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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총균쇠

'총, 균, 쇠'를 읽고 (2)

‘인간 사회의 운명을 바꾼 힘’에 대하여

by Andy강성
제2부 식량 생산의 기원과 확산


제4장 ‘농업의 힘’


여기에서는 총, 균, 쇠의 발전을 위한 전제 조건이었던 농경과 목축이라는 식량 생산 방식이 끼친 영향에 대해 다루고 있다.


즉 더 많은 식량과 더 많은 인구, 정치적으로 중앙 집권화되고 사회적으로 계층화된 사회, 또 경제적으로 복잡하고 과학기술적으로 혁신화된 사회로 이어진 주된 연결고리를 추적하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소비할 칼로리가 많다는 것은 더 많은 사람을 먹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즉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소수의 식물종과 동물종을 선택하고 그것이 해당 땅덩어리의 90퍼센트를 차지하도록 키움으로써 단위면적당 수렵•채집민보다 훨씬 많은 목축민과 농경민이 먹고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수치의 크기가 식량을 생산하는 부족이 수렵•채집 부족에 대해 갖는 많은 군사적 이점 중 첫 번째였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 포유류 가축은 직접 동물성 단백질의 공급원이기도 하지만 쟁기를 끌어 전에는 농경에 부적합했던 땅을 개간할 수 있게 해 줌으로써 훨씬 많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잉여 식량이 생겨 비생산 계급인 왕과 관료 및 전업 전문 계급도 부양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작물과 가축은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따뜻한 입을 것을 제공하고 주요 운송 수단으로 사용되며 원거리 정복 전쟁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가축과 함께 진화한 병원균도 정복 전쟁에서 중요하게 작용하였다고 한다.


[저자가 분석한, 역사의 흐름에 영향을 주는 요인, 136쪽]

제5장 ‘역사에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여기에서는 식량 생산이 독자적으로 시작된 지역과 그 지역에서 길들인 식물종과 동물종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의외로 오늘날은 상당히 건조하거나 생태학적으로 부적합한 곳(이라크와 이란, 멕시코, 안데스 지역, 아프리카 사헬 지역 등)에서 먼저 농업이 시작된 것이 신기하다고 한다.


고고학자들은 유적지에서 발견된 탄소 함유 물질에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을 사용해 그 지역에서의 식량 생산 시기를 추정한다고 한다.


모든 생명체에 존재하는 탄소 동위원소 12와 탄소 14의 비율은 약 100만 분의 1로 일정한데, 식물이나 동물이 죽으면 함유된 탄소 14의 절반이 5,700년 주기로 질소 14로 붕괴된다.


따라서 그 생명체에서 나온 물질에 함유된 탄소 14와 탄소 12의 비율을 보고 연대를 계산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위 비율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하기 때문에 보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토종 식물을 작물화한 동시에 독자적으로 식량 생산을 시작한 곳들로서 현재 구체적이고 확실한 증거가 나온 지역은 아래 지도와 같고, 그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


[독자적으로 식량 생산을 시작한 지역, 169쪽]
[각 지역에서 길들인 식물종과 동물종, 171쪽]

제6장 ‘농경, 선택의 기로’


여기에서는 왜 이 지역들에서 농경이 시작되었을까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식량 생산이 갑자기 ‘발견’되거나 ‘발명’된 것이 아니고, 수렵•채집민과 식량 생산자가 항상 명확히 구분된 것도 아니라고 한다.


즉 식량 생산은 결과를 의식하지 않은 채 내린 여러 결정들의 부산물로 ‘진화’한 것으로서 수렵•채집에 의존하던 생활 방식에서 식량을 생산하는 생활 방식으로 순차적으로 서서히 전환되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관해 어떤 이유로 수렵•채집이 경쟁적 이점을 상실하고 식량 생산이 유리해졌을까에 대해 고고학자와 인류학자 사이에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데, 대략 다섯 가지로 추릴 수 있다고 한다.


첫째, 동물 자원이 줄어들어 수렵, 채집의 생활이 13,000년 전부터 점점 힘들어져 야생에서 먹을거리가 줄어들었을 것이라 점이다.


둘째, 야생 사냥감이 고갈됨에 따라 땀 흘린 만큼 수렵•채집의 보상을 받기 힘들어진 반면, 작물화할 수 있는 야생식물이 늘어남에 따라 식물의 작물화를 통해 단계적으로 더 많은 식량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셋째, 야생에서 먹을거리를 채집해 가공하고 저장하는 장비가 점차 발전하고 궁극적으로는 식량 생산도 그 장비들에 의존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넷째, 인구밀도와 식량 생산의 양방향 관계로 인해 인구밀도가 올라가자 식량 생산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다섯째, 인구밀도가 높아지자 식량 생산자는 수적인 우세만으로도 수렵•채집민을 몰아내거나 학살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제7장 ‘아몬드를 재배하는 법’


여기에서는 어떻게 야생식물의 작물화가 이루어졌는 지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작물은 약 1만 년 전에 박물화된 밀과 보리와 완두콩이었다.


