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타트 업 이용기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 이용기

by 박학대식

새로운 것을 경험하기를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니다.

늘 익숙한 사람들과 오랜 시간 해오던 뭔가를 하는 것을 선호하지,

모르는 사람들, 모르는 곳에서 전혀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고 도전하는 것에 익숙한 편이 아니라는 말이다.

어쩌면 스타트 업의 최대의 숙제는 (나같이 겁 많고 도전을 겁내는) 소비자들의 무지에서 오는 막연한 불안감을

어찌 해소하느냐에 달려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 속에서 시간에 이끌려 사는 우리네들이 익숙한 무엇을 다른 것으로 바꾼다는 것.

소비자의 입장에서 엄청난 도전인 셈이다. 이런 소비자를 완전한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는

그리 자주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서비스 제공자는 분명히 인지해야겠다.

그 흔치 않은 기회가 왔을 때, 분명한 메시지를 심어주도록 노력하는 일

이것이 인원, 자금, 관리 등등보다 훨씬 먼저 고민되어야 할 최우선 이슈가 되어야겠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승차 공유 서비스의 후발 주자 타다를 경험했다.

(이미 풀러스 이용기로 카풀 서비스의 전반에 걸친 상황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했기에 이 부분은 패쑤)

풀러스는 카풀 서비스를 지향하지만 타다는 택시를 대신하는 완벽한 승차 공유 서비스이다.

다운로드 (14).jpeg 진짜 저 하얀 축제차량이 운행한다

무엇이 다른지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풀러스는 (실제 운영과 차이는 있을지언정) 운전자가 자신의 자동차를 가지고 자신의 출퇴근 시간에

자신의 목적지를 향할 때, 우연히 목적지가 비슷한 사람을 동승시키는 카풀 서비스지만

타다는 회사가 렌터카를 빌려 일반인 드라이버를 고용, 시간당 보수를 지급하며

일반 택시와 같이 승객의 이동편이를 제공하는 승차 공유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다.

더 자세히 얘기하지 않아도 이것은 해외에서 우버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거의 비슷하다는 것

우버를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본 사람들은 금방 눈치챌 수 있다.

단지 자가용이 아닌 승합차로 운행을 한다는 것이 유일한 차이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우버 서비스는 불법으로 규정되어 운행되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에 우버와 타다는 서비스의 성격이 같기에 만약, 어느 하나가 불법이라면

나머지 하나 역시 불법이 되는 논리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을 듯한데

타다는 아무렇지 않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sns 등을 통해 활발히 기사들을 모집하고 있다.

KakaoTalk_Photo_2018-12-13-11-45-35.jpeg SNS광고

이들의 서비스가 이리도 공격적일 수 있는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타다의 드라이버들이 운행하는 차종이

승합차인 "카니발" 이기 때문이라 이해하면 되겠다.

즉, 승용차로써 서비스를 하고자 했던 우버와 달리 승합차로 운행을 하는 것이기에

우버와 같은 법 조항을 적용해 불법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는 참으로 웃기지도 않는 논리로

불법의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당당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그런 말이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누가 들어도 쉽게 이해 안 되는, 솔직히 말도 안 되는 논리를 주장하며 영업을 할 수밖에 없는

타다의 입장과 처지는 십분 이해한다.

오죽 택시업계와의 반목이 심했으면 또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았으면

이런 ()"수"를 쓸 수밖에 없었을지 너무나 짐작이 되고

한편으로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대한민국의 수재들이 법전을 들춰내어 조항 하나하나

글자 하나하나를 읽고 또 읽어 내가 원하는 대로 발라냈을지 생각하니 참 안타깝다는 말 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보인다.(내가 이럴라고 변호사가 됐다 싶겠지요...)


타다의 이용 자체는 외국에서 이미 경험한 우버와 하나 다를 것이 없다.

여타의 차량 공유 서비스와 비슷한 방식의 앱을 구현해 이용할 수 있었고

결재방법 역시 하차와 동시에 사전에 등록되어 있는 카드로 결제되는 시스템이니, 전혀 새로운 것이 없었다.

