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릭로즈와 아디다스
부활이라는 단어를 쓰기에 조금은 이른 감이 있지만 네 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는 그에게
머나먼 이곳, 한국에서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낸다.
2008년 혜성처럼 나타나 시카고 팬들에게 마 사장님의 재림이라는 환호를 들었던 루키는
슬프게도 첫 MVP 수상의 2010-2011 시즌 강력한 임팩트를 기점으로
부상과 재활, 그리고 방출이 연속된 쇠락의 길로 빠져들었다.
지난 시즌 역시 재활을 마치고 새로운 소속팀과 미니멈 계약을 맺고 호기롭게 코트 위에 섰지만
초반 몇 경기만에 부상을 당하고 이에따른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잠시 코트를 떠나 있기도 했다.
이내 마음을 추스르고 팀에 복귀했지만 소속팀의 전략적 트레이드에 묶여 팀을 바꾸고,
바로 이어 바뀐 팀에서 방출을 당해 한동안 소속팀이 없는 설움까지 맛봤던 디 로즈
그의 화려한 부활을 농구팬들 모두가 한 목소리로 응원하고 있는 것은 위인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그의 역경의 스토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된다.
그를 응원하는 것은 기실 농구팬들만이 아니다. 그로 인해 지난 몇 년간 가슴 졸였던 스포츠 회사는
요즈음의 활약을 통해, 회사의 성장에 가능성을 보게 되어 함박웃음에 턱이 아플 지경이니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ADIDAS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은 각 종목마다 자신들이 결정한 슈퍼스타와 옷과 용품을 입고 뛰는 계약을 맺는데
아디다스는 현재 크게 3명의 NBA 스타-제임스 하든, 데미안 릴라드, 데릭 로즈-와 계약을 맺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라인을 가지고 있는 선수만을 이야기한다)
지난 몇 년간 늘 좋은 성적을 보이며 작년에는 시즌 MVP까지 거머쥔 털보 하든과.
원맨팀이라 불리지만 늘 팀을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의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 릴라드는
아디다스에게 아픈 손가락이 아니다.
오직 데릭 로즈와 2012년 맺은 총액 2억 달러의 계약이 회사에게는 되돌리고 싶은 결정이었을 텐데.
(그래도 그렇지, 요 몇 년 로즈 라인은 너무 싼마이로 만들었더라)
아디다스가 로즈의 최근 활약을 보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으리라.
스포츠 브랜드뿐만이 아니라 모든 글로벌 기업들은 광고를 한다.
그리고 그 광고 집행 금액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지난 2016년 슈퍼볼 결승전 30초짜리 홍보영상의 가격은 450만 달러이며,
삼성전자가 2016-2017 정규시즌 NFL 광고 집행 금액은 무려 46억 4000만 달러에 이른다.
(미국 내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이벤트의 가격이 이 정도이니 NBA는 이 보다는 조금 못하리라)
디 로즈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부분의 스포츠 스타들은
이미 자신의 몸이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다.
그들이 경기장에서 신는 신발 , 의상, 운동 용품은 물론 자신이 마시는 물, 타는 자동차
잠을 자는 침대에 이르는 수많은 재화들은 그냥 아무런 조건 없이 그들에게 무임승차한 것이 아니란 말이다.
일상생활의 모든 재화를 스스로 구입해야 하는 우리네랑은 달라도 너무 다르기에 그들의 입장을
십 분 이해할 수 없겠지만, 엄청난 계약 뒤 계속되는 부상과 부진으로 디 로즈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과 지인들 역시 엄청난 스트레스에 노출되었으리라는 짐작은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회사가 상품을 론칭하는 것
물론 엄청난 일이다. 하지만 회사가 그것보다 더 고민하는 것은 상품의 브랜딩 이겠으니
이번 디 로즈의 경우 어찌 보면 아디다스에서는 전화위복의 행운을 얻었다 볼 수 있겠다
상품에 스토리를 입히는 일, 이것이 브랜딩의 첫걸음이며 가장 어려운 과제이다.
브랜드 마케팅의 전문가는 아니기에 어떤 객관적 숫자나 증거를 제시할 수 없음이 아쉽지만,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쉽게 수긍할 수 있으리라.
일 년에 몇 개씩 스포츠 스타들의 이름을 건 새로운 상품들이 출시된다.
대부분의 경우 그들의 성적에 비례해 판매되고 그들의 기량이 예전 같지 않을 때,
상품의 판매량 역시 그들의 전성기와는 다를 것이라는 것, 누구나 짐작할 수 있으리라.