이 작물들은 야생에서도 먹을 수 있었고 수확량도 많았으며 재배하기도 쉽고 성장도 빨라 초기 농경민에게 큰 이점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이것들은 자화수분을 하는 이점이 있고 작물로 전환하는데 유전자 변화가 거의 필요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곡물에서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콩류를 동시에 작물화한 경향이 많았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 작물화가 된 것은 기원전 4,000년경에 시작된 과일나무와 견과류 나무(올리브와 무화과, 대추와 석류, 포도 등)였다.


이것들은 수확에 시간이 오래 결러 완전히 정착 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에게만 가능했지만 상대적으로 재배하기 쉬웠고 꺾꽂이나 씨뿌리기 만으로도 가능한 이점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옷을 짓는데 필요한 섬유를 얻기 위해 아마나 삼, 목화 등을 일찍부터 재배하였다고 한다.


[초기 농경지에서 발견된 다섯 가지 유형의 곡물 정리, 211쪽]

저자는 식물의 작물화와 동물의 가축화는 (처음에는 무의식적인 과정이었겠지만) 인간의 인위적인 특정한 개체에 대한 ‘선택’에 의해 이루어졌고 그 이후 그들이 생존경쟁에서 ‘진화’가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아래와 같은 다윈의 《종의 기원》의 문구를 인용하고 있다.


“나는 원예 서적에서, 조악한 재료로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낸 원예가의 경이로운 기술을 칭찬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 기술은 매우 단순한 데다 최종 결과에 관한 한 거의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 게 분명했다.

매번 가장 좋은 변종을 재배하고 그 씨앗을 뿌려 거기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변종이 나오면 그 변종을 선택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게 그 기술의 전부였다.”


제8장 ‘사과가 문제였을까, 인디언이 문제였을까’


여기에서는 독자적으로 초기 작물화에 성공한 지역, 특히 서남아시아의 비옥한 초승달 지역과 달리 일부 지역의 종족들은 왜 야생 식물을 길들이지 못했을까라는 의문에 대해 답을 찾아가고 있다.


저자는 먼저 비옥한 초승달 지역이 다른 지중해성 기후대에 비해 적어도 다섯 가지 이점을 갖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첫째, 서유라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지중해서 기후대라서 야생식물종과 야생동물종이 다양하다.


둘째, 지중해성 기후대 중에서도 서유라시아는 계절별 또는 연별 기후변화가 가장 크기 때문에 한해살이식물의 비율이 높다.


셋째, 좁은 범위 내에 고도의 차이가 크고 다양하다. 그로 인해 잠재적 원종이 될만한 야생식물종이 많았고, 산악지대 근처에는 강이 흐르는 완만한 저지대와 범람원 그리고 사막이 있어 관개농업에 적합하며, 고도 차이로 인해 수확기에 시차가 있어 산비탈을 올라가며 계속 수확이 가능했다.


넷째, 작물이 다양하기 때문에 가축화한 대형 포유동물의 조상도 다양해졌다.


다섯째, 수산자원이 상대적으로 빈약하고 주요 포유동물 중 하나인 가젤을 남획하여 점점 수렵•채집에서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일찍이 식량 생산을 시작하고 빠르게 곡물과 가축에 의존하는 삶으로 변경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지역과 비교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식량 생산을 시작했지만 정착되지 못한 뉴기니와 미국 동부의 예를 분석하고 있다.


먼저 뉴기니의 경우 야생에 작물화할 수 있는 곡류와 콩류의 원종이 크게 부족했다고 한다(대신 뿌리 작물과 열매를 맺는 나무에 집중했는데 단백질뿐 아니라 칼로리까지 부족했다고 한다).


또한 가축화할 만한 동물이 없었기 때문에 저지대는 물고기로 단백질을 얻지만 고원지대는 늘 단백질이 부족했고 높은 고도에서 재배하기에 적합한 뿌리 작물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식량 생산에 제약이 많았다고 한다.


미국 동부의 경우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 비해 한참 늦은 기원전 2,500년에서 1,500년 사이에 호박, 해바라기, 섬프위드, 명아주 등을 재배하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추가로 마디풀, 카나리아풀, 키작은보리의 3종을 작물화하고 재배했다.


