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 두 번째 방문과 인코스 (하)
다시 에비앙으로!!!
이번 6주 총 43일간의 유럽 골프 여행을 계획하면서 대략 첫 10일은 스위스 관광과 골프, 2-3주 째는 프랑스 에비앙 골프, 3-4주 째는 스코틀랜드 골프, 4-5주째는 프랑스 파리와 남프랑스 여행과 골프로 잡고 마지막 남는 1주일 정도는 가장 좋았던 곳을 다시 한번 가는 일정을 잡았다.
그래서 남프랑스 여행 중에, 너무 무리하지 않게 여행 동선을 짜면서 가장 편안하게 쉬면서 이번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와이프와 논의한 결과 만장일치로 에비앙을 선택하여, 귀국하기 1주일 전인 2023년 9월 23일, 남프랑스에서 숙소를 잡았던 엑상프로방스 부근의 렁벡(Lambesc)이라는 곳에서 장장 460킬로미터를 5시간 정도 렌터카로 운전하여 다시 에비앙으로 돌아왔다^^
중간에 예쁜 관광지인 아네씨(Annecy, 안씨라고도 하는 것 같다)를 잠깐 들러, 유명한 아네씨 호수 공원과 12세기까지 아네씨 영주가 살았다는 "팔 레 드릴"도 구경했다. 아네씨에서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Épicerie ASIEXPRESS'라는 아시안 마트를 발견하고 오랜만에 비비고만두와 한국 라면과 일본 카레를 사는 기쁨도^^
골프마노아
이번 에비앙 골프에서는 전에 갔던 에비앙 리조트 내의 에르미타쥬 호텔을 다시 가지 않고 골프마노아(Manoir du Golf)를 숙소로 잡았다.
이곳은 에비앙 GC에서 차로 3-4분 정도 근처에 있는 에비앙 골프아카데미 내에 위치해 있는 골프텔과 비슷한 곳으로 이 숙소에 머물면 언제든지 무료로 인도어 연습장(아래 사진 왼쪽 부분)과 파3 6홀(The Lake Course, 아래 사진 오른쪽 부분)을 활용할 수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라운딩 전에 샷 점검도 하고 부족한 부분을 연습하고 싶었으나 18홀 골프를 치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결국 인도어 연습장은 첫 날 저녁에 한 번 간 게 전부였다;;;
그리고 이곳은 아문디에비앙 챔피언쉽 대회 기간 동안 유명한 선수들이 묶는다고 하는데 우리가 묶었던 방(아래 사진)에는 이 방에 묶었던 선수들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아니카 소렘스탐, 미야자토 아이 등 유명 선수들의 대회 출전 중 사진들이 걸려 있어 마치 우리가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이곳 역시 레만호가 내려다 보이는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아침에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레만호를 바라보는 시간은 너무 행복했고 멍 때리고 밤에 레만호를 바라보면 저절로 한국에서의 여러 고민과 시름들이 힐링되는 느낌을 받게 해 준 멋진 곳이었다.
이곳은 전체 룸이 8개밖에 없어서 예약이 어렵기 때문에 혹시 이곳에 머물고 싶으신 분들은 에비앙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미리 예약하는 게 필요하다. 우리는 6박 중에 4박 밖에 룸이 없어 2일은 근처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는데 사실 이 동네는 워낙 어디나 풍경이 좋고 최근에 깨끗하게 지은 집들이 많아 숙소 퀄리티만 놓고 보면 에어비앤비가 가성비가 더 좋은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이곳은 안락함이나 주변 경관 등 여러 면에서 한번쯤은 꼭 묶어볼만한 최고의 숙소였다^^
에비앙 라운딩(10번홀에서 18번홀)
이제 다시 인코스 10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라운딩을 재개해 보도록 하겠다. 아웃코스는 파3홀이 세 개라서 35홀로 세팅이 되어있는 반면 인코스는 파5홀이 세 개라서 37홀로 세팅되어 있다(전편 글과 마찬가지로 홀 레이아웃 그림과 사진 및 소개 동영상은 홈페이지에서 인용하였다).
10번 홀은 화이트티 기준 전장 404야드, 핸디캡 6번의 파4홀이다.
