글 이미지]

《바빌론 부자들의 돈 버는 지혜》


1926년부터 조지 클레이슨은 고대 바빌론의 우화 형식을 빌려 재테크와 관련된 짧은 글을 썼는데, 이 글들은 은행과 보험 업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나중에 책으로도 출판되었다.

[조지 클레이슨과 저서 출처 구글 이미지]

이 책에는 ‘얄팍한 지갑에서 벗어나기 위한 7가지 비결’과 ‘황금의 5가지 법칙’이 실려 있는데 이 중 ‘황금의 5가지 법칙’을 살펴보자.


(1) 황금은 수입의 10% 이상을 저축하는 사람에게 기쁜 마음으로 찾아가며 그와 가족의 미래를 보장하는 큰 재산으로 불어난다.

(2) 수익성이 좋은 곳에 투자하면 황금은 스스로 알아서 일하고 자연스럽게 늘어나며, 나중에는 들판의 양 떼처럼 불어난다.

(3) 현명한 사람의 조언에 따라 신중하게 투자하는 사람은 황금을 잃지 않는다.

(4)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나 전문가가 외면하는 분야에 투자하는 사람은 황금을 잃게 된다.

(5)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 사기꾼의 사탕발림에 현혹되는 사람, 경험도 없으면서 헛된 욕망을 좇는 사람은 황금을 잃게 된다.


[1995년 6월 하버드대 강연 - 오판의 심리학]

* 이 강연 내용 대부분은 위에서 다른 오판 원인 25가지와 중복된다. 그중 중복되지 않는 부분만을 별도로 정리해 보았다.


* 조건 반사 편향


우리는 돈이 있으면 필연적으로 이른바 이차적 강화(secondary reinforcement)라는 일종의 조건 반사를 하게 됩니다. 실제로 전체 광고의 4분의 3은 순전히 조건 반사 원리를 이용합니다.  가격을 올리면 더 잘 팔리는 현상도 '가격-품질 연상 심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페르시아 전령 증후군’ : 페르시아 황제는 나쁜 소식을 가져오는 전령을 죽였다고 한다. 아르코와 엑슨 소송이 무의미하게 계속되는 이유는, 아무도 경영진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미친 모자 장수의 다과회로 비유함 - 시계는 6시에 멈추어져 있고 계속 차만 마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모자 장수 출처 구글 이미지]

- 롤라팔루자 효과 사례


* 타파웨어(Tupperware) 파티: 타파웨어는 몇 가지 심리 편향을 이용해서 수십억 달러를 벌었습니다. 이 수법은 매우 천박했던 탓에, 저스틴 다트(Justin Dart)가 이 사실을 인정하라고 강요하자 이사들이 사임했습니다. 경제적 성과로 판단하면 다트의 행동이 전적으로 옳았습니다.


[2023년 4월 12일 로이터]

1946년 화학자 얼 타파가 페인트 캔 뚜껑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어 설립한 미국의 재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인 이 회사는 금요일에 기업으로서의 능력에 대해 “상당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월요일 주가가 48%나 급락했다. 다른 직접 판매 회사와 마찬가지로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소비자 습관이 변했을 때 회사가 얼마나 빨리 재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타파웨어는 미국의 파티와 바비큐의 주역이었던 시절부터 많은 것이 바뀌었고, 코로나19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었다: 2020년 3분기에는 집에서 요리하는 사람들이 레시피를 만들어 내면서 회사의 매출이 4배 이상 증가하였지만 외식이 부활하면서 남은 음식을 먹는 곳이 줄어들었다. 미구엘 페르난데스 사장은 회사가 ‘포스트 팬데믹의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연례 보고서 제출이 늦어지면서 실적이 허위로 기재돼 채권자들이 타파웨어가 채무 약관을 위반했다고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 스탠리 밀그램 실험

[밀그램과 실험 출처 구글 이미지]
1961년 예일 대학교의 심리학과 조교수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이 실시한 "권위에 의한 복종"에 대한 실험.

학생 역할의 피실험자는 양쪽에 전극이 부착된 의자에 묶인 채 실험관에 의해 전기 충격 장치가 연결되었고, 교사 역할의 피실험자는 전기 충격 발전기가 있는 다른 방으로 안내되었다. 전기 충격 발전기에는 15V부터 시작해 450V까지 15V씩 증가하도록 총 30개의 스위치가 달려있었고, 교사가 학생에게 문제를 냈을 때 학생이 틀리면 교사가 학생에게 전기 충격을 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실 학생 역할의 피실험자는 배우였으며, 전기 충격 장치도 가짜였다. 충격적이게도 65%의 피실험자가 450 볼트까지 전압을 올렸다. 기계에는 300V 이상의 충격을 주면 위험하다는 표시가 되어 있었고, 300V에 도달한 순간부터 학생 역할의 배우는 전기 충격을 받으면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으며, 가슴이 아프다며 그만둘 것을 간청하고 전압이 너무 높아지면 죽은 듯이 전기 충격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연기까지 했다. 이들은 자신이 죽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도 단지 지시에 따라 계속 전기 충격을 가했다.

밀그램은 사람들이 주저하거나 거부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면 정확히 4번 반복해서 계속하라고 지시하고 계속 거부하면 실험을 중단했는데, 이 지시란 것이 특별한 협박이나 설득도 아니고 단순히 "계속하십시오", "꼭 실험을 진행해야 합니다", "전기 충격으로는 실험자의 신체에 영구적 손상을 주지 않습니다. 실험을 계속하십시오"라고 말하는 정도였는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국 지시를 따랐다.


