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NING #3
이 글은 지난 1년여간 이곳에서 만나고 관찰하게 된 여러 스타트 업의 관찰기이자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주는 작은 경고장인 동시에 코워킹 스페이스 뷰랩의 첫 해 보고서이다.
(이전 글(창업자들을 위한 경고 WARNING #2)에 이어)
7. 무리를 이루어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에 편 가르기를 하는 팀원들을 이해해야 한다는 논리를
받아들이라는 것은 조직의 리더에게, 특히나 스타트 업의 리더에게는 더더욱 힘든 일이다.
그리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사람이 많지도, 자금이 넉넉하지도 않기에 그렇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어차피 벌어진 일, 여기서 그만하자 손을 놓을 것이 아니라면,
어찌 됐건 사실을 인정하고 현재를 바로 바라보는 것과, 조금은 삐딱한 시선으로 서로 갈구는(?) 것
과연 어느 쪽이 우리 팀을 위하는 일인지 어떤 결정이 실리가 있을지 곰곰이 따져보자는 얘기다.
혼자임이 무서워 내가 편한 사람들과 무리를 이루어 이웃하다 보니
내편과 네 편이 나뉘어 서로 반목하는 일은 어찌 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게 아닐까.
8. 조직원들을 "우리"(WE)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우겨넣고(욱여넣고 가 표준어인데..이건 맛이안난다),
"우리는 하나다"라고 부르짖으며 끊임없이 세뇌하면
우리는 진짜 하나의 거룩한 집단이 되는 것인가?
너와 내가 이견(異見)이 전혀 없는 합일의 무엇이 되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나?
당장 오늘을 걱정하는 절실한 스타트 업에게 애초부터 팀 리더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며
모든 일을 내일처럼 생각하는 나 같은 팀원들이란 애초부터 존재할 수 없고, 팀원들 역시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주는 내 부모 같은 팀 리더를 기대하는 것은 상상에서나 가능한 그런 것이 아닐까.
팀원들도 팀 리더도 어쩔 수 없이 하나의 인간이기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생존본능과,
버림받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의 연속에서 기인하는 이러한 문제들을 확실히 인정하고,
한 걸음 물러서 담담히 지금을 바라보는 태도
도덕책에서나 나올 법한 이런 얘기들이 지금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발걸음이 될 것이라
인지하는 것이 성숙한 팀 리더가 되기 위해, 또 우리 팀이 오늘도 살아남아 내일을 기약할 수 있게 하는
전제조건이라 이야기하는 이 글이 너무 무거운 부탁으로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9. 자금의 운용은 어떠한가-돈이 너무 없어 힘들어하던 팀에 자금이 들어왔는데
(*물론 넉넉한 정도는 아니겠지만)
다시금 분열하는 이유 역시 자세히 따지고 보면, 내 편과 네 편의 의견차에서 발생한다는 사실
"자금의 효과적 운용"이라는 정답이 없는 명제에 내 생각이 우리네의 의견이 유일한 답이라 주장하는 것.
너무나 오만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가?(결과를 알 수 있다면 당신은 점쟁이)
이 밖의 다른 수많은 문제들 역시,
그 원인은 대부분 우리가 서로 다름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음에서 기인한다는 생각에
팀 리더와 팀원들이 동의할 수만 있다면 적어도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믿는다.
생각보다 단순한 하나의 원칙을 팀원들 모두가 공감하며 함께 공유하여,
앞으로 다가올 더 큰 문제도 능히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과 비전을 심어주는 일
어쩌면 이것이 좋은 팀 리더가 해야 할 일의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근사한 사람들과 팀을 이뤘다면 미래에 대한 고민은 이제 그만하자.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잠을 설치며 고민하지 말고 ,
대신 팀원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원칙을 세우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정력을 할애하자.
10. 같은 비전을 나누고 있는 팀메이트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가슴 뛰는 확신이 드는 그 순간
그래서 너와 나는 같은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여전히 너와 나는 완벽한 타인이다. 조금은 날카롭고 차가워져 보자.
리더로서 사랑과 열정이 없어 보일까 걱정되는가.
지나친 열정으로 팀원들이 모두를 나같이 일하리라 기대하는 팀 리더는 , 다소 열정이 식어 보이는
리더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너무 오래 걸리지 않길 바란다.
(끓는 물은 못 마신다. 냉수는 마시면 속이라도 차릴 수 있지)
11.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해쳐 모인 집단이라면 어찌 됐건 각자의 역할분담이 분명해야 한다.
내 역할과 네 역할의 구분이 불분명하다면 성공적인 조직 구성에 실패한 경우이며
이는 훗날 발생할지 모를 책임의 추궁에도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해도 무리는 아니리라.
책임의 추궁이라는 단어가 너무 자극적인가? 추궁이라는 단어의 어두운 면 만 살피지 말고
혹시나 있을 수도 있을(꿈같은 이야기이겠지만) 리워드의 분배를 함께 생각해보자.
우리의 일이 잘 진행되어 마침내 어느 정도의 이윤을 창출한 그날.
어떤 식으로 이것을 분배하여 전혀 다른 의미의 행복한 책임 추궁을 하게 될지 미리 고민해보자는 말이다.
물론. 이상적으로는 균등분배를 하는 것이 맞으리라.
하지만 어떤 조직에서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업무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업무의 절대 총량을 따지는 것도 아니다.
단지, 어느 조직에서나 어떤 의미에서든 각각의 조직원들은 다른 일을 하고 있기에 이익의 분배 역시
조금은 달라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은근히 바란다.
대놓고 기대하는 사람보다 은근히 기대하는 사람이 훨씬 많음을 기억하자.
그리고 바로 이것 때문에 조직의 붕괴 역시 은근히 시작될 수 있다.
역할의 정확한 분담은 올바른 책임 추궁을 위해 선결되어야 하고,
이것에 조직원들이 충분히 공감했을 때 제대로 된 수익 분배 역시 이루어질 수 있음을
그리고 이런 합의된 이익분배로 인해 조직은 내일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4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