여기도 9번 홀과 비슷하게 티그라운드 앞쪽에 도로가 있고 페어웨이가 오른쪽 내리막으로 흐르는 형태이다. 다만 9번 홀보다 좀 더 오른쪽 도그랙이 심해 그린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왼쪽을 노리게 되는데 랜딩존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 풀이 긴 데다가 왼쪽에는 큰 나무들이 많아 자칫 왼쪽 러프로 들어가면 볼을 찾기가 어렵고 찾더라도 투온을 시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으며 오른쪽 나무 숲으로 공이 들어가면 아예 볼을 못 찾는 경우도 있었다.
내 드라이브 거리로는 티샷 랜딩존에서 그린까지는 대개 130-140미터 정도 남게 되었는데 약간 내리막 경사라서 세컨드샷을 뒷 땅을 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했다.
그린은 앞뒤 길이는 약간 좁고 좌우폭이 40야드로 넓은데 좌우 모두 오르막 라이이고 중간은 양쪽 언덕이 내리막으로 모아지는 언듈레이션이 있어 핀이 어디 꽂혀 있냐에 따라 난이도가 상당히 달라진다. 개인적으로는 왼쪽 뒤판이었을 때가 가장 편했던 것 같고 중간 부분에 핀이 꽂혀 있으면 오르막과 좌우 경사까지 고려해서 거리와 방향 모두 맞추기가 쉽지 않아 투퍼팅으로 마무리하지 못하기도 했다.
미셸 위(Michelle Wie) 선수는 이 홀에 대해 홈페이지에 아래와 같이 코멘트를 하고 있다. 워낙 장타자인 미셸 위 선수라서 그런지 3번 우드로 티샷을 해도 130야드가 남아 9번 아이언이나 웻지로 공략한다니 부러울 따름이다.
“Even though I sometimes try the driver off the tee to make it over the trees, most of the time I opt for a 3-wood. I am then left with a 130-yard shot which I play with a 9-iron or wedge. ”
이 홀은 첫날은 왼쪽 백핀에 핀이 꽂혀 있어 무난하게 파를 했는데 이상하게 그다음번부터는 계속 중간이나 오른쪽에 꽂혀 있어 퍼팅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로 보기를 했고 티샷한 볼이 러프에 잠겨 있고 중간에 핀이 꽂혀 있을 때는 3온 3퍼트로 더블보기를 하기도 했다;;;
11번 홀은 화이트티 기준 전장 339야드, 핸디캡 9번의 파4홀인데, 개인적으로는 라운딩 내내 스트레스를 꽤 받았던 홀이다.
직선거리는 길지 않지만 10번 홀에서 내리막으로 내려와서 여기서는 바로 옆에서 반대로 돌아 다시 꽤 심하게 오르막으로 쳐야 하기 때문에 드라이브 칠 때 힘이 들어가 티샷을 실수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왼쪽 도그랙인데 왼쪽은 큰 나무가 시야를 가리고 페어웨이가 왼쪽으로 흐르는 경사라서 자연스럽게 오른쪽을 노리게 되는데 오른쪽에는 랜딩존 거리에 벙커들이 많아 자칫 티샷이 약간이라도 밀리면 벙커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린도 포대그린이고 왼쪽으로 많이 흐르는 경사라서 자칫 짧으면 도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고 핀이 왼쪽에 꽂혀 있으면 그 앞에 있는 벙커들이 부담이 되어 그쪽을 바로 노리기 쉽지 않고 안전하게 오른쪽 온그린을 해서 롱퍼팅이 남으면 거리 조절하기도 쉽지 않아 항상 애를 먹었던 기억이 많았다.
미셸 위 선수는 홈페이지에서 아래와 같이 코멘트를 하고 있다.
“I hit a 3-wood just to the left of the bunkers. The fairway brings the ball back a little to the left. I am usually left with a 9-iron to reach the green.”
3번 우드 티샷으로 벙커 왼쪽을 노리면 약간 흘러 페어웨이 중간에 들어가고 9번 아이언으로 공략한다고 너무 쉽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왜 나는 그렇게 못할까 자책했던 기억도 난다;;;
12번 홀은 화이트티 기준 전장 425야드, 핸디캡 2번의 파4홀이다.