* 맥도널 더글러스 항공사 대피 훈련 : 정부는 신형 항공기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90초 이내에 모든 승객을 대피시키는 시험을 통과하도록 요구하며 점점 더 까다로운 조건을 추가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매우 실감나게 만든 모의 훈련 도중 많은 사고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관료주의와 여러 가지 심리 편향(권위에의 복종, 인센티브 편향 등)으로 인해 계속 더 심한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 공개 구두 경매(open outcry auction) : 이 제도는 사람의 머릿속을 엉망으로 휘저으려고 만든 제도입니다. 다른 사람이 호가를 제시하면 그 호가는 사회적 증거가 되며, 사람들은 상호성 편향과 과민 반응 증후군에도 휩쓸리면서 더욱 혼란에 빠집니다.


* 미국 대기업의 이사회 : CEO가 이상한 짓을 해도 이사회에서 반대를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는 사회적 증거가 되어 공식적 동의를 뜻하게 됩니다. 상호성 편향이나 인센티브 편향도 나타납니다.


- 심리적 편향의 장점 내지 방지 사례


* 칼 브라운이 만들어낸 의사소통 관행 : 그의 회사에서는 누가, 무엇을, 언제, 어디서, 왜 해야 하는지를 밝혀야 합니다. 그는 이유를 밝히면 의사소통이 더 잘 된다는 것을 잘 활용했습니다.


* 조종사 훈련에 사용되는 시뮬레이터 : 능력은 사용하지 않으면 약해집니다.


*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 치료 시스템 : 4-5개의 심리 편향을 섞어, 심리 편향을 파악한 사람이 이를 건설적으로 이용한 사례입니다.


* 의과대학의 임상 실습 : 매우 정확하게 배우는 방법입니다. 임상 실습의 표준 관행은 관찰하고 직접 해 보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여기서도 일관성·몰입 편향(자신의 견해를 고수하려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 미국 헌법 제정 회의 원칙 : 결론이 도출될 때까지 그 과정에서 협의한 내용을 비밀로 유지하고, 결론이 도출되면 헌법 전체에 대해 단 한 번만 투표하는 방식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누구나 자신이 한 말에 포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 할머니의 원칙 : 아이가 당근을 먹어야 아이스크림을 주는 원칙


*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의사 결정 분지도(Decision Treee) : 고등학교 대수학을 가르침. 기본 확률로 연결됨.


* 존슨 앤드 존슨(Johnson & Johnson)의 사후 분석 : 기업 인수 후 모든 사례를 끈질기게 재검토함.


* 공개 구두 경매에는 참가하지 않는다는 버핏의 원칙


제5장 멍거주의 - 돌직구 같은 직설과 유머


멍거주의(Mungerism) : 멍거의 독특한 발언과 사상


버크셔 해서웨이의 성공 비결


우리는 특별한 비법을 발견하기보다 항상 명백한 사실을 기억해 이익을 얻으려 합니다. 아주 영리해지려고 노력하기보다 멍청해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만으로 얼마나 많은 장기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알면 놀랄 것입니다.


우리는 완벽한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법이 정한 기준보다 훨씬 높은 기준을 지켰습니다.


연간 3% 비용이 드는 플로트(float)*를 창출해서 연 13% 수익을 내는 사업에 투자한다면 그것은 아주 좋은 일입니다.

* 증권시장에서는 주식(stock)이나 채권(bond)을 발행(issue) 또는 매출(sale)하는 경우에 float를 쓴다. 유가증권(securities)을 새로 발행함으로써 증권시장에 떠돌아다니게 하고 일반대중(public)이 이를 사고팔 수 있도록(make them available for trading)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간접 비용이 낮고, 분기 목표와 예산 계획이 없으며, 표준적인 인사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투자는 평균보다 훨씬 더 집중되어 있습니다.


투자 조언


베타 계수와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 등은 내가 볼 때 전혀 타당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가진 기업을 싼 가격에, 적어도 적당한 가격에 사려고 노력합니다.


교수들은 변동성이 리스크의 척도라는 말을 어떻게 퍼뜨렸을까요? 나는 이런 광기가 끝나기를 수십 년 동안 기다려왔습니다. 이것은 약간 손상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대로 있습니다.


워런이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아마도 학계를 잘못 평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 왜냐하면 나와 교류하는 학자들이 제정신이 아닌 이론을 가지고 있거든.”


과도한 분산 투자는 정신 나간 짓입니다. 우리는 폭넓은 분산 투자가 좋은 결과를 낸다고 믿지 않습니다. 거의 모든 좋은 투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분산 투자와 연관된다고 믿습니다.


좋은 사업이란, 첫 번째는 12%를 버는 사업이며 여러분은 그해 말에 이익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역시 12%를 벌지만 모든 잉여현금은 반드시 재투자되어야 합니다. 결국 남는 현금은 하나도 없습니다.


건설 장비를 파는 한 남자가 떠오릅니다. 그는 고객이 새 장비를 사면서 처분한 중고 장비를 인수한 후 그것을 바라보면서 “뒷마당에서 녹슬고 있는 저것이 나의 모든 수익이야”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런 부류의 사업을 싫어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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