아마도 이런 종류의 여타 서비스들의 UI와 비슷하게 만들어

이용의 편의를 제공하며 동시에 마치 오랫동안 있었던 서비스 같은 느낌을 주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어찌 됐건, 새로운 서비스에(실제로는 전혀 아니지만) 익숙한 환경을 제공해주어

낯선 무엇이 주는 거부감을 없애는 전략은 성공적인 듯하다.


혼자나 둘이야 택시로 이동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지만 셋 이상이 되면 택시기사님들 눈치를 보게 된다.

만약 네 명의 무리가(그것도 장정 넷이면..) 한꺼번에 이동이라도 할라치면,

두대로 나눠 움직이는 것을 고민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카니발을 이용하는 타다는 이런 무리들의 움직임에 최적화되어있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이 같은 장점을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여타의 택시들과의 차별을 가짐으로 존립에의 합당한 이유를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이 서비스가 실제 이용객들에게 택시의 단점을 보완한다고 주장한다면 말이다)

예를 들어 법인들과의 제휴를 통해 이들의 수요를 끌어들인다던지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경우, 대부분 여러 명이 움직이는 것이 보통이며 아울러 가격을 신경 쓰지 않기에)

학원에서 학생들의 귀가를 위해 운행하는 셔틀차량의 문제가 발생 시를 대비한 정액제 서비스를 제공한다던지

공항으로 이동하는 식구들에게 프로모션의 초점을 맞춘다던지 등등의

기존의 택시와는 다른 특별한 영업전략을 개발하는 노력들을 말하는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택시를 이용했을 때보다는 조금 비싸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고,

풀러스 등의 카풀 서비스와는 다른 택시의 느낌을 강하게 주기에,

요금기가 차량 내에 비치되어 있지 않음이 이상하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KakaoTalk_Photo_2018-12-14-11-46-27.jpeg 고급져 보이던 가이드 북

타다측에서는 거리와 상관없이 가장 근거리에 있는 드라이버를 무조건(!) 배차한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으나, 특정 시간에 이용하고자 할 때(출근 시, 대중교통이 끊기는 애매한 시간 등)

아직은 운용하는 차량의 숫자가 수요를 충족하지 못할 것 같다.

결국 인간이란 대략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일을 하고 비슷한 이유로 비슷한 것을 원하기에 말이다.

(퇴근 후에 술을 마시고, 대중교통이 끊기는 이유로 택시를 잡아 타려 한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시간을 들여 기다리는 것을 감내할 정도가 되려면 기존의 서비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밋밋한 차이점이 아닌 특출 난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

과연 타다는 어떤식으로 이 부분을 해결할지, 또 아직은 완벽히 해결되지 않은 법적인 이슈를

어떤식으로 해결할지, 그리고 그 무엇보다 눈에 뻔히 보이는 현재의 영업적자를

얼마나 오랜 기간 감내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 글을 작성하는 사이, 안타까운 사고로 택시 기사분이 소천하시었다.(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안타깝기 그지없는 사건이다. 그분의 생전 성향과 유서의 내용 같은 것들이야 차처하고

사회적 이슈로 인해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사건이 그저 그런

사회면의 작은 이슈로 끝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상기의 이유로 사람들의 이목이 승차 공유 서비스에 집중되어있어, 회사 입장에서는

서비스의 초기에 벌어질 수 있는 작은 불편함과 미숙함을 응당 벌어질만한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는 힘들어 보인다.작은 실수나 미숙함은 상대방에게 공격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상대는 배가 부른 사자다. 그것도 오랜 기간 자신의 필드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린 택시라는 구역의 왕이다.

비록 대다수의 대중이 그들에게 등을 돌려 이빨이 빠진 사자의 형국이지만, 사자는 사자다.

타다가 사자 아가리에 들어가서도 살아 나올 수 있을 만한 기획과 서비스로 똘똘 뭉쳐

이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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