이 홀은 페어웨이가 앞뒤로는 평탄하지만 왼쪽은 바로 도로에 인접해 있어 여유가 없고 랜딩존 부근 왼쪽에 벙커가 많은 데다가 페어웨이가 왼쪽으로 경사져 있어 오른쪽을 겨냥할 수밖에 없는데 오른쪽은 또 나무들이 많아 자칫 세컨드샷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티샷을 정확하게 페어웨이 약간 오른쪽으로 보내는 게 관건인 홀이다.
그린은 왼쪽으로 약간 흐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평탄해서 파온만 잘 시키면 그래도 다른 홀에 비해 퍼팅이 어렵지는 않았다.
미셸 위 선수는 드라이버로 왼쪽 벙커를 넘겨 치고 웻지로 세컨드샷을 한다고 하는데 우리에게는 쉽지 않은 공략법이었다;;;
“I hit my driver over the bunkers and am usually left with a wedge shot. The green slopes severely from right to left so I make sure I play short and to the left of the pin which leaves me with an easier putt.“
이 홀은 핸디캡 2번인데도 불구하고 대개 무난하게 파를 한 경우가 많았고 가끔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러프에 잠기거나 큰 나무에 걸리는 바람에 파온에 실패해서 보기를 하기도 했다.
13번 홀은 화이트티 기준 전장 483야드, 핸디캡 18번의 파5홀이다. 길이가 파5로는 다소 짧고 핸디캡상으로는 가장 쉬운 홀로 되어 있는데, 홈페이지 소개 동영상에는 파4로 나오는 것으로 보면 대회 기간에는 파4로 운영되는 홀인 것 같다.
이 홀은 약간의 왼쪽 도그랙 홀인데, 티샷이 왼쪽 벙커를 넘기는 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그 앞에는 큰 나무들이 많고 러프도 풀이 길어 왼쪽은 피하는 게 맞고 드라이브가 잘 맞아 페어웨이 오른쪽에 안착하면 그린까지 200미터 안쪽으로 남아 2온도 노려볼 수 있었다.
다만 그린 바로 왼쪽에는 나무가 있고(다른 나무들에 비해 아주 작은 걸 보면 일부러 투온을 방해하려고 심은 나무인 것 같다) 오른쪽에는 벙커와 나무들이 있어 2온이 만만치는 않았고 오히려 짧게 끊어 간다음 웻지로 3온을 노려 무난하게 파를 할 수 있었지만, 무리하게 2온을 노린 날은 대개 실패해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여자 선수들은 파4로 플레이하는데 남자인 내가 파4로 세팅되었는데도 파를 못하고 어려움을 겪을 때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ㅠㅠ
2009년과 2011년에 두 번 우승한 적이 있는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Ai Miyazato) 선수는 홈페이지에서 아래와 같이 코멘트를 하고 있다. 역시 티샷이 왼쪽을 피하는 게 중요하고 페어웨이 오른쪽을 노리면 3번 우드로 파온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선수는 장타자는 아니라서 그런지 내 의견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The most important thing on this dogleg left is the tee shot. If you miss your shot to the left, you have no hope of reaching the green in 2. You need to aim for the right of the fairway. This leaves me with a long shot, but I can make it with my 3-wood.“
이 홀은 2온을 해서 버디를 한 적도 있었지만 대개 무난하게 파를 했고 한 번은 왼쪽으로 들어가서 빼내는 과정에서 나무에 3번이나 걸리면서 더블보기를 한 적도 있었다ㅠㅠ
14번 홀은 화이트티 기준 전장 226야드, 핸디캡 14번의 파3홀이다.
이 홀은 2번 홀처럼 중간에 카트길이 지나가고 파3치고는 꽤 긴 데다가 내리막이 꽤 있어 시각적으로는 편하지 않은 홀이다. 게다가 오른쪽 그린 앞 벙커들은 턱이 상당히 높아 절대 이 쪽으로 볼을 보내면 안 된다. 2019년도에 김효주 선수가 계속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 날 이 홀에서 티샷한 볼이 이 벙커에 빠져 통한의 트리플을 하면서 우승을 놓친 적도 있다.
