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러스의 수장 교체를 바라보며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농구를 잘하는 선수 (중 하나)가 최근 팀을 옮겨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시즌 4승 6패)
이 슈퍼스타의 이적으로 인해, 한 팀은 한순간에 플레이오프를 바라보는 전력이 되었다 하고,
다른 한 팀은 우승후보에서 탱킹(남은 시즌을 포기하여 주축 선수들을 내보내고, 유망주들로 새 팀을 구성하는 것을 의미)을 고민하는 팀으로 전락해버렸다고 하니, 팀 스포츠의 대명사-농구가 맞나 싶다.
르브론이 차지했던 팀 내의 비중이 아무리 크다해도 기본빵(?) 이상은 할 줄 알았는데 말이다.
6경기만에 감독은 교체되고 팀은 동부지구 최하위를 머무르는 지금의 클리블랜드의 부진은
캐벌리어스의 팀 수뇌부가 내린 잘못된 판단에 기인했다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릅이 떠날것이란 불길한 예감은 틀린적이 없어)
아울러 하나의 슈퍼스타 구성원이 팀 내에서 기형적인 위치를 차지할 때 맞이할 수 있는 최악의 결과를
여실히 보여주는, 잘못된 조직 구성의 단적인 예라고 말할 수도 있으리라.
한 사람의 거취로 결과가 좌지우지된다는 것-그것도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보이는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하는 협업에 있어 가장 위험한 일이 아닐까
얼마 전 풀러스의 창업자가 대표직에서 물러나 전혀 다른 필드로 새로운 창업을 시작했다는 기사를 접하니.
릅의 이야기와 맞물려, 건강한 팀과 조직에 대해 생각해본다.
애초에 모든 것을 혼자서 감내할 수 있다면 굳이 팀을 만들어 운영해야 할 이유가 없다.
팀을 만들어 타인과 관계한다는 말은,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이미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인데, 그렇다면 나를 도와줄 팀원들의 역할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만
효과적인 팀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해 ,나와 팀원들의 관계를 분명히 해 그들에게 어디까지 요구할 것인지,
또 그들은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해야, 혹시나 벌어질 수 있을 분란을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단순히 내 몸이 두 개가 아니어서 처리할 수 없는 물리적 고충을 해결하는데 팀원의 역할이 끝나는 건지,
아니면,팀원들을 동등한 대화 상대로 인지하여 함께 성장을 고민하며 서로를 관계해야하는지,
이것들의 논의가 확실하게 이루어지고.합의가 도출되어야 협업을 시작할 수 있다.
만약 전자의 경우라면. 팀의 존속은 전적으로 나의 의지에 달렸을 것이고 이는 건강하지 못한
팀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며
후자의 경우, (무조건 건강한 팀이라 확신할 수는 없겠지만) 전자에 비해 훨씬 건강하고 탄탄한 조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다시 릅(르브론 이란 단어보다 훨씬 더 많이 불리는 그의 이름)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자세한 이야기는 농구에 관해 믿고 보는 염용근 기자님의 기사를 참고하시고.)
전 세계 농구팬들에게 마 사장님(마이클 조던) 다음으로 인지도가 높고, 그의 행동 하나
그가 소속한 팀의 결과 하나하나가 매일 뉴스가 되어 나오는 이 시대의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
그가 지난 시즌 속했던 클리블랜드는 그 시작부터 끝까지 르브론을 중심으로 설계되었다는 이야기는
이미 많은 사람들(적어도 농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에게 인지되어있다.
(그것이 싫어 팀의 2 옵션은 시끄러운 트레이드로 자신이 짱이 될 수 있을만한 팀으로 떠났다)
즉, 그의 부진은 팀의 패배를 의미하고 그의 부재는 팀의 운영방안의 상실을 의미한다 해도
큰 무리가 없으리라.
(이미 사실로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지난 시즌 동부지구 우승팀이 탱킹이라니)
하지만 팀의 기본적 전략,전술을 넘어 선수의 발탁과 재계약, 코치의 인선에 이르는 구단 행정에까지
관여했다는 그의 일화(믿거나 말거나)는 듣는 이에게 부담감을 준다.
실제로 그랬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하나의 선수가, 자신이 속한 조직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
모든 것을 좌지우지했다는 의심만으로도 이 조직은 건강하지 않다는 생각을 주기에 충분하지 않나 싶다.
건강한 조직이란,
조직에 속한 일원의 부재에도 굳건해야 한다.
조직이 일하는 방식은 특출난 한 사람에 의해 구동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구동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스템이란 누구나 빈자리를 대신하여 그 공백을 메울수 있어야 하며
비록 과정 자체가 매끄럽지는 않을지언정 적어도 그 구동 자체에는 문제가 없어야 한다.
한 사람의 이탈로, 한 사람의 부재로 제대로 된 구동조차 불가능하다면
이 시스템은 시스템이라 부를 수 조차 없음은 물론이다.
(참으로 민감한 문제이기에 편히 쓸 수 없지만 한국의 기독교 역시 시스템이 없어 보인다.
교회의 주인이 슈퍼스타 목사님이 되어, 그의 부재는 교회의 몰락을 예견하기에 작금의 세습 문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좋은 리더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조직 내에서 자신의 자리를 넓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재에도 문제없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진력을 다해야 한다.
그렇기에 늘 자신의 부재를 대비한 플랜 B를 강구해야 하고 실험해보는 동시에 조직원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일에 고민한다.
제발 자리에 앉아 조직원들보다 오래 일하는 모습을 보임으로 모범이 될 것이라 착각하지 않길 바란다.
(물론 기본은 해야겠지. 매번 업무시간에 늦고 현안에서 발을 빼고 지시만 하는 건 누가 봐도 아니지)
리더를 잃은, 아니 교체한 풀러스의 행보가 기대된다. 그들이 제대로 된 시스템으로 어지러운 작금의
문제들을 잘 해결하여. 대한민국 카 풀 서비스의 리딩 컴퍼니로 거듭날지
아님, 이번 위기를 극복하지 못해 휘청거려, 결국 자본력을 가진 후발주자에게 인수를 당할지.
결과에 따라 풀러스 창업자의 리더로서의 능력이 평가되리라 생각한다.
그가 남기고 간 진정한 유산이 풀러스의 건강한 밀알이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