하지만 이 작물들은 용량이 작고 섬프위드의 경우 불쾌한 냄새가 나며 건초열이라는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때문에, 기원 후 1세기 이후 멕시코산 3대 작물(옥수수, 강낭콩, 호박)이 도래하기 전까지는 주된 식량으로 자리 잡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이 지역에서는 개를 제외하고는 어떤 가축도 없어 결국 농경과 가축으로 인한 인구폭발이 일어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한다.


결국 저자는 비옥한 초승달 지역과 달리 다른 지역에서 농경 생산이 활성화되지 않은 주된 이유는 그 지역들의 생물상과 환경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즉 북아메리카의 원주민이 가장 재배하기 어려운 과일나무에 속하는 사과를 작물화하지 못한 이유를 단적인 예로 든다.


그러면서 그것은 원주민들의 문제도 사과의 문제도 아니고 북아메리카에 분포한 야생 동식물종 전체에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그 하나하나를 작물화해서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았기 때문에 북아메리카에서 식량 생산이 늦어지게 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제9장 ‘얼룩말과 불행한 결혼, 그리고 '안나 카레리나 법칙'’


여기에서는 유라시아와 달리 다른 지역에서는 대형 (45킬로그램 기준) 포유동물들이 가축화되지 못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가축화할 수 있는 동물은 서로 비슷하지만 가축화할 수 없는 동물은 제각각 그 이유가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의 유명한 첫 문장에서 비롯된 '안나 카레리나 법칙'(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어야 하고, 이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못하면 실패하게 된다는 법칙)을 인용한다.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좌: 고대에 가축화된 대형 초식 포유동물 14종 261쪽, 우: 가축화를 입증하는 첫 증거의 대략적인 연대 271쪽]

저자는 총 148종의 야생 후보종 중 총 14종을 제외한 나머지종을 가축화하는데 실패한 이유가 고대인에게 있지 않고 후보종 자체의 특징에 있다는 증거가 많다고 한다.


그 특징으로는, 1) 식습관(육식동물은 한 종도 식용으로 가축화되지 않았다), 2) 생장률, 3) 인공 번식 문제, 4) 포악한 성격(회색곰, 아프리카물소, 얼룩말을 예로 들고 있다), 5) 겁에 질려 허둥대는 성향, 6) 사회구조(가축화한 종들의 경우 무리를 지어 살고, 정교한 위계질서가 있으며, 각 무리의 세력권이 중첩된다) 등을 들고 있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유라시아에는 다른 대륙들보다 포유동물의 지리, 역사, 생태라는 측면에서 가축화할 수 있는 대형 초식 포유동물이 더 많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라시아 사회에 중대한 이점을 안겨주었다고 이야기하면서 마태복음의 구절을 인용하고 있다.


“청함을 받은 자는 많되 택함을 입은 자는 적으니라”(마태복음 22:14)


제10장 ‘드넓은 하늘과 기울어진 축’


여기에서는 식량 생산이 대륙마다 다른 속도로 확산된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식량 생산의 주된 확산 경로는, 1) 서남아시아에서 유럽, 이집트, 북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중앙아시아, 인더스강 유역으로, 2) 사헬 지역과 서아프리카에서 아프리카 동부와 남부로, 3)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열대지역, 필리핀, 인도네시아, 한국, 일본으로, 4) 메소아메리카에서 북아메리카로 전해졌다고 한다.


[비옥한 초승달 지역의 작물이 서유라시아로 전달된 경로와 시기, 295쪽]

저자는 대륙의 중심축 방향과 지형적, 생태적 장벽이 식량 생산의 확산 속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즉, 중심축이 남북방향인 남북아메리카와 사하라 이남아프리카보다 동서방향인 유라시아에서 문자와 야금술, 기술, 제국도 더 빠르게 확산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동일한 위도에서 동서양쪽으로 분포한 지역은 낮의 길이와 계절적 변화가 똑같기 때문에 식물의 발아와 생장 및 병충해에 대한 저항력이라는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한다.


또한 동물 역시 위도와 관련한 기후 특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남북으로 신속하게 확산되기는 어렵다고 한다.


나아가 이러한 축 방향의 대륙 간 차이는 과학기술과 발명의 확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하면서 바퀴와 문자를 예로 들고 있는데, 식량을 생산하는 방법과 그 경과가 중간에 끼어들어 간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초기의 바퀴는 농작물을 운반하는데 쓰인, 소가 끄는 수레의 일부였으며, 초기의 문자는 지배 계급이 물품의 관리, 기록 관리 등 농경사회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결국 작물과 가축 및 식량 생산과 관련한 기술의 교환이 활발한 사회는 다른 것도 적극적으로 교환할 가능성이 컸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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