게다가 맞바람도 자주 부는 데다가 왼쪽은 숲이 있고 핀이 오른쪽 백핀일 때는 그린 앞 벙커들 때문에 핀을 직접 공략하기가 어려워 매번 그린 왼쪽에 티샷을 보내 롱퍼팅을 남겼는데 오른쪽 2단 그린에 언듈레이션이 꽤 있어 투퍼팅으로 파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홀이다.
오른쪽 백핀일 때는 아마 우드나 롱아이언을 페이드로 거리까지 맞춰 그린 중앙을 공략할 수 있으면 가장 적절할 것 같은데 나에게는 요원한 일이다;;;
미야자토 아이 선수는 3번 우드를 잡고 그린 중앙을 공략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나보다 긴 채를 잡은 유일한 프로선수인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ㅎㅎ
“This is a really long par 3. I even used a 3-wood during training! There is a lot of wind on this hole, so club selection is critical. You mustn't push your luck. You need to aim for the middle of the green because par is easy from here.“
이 홀은 대개 핀이 오른쪽 백에 꽂혀 있었는데 무리하게 핀을 직접 노리지는 않고 대개 그린 왼쪽으로 파온을 해서(그린 왼쪽 언덕을 맞고 흘러 온그린이 되는 행운도 있었다^^), 무난하게 파나 보기로 마무리하긴 했다.
15번 홀은 화이트티 기준 전장 519야드, 핸디캡 10번의 파5홀이다. 티그라운드에 서면 멀리 클럽하우스의 아문디 에비앙 깃발이 보여 이제 슬슬 끝나는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이 홀은 그린이 보이는 직선홀이고 페어웨이가 다소 좁지만 티샷을 페어웨이에 보내는 게 크게 어렵지는 않은 홀이다. 다만 세컨드샷이 중요한데 왼쪽에는 벙커와 깊은 러프가 있고 오른쪽에는 큰 나무와 언덕이 있어 양쪽 모두 그쪽으로 가면 써드샷이 곤란해질 수 있다.
그린은 꽤 솟아 있는 포대그린이고 그린 모양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거리와 방향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린 왼쪽으로 짧으면 한참 내려오는 낭패를 겪을 수 있어 그린 오른쪽을 여유 있는 채로 공략하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린은 왼쪽으로 내리막이 꽤 있어 파온을 하더라도 버디를 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2퍼터로 마무리하는 게 아주 어려운 홀은 아닌 것 같다.
미야자토 아이 선수는 이 홀에 대해 아래와 같이 코멘트를 하고 있다.
“This par-5 is my favorite hole! The fairway is quite narrow all the way along, from the tee up to the green. On the second shot, you need to watch out for the bunkers and the overall slope of the fairway which brings the ball back to the left. The 3rd shot is important. The green has been totally altered. Only two hole locations are possible because of the severe slopes. Birdie is not easy, par is totally acceptable on this hole. “
이 홀에서는 대개 파를 했고 세컨드샷이 오른쪽으로 가서 나무에 시야가 가려지는 날은 보기를 하기도 했다.
16번 홀은 화이트티 기준 전장 139야드, 핸디캡 13번의 파3홀이다.
이 홀은 해저드를 건너가긴 해야 하지만 거리가 워낙 짧아 첫 라운딩 때는 “앗 쉬어가는 홀인가”라고 생각하며 내심 버디를 노렸는데 완전 오산이었다.
일단 항상 바람이 불어서 티샷이 한 번은 물에 빠지고 또 한 번은 그린 앞 경사 러프에 걸려 볼이 잘 빠지지 않아 고생한 적도 있었다. 그다음부터는 무조건 한 클럽씩 더 길게 잡았는데 거리는 맞았는데 온그린이 된다 하더라도 그린이 언듈레이션이 심하고 왼쪽 단에서는 심한 내리막이라서 핀이 왼쪽에 꽂혀 있으면 핀을 바로 공략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그린 중앙에 떨어뜨려 왼쪽 내리막으로 흐르게 해 보았는데 자칫 왼쪽으로 길면 뒤로 넘어가거나 그린에서 다시 해저드 쪽으로 나가는 경우도 있어 이래저래 쉽지 않았던 기억이 많았다.
