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모두스 황제와 내란의 시기, 세베루스 황제
제2부 콤모두스 황제
(재위 180년~192년)
1) 탈주병과 포로를 즉시 로마로 송환한다.
2) 해마다 밀을 로마에 공물로 바친다.
3) 로마 영토 안에서 열리는 장에 참가할 권리를 갖되, 한 달에 한 번 로마 쪽이 허가한 도시나 마을에 한하여 백인대장과 그 휘하 병사들의 감시 아래 참가한다.
4) '가까운 야만족'의 배후를 위협하던 '먼 야만족' 가운데 1만 2천 명이 다키아 속주로 이주하는 것을 허락했으니, 앞으로 그들과는 싸우지 말 것.
5) 마르코마니족과 콰디족은 각각 병사 1만 3천 명을 로마군에 제공한다.
6) 도나우강 북안을 따라 5마일(로마마일이니까 약 7.5km) 너비의 무인지대를 설치한다 현재 거기에 배치되어 있는 로마 쪽 요새와 감시탑은 철거하되, 야만족도 방목을 구실로 사람이나 가축이 무인지대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
<야심가이기는 했지만, 뇌물이 통하지 않는 청렴한 사람이었다. 정책은 온건하고 무리가 없었다. 원로원을 대하는 태도가 고집스럽고 강경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유능한 공직자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비참한 죽음이 아니라 좀더 행복한 죽음을 맞을 자격이 충분했다.>
<어느 날 투기장에서 우리 원로원 의원들은 관람석 맨 앞줄에 나란히 앉아 황제의 뛰어난 무술을 관전하고 있었다. 그날 콤모두스의 상대는 저것도 새인가 싶을 만큼 커다란 타조였다. 콤모두스는 돌진해오는 그 새의 목을 단칼에 베어버렸다. 그런 다음 의기양양한 얼굴로 의원들을 돌아보며 손에 든 칼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한번 휘둘렸다. 마음만 먹으면 너희들 목도 이렇게 순식간에 날려버릴 수 있다는 듯이, 무서운 광경이었다. 하지만 우스광스럽기 짝이 없는 광경이기도 했다.
의원들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이 폭소는 의원들이 앉아 있는 지정석 끝에서 끝까지 퍼져갔다 디오 카시우스는(카시우스도 카이사르와 마찬가지로 저술에서는 자신을 제3자로 지칭했다) 이대로 가면 좋지 않은 결과로 끝난다고 직감했다. 그래서 머리에 쓰고 있던 월계관에서 월계수 잎을 한 닢 떼어내어 입에 넣고 씹기 시작했다. 다른 의원들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말하면서. 이를 본 콤모두스는 원로원 의원들이 월계수 잎을 질겅질겅 씹고 있어서 웃는 것처럼 보였을 뿐, 황제의 협박을 비웃은 것은 아니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의 잔인한 심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구실도 사라져버렸다.>
제3부 내란의 시대
(193년~197년)
전쟁터에서는 엄격하고 용감하지만, 정치는 신중하게 하겠다. 적이나 반대자에게는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처하겠지만, 시민에게는 공정하고 온화한 통치자가 되고 싶다. 사생활은 내 성격대로 계속 조심스럽게 꾸려가겠지만, 공적 생활에서도 거만해지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엄격하지 않은 신중함, 비굴하지 않은 친절함, 악의 없는 배려, 겉치레가 아닌 진정한 공정함, 일부러 과시할 필요는 없지만 로마 시민의 대표에 어울리는 당당하고 의연한 태도. 이런 것으로 시민의 ‘제일인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4부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
(재위 193~21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