2015년 우승자인 리디아 고(Lydia Ko) 선수도 비슷하게 코멘트를 하고 있는 것 같다.
"Hole 16 is actually quite a cute little par 3. It wasn’t playing so cute with the wind! On a fan’s perspective, it looks much shorter and easier than it plays. I have hit with a 6-iron into the front pin, 8, 9 irons if the wind’s behind me. The tee is a little bit more elevated than the greens so we are kind of hitting down towards the green but I think you know the best pin and normally the final day pin is in that left bowl on the left side of the green. I have seen a hole-in-one there, Mika Miyazato used the slope perfectly to her right and kind of fit it in."
나는 처음에는 더블보기를 했다가 그다음에는 보기 그리고 그다음에는 파를 하면서 나아지기는 했는데 그 이후에도 파를 하기가 만만치는 않았었다.
17번 홀은 화이트티 기준 전장 334야드, 핸디캡 8번의 파4홀이다.
이 홀은 오른쪽 도그랙 홀인데, 길지는 않지만 페어웨이가 왼쪽으로 흐르고 랜딩존에 벙커가 있어 대개 오른쪽을 노리게 되는데 오른쪽은 큰 나무가 들어와 있어 그쪽으로 가면 나무에 걸려 투온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있어 과감하게 페어웨이 왼쪽으로 티샷을 보내야 하는 홀이다.
그린 쪽으로는 오르막이고 그린 역시 포대그린이라 핀이 잘 보이지 않는데 자칫 샷이 짧으면 왼쪽으로 흘러내려 올 위험성이 충분하게 치는 게 좋은 것 같은 것 같다.
홈페이지에서 리디아 고 선수는 아래와 같이 코멘트를 하고 있다.
"17 is not one of the longer par 4s on the course. It’s a dogleg to the right so you end up hitting a hybrid or a wood off the tee and then you know you position yourself with a 9, 8 iron. But that one is a very elevated tee and when the greens are soft, the balls end up spinning back towards you. So it’s hard to be aggressive because you don’t want to be long. But then if you’re short you can have a tricky slow upper putt."
이 홀에서는 나는 항상 과감하게 왼쪽을 노리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갔다가 나무에 가리거나 러프에서 볼을 찾느라 한참 고생하면서 겨우 파를 하거나 보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와이프는 과감하게 왼쪽으로 노려 쉽게 파를 하는 경우가 많아 약간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던 홀이다.
18번 홀은 화이트티 기준 전장 471야드, 핸디캡 15번의 파5홀이다. 드디어 마지막 홀이다.
이 홀은 매번 아문디에비앙 챔피언쉽 대회 중계를 볼 때마다 우승을 다투는 선수들이 짜릿하게 승부수를 던지는 홀인데, 앞서 가고 있는 선수는 어떻게든 무리하지 않고 3온을 해서 버디를 하거나 파로 지키려고 하고 따라가는 선수는 다소 무리하더라도 2온을 노려 이글이나 버디를 노리다가 어떤 때는 낭패를 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짜릿하게 이글을 해 내는 드라마틱한 상황들이 자주 연출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 홀은 파5치고는 전장이 길다고 할 수는 없지만 페어웨이가 좁고 좌우 러프가 깊어 일단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관건이다. 그다음 세컨드샷은 그린 앞 해저드까지 끊어가려면 대개 160미터 정도까지 치면 되는데 왼쪽으로 가면 경사면이 심하고 러프가 깊어 자칫 써드샷도 쉽지 않을 수 있어 페어웨이를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투온을 노리려면 드라이브 티샷이 250미터 이상은 나가야 하는데 이 부분은 내 영역 밖이라서 여기서 굳이…
그린은 앞뒤 길이가 긴 2단 그린이고 윗 단에서는 오른쪽으로 흐르며 그린 오른쪽에는 벙커가 있고 그린 옆 러프가 생각보다 깊어 정확하게 핀에 붙여 온그린을 시키지 못하면 생각보다 파를 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써드샷이 짧게 남았다 하더라도 방심하기가 어려운 홀이다.
리디아 고 선수는 홈페이지에서 이 홀에 대해 아래와 같이 코멘트를 하고 있다. 이런 천재 골퍼도 첫 세 라운딩에서는 계속 보기를 했다니 역시 나만 어려운 게 아니었나 보다^^
"18 normally the tee is at the back but you know when we played the final two rounds in 2015, I think they put the tee a little forward so it made the hole a little shorter. But it’s not shorter when it’s in the rain! I actually bogeyed it the first three days. And then it was my first time birdying it. But I had a good drive down there. It’s a two-tiered green and I think it’s the final day location on the top tier. I had a good 7-iron in there and yeah I hit it perfect."
하여간 나는 이 홀에서는 대개 파를 하고 가끔 보기를 했는데, 세컨드샷이 왼쪽 경사면에 걸리고 써드샷도 왼쪽 벙커에 들어가서 고생하다가 더블보기를 해서 엄청 우울하게 라운딩을 마친 적도 있었다.
에비앙 GC에는 주변에 레만호가 있어서인지 항상 나타나는 바다갈매기가 있다(매일 같은 녀석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아무래도 이곳에서 사는 녀석인 것 같기는 하다). 어떤 때는 티그라운드 옆에 있기도 한데 주로 18번 홀 그린 근처에 보여 항상 라운딩을 마치면서 뭔가 묘한 이국적인 정서를 느끼게 하는데 이 녀석도 한몫을 해 주었다.
어떤 날은 15번 홀에서 둘이 거의 비슷한 지점에 온그린을 해서 둘 다 버디를 하는 즐거움도^^
라운딩이 끝나고 나면 저녁은 대개 에비앙레뱅 시내에 나가 먹곤 했는데, 우연히 찾은 조그마한 프랑스 식당에서의 고기와 와인 그리고 아시안 음식이 그리워 찾아간 태국 식당의 맥주와 함께 먹은 똠얌꽁이 라운딩의 피로를 풀어주기도^^
몽블랑
두 번째 에비앙에서의 라운딩을 하기 전 날 주말에 시간 여유가 있어 주변에 있는 일 년 내내 만년설로 덮여 있는 몽블랑(Mont Blanc) 관광을 가기도 했다.
몽블랑은 4,807미터로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산인데 여기를 가장 가깝게 보려면 샤모니라는 곳으로 가서(가는 도로 주변의 경치도 너무 멋지다) 케이블카를 타고 에귀뒤미디 전망대(Aiguille du Midi, ‘정오의 바늘귀’라는 뜻인데 아래에서 보면 전망대가 3842미터의 산 위에 뾰족하게 높이 솟아 있어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 같다)까지 올라가야 한다.
전망대에 올라 밖에 나가는 순간 정말 말이 안 나오는 엄청난 설경에 압도되고 만다(아래 사진의 가장 높은 부분이 몽블랑 봉우리). 우리는 이미 스위스에서 융프라우에 올라갔다 와서 사실 큰 기대를 안 했는데, 몽블랑은 훨씬 더 웅장하고 남성적인 모습으로 큰 감동을 주었다.
다만 다른 쪽의 봉우리들 사이에는 여기도 원래는 엄청난 두께의 눈으로 덮여 있었는데 최근 유럽의 여름 기온 상승으로 흙이 보일 정도로 눈이 엄청나게 많이 녹아내린 모습이 보여 다시 한번 환경보전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이번 에비앙 여행은 내 인생에 새로운 목표를 심어 주었다. 몇 년에 한 번씩은 꼭 다시 이곳을 찾아 라운딩을 하겠다는^^
이번에 제대로 경험을 하고 많은 정보를 파악해 놓았으니 아마 다음에는 이걸 잘 활용해서 좀 더 재미있고 효율적인 여행을 계획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 스스로 만족할만한 좀 더 수준 높은 라운딩을…
이번처럼 이렇게 오랜 기간 와이프와 둘이서만 골프 여행을 하는 건 앞으로 은퇴하기 전까지는 쉽지 않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휴가를 모아서 연휴 기간에 연결하면 2주 정도의 휴가를 만드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닐 수도 있으니 다음에는 좋아하는 친구들이나 다른 부부들과 함께 스코틀랜드와 에비앙을 묶어 2주 정도의 골프 여행 기회를 호시탐탐 노려봐야겠다^^
[에비앙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