나이키에는 있지만 아디다스에겐 없는 것, 에어 조던 같은 브랜드가 아닐까.
마사장님의 은퇴 후에도 여전히 승승장구하는, 농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그 이름은
이제 대중에게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보다 더 유명한 나이키 에어 조던으로 기억된다.
개인적인 생각에, 이번 디 로즈의 부활로 아디다스에서도 에어 조던 같은 독자 브랜드를 론칭할
가능성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세상의 대부분의 이야기들, 사실 비슷비슷하다.
우리는 그 비슷비슷한 무엇이 아닌 새로운 소식과 신비로운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뉴스(NEWS) 라 부른다. 들어본 적 없는 새로운 것이기에 말이다.
상품에 이야기를 입히는 것, 과연 재미난 뉴스가 효과적인 수단일까?
지금 당장의 디 로즈의 퍼포먼스는 분명 흥미롭다. 전과는 달랐기에...
하지만 그의 퍼포먼스가 시즌 내내 이런 식으로 지속된다면(진심으로 그러기를 바란다 온 맘 다해),
우리는 앞으로 그의 소식을 쉽게 뉴스로 접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란 신선함이 무기다. 신선함 없는 뉴스는 생성의 의미가 없고.
그런 이유로 뉴스의 임팩트는 기실 빨리 소진된다.
매일매일 어제보다 더 신기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더 센 무언가를 바라는 우리네의 세상에서
본인의 개인적인 바람이 이루어져, 더 이상 디 로즈의 퍼포먼스가 신선하지 않게 된다면,
오늘 밤에도 내일 밤에도 어느 정도 예상되는 그에 활약에 미디어는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반응으로 뉴스를 만들어 내지는 않으리라.
신선함이 떨어진 그의 활약에 대한 이야기(제발 그렇게되길!!)는 조금은 재미없고 진부할 수 있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우리들의 머릿속에 기억되는 이야기는 , 자극적이고 신기한 뉴스가 아닌
어릴 적 읽었던 조금은 따분하고 어찌 보면 진부했던 위인전 같은 그런 것들이 아닌가.
비록, 성인이 된 지금 누구도 다시 읽으려 하지 않지만 말이다.
디 로즈의 뉴스를 더 이상 쉽게 찾아보지 못할지라도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역경을 딛고 재기한 그의 퍼포먼스가 지속되길 원한다.
그의 퍼포먼스 뒷면에 있는 재기를 향한 눈물 나는 재활 과정을 우리는 알고 있고
인간이라면 응당 가지고 있을 감정적 동요가 그의 이야기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하기 때문이다.
머릿속에서 쉽게 잊히는 뉴스와는 다른, 가슴속 한 구석에 자리한 진부한 위인전과 같이 말이다
역경을 이겨내어 마침내 자신의 위치에서 최고가 된다는 진부한 위인전의 프레임에 딱 맞춰진 그의 스토리가
조금은 진부할지 몰라도, 그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살아있는 증인이 됨으로 그 어떤 위인전의
주인공보다 훨씬 더 가까이 우리 안에 자리하기에,
다른 이야기와는 달리 더 큰 믿음을 주며 이것은 결국 브랜드에 더 큰 신뢰감을 심어주어
누구나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이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 이 글을 쓰는 본인의 아이들이 아디다스 디 로즈를 신으며 좋아할 때,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오늘을 추억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길 기도한다.
*얼마 전 필자가 운영하는 코워킹 스페이스의 한 대표님이 와디즈를 통해 회사의
새로운 상품의 론칭 자금을 펀딩 받았다.
펀딩을 시작할 때, 상품을 설명하는 스토리를 고민하시기에 위의 내용들을 간략히 얘기 나눴고
이 글은 그 내용을 조금 더 정리하여 기록했다.
누구나 가슴 찡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뉴스같이 휘발성 강한 어조나 문구로 스토리를 포장하는 일은 삼가였으면 좋겠다 말씀드렸다.
자칫 진부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진솔하고 담백한 이야기를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기실 와디즈라는 플랫폼에서 펀딩 되는 아이템들은 그 종류가 너무나 다양하고
어느 것 하나 자신들의 장점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없다.
와디즈에 펀딩 하는 수많은 소비자들 중 이 많은 아이템들이 모두 다 성공할 것이라 확신하며
결재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고 아이템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에게 혹 하는 뉴스 같은 스토리와
과장된 광고로 한 번 정도 펀딩을 받는 것이야 힘든 일이 아니리라.
하지만 적어도 소비자들에게 떳떳하고 내 상품에 대해 자부심이 있는 판매자라면 전자의 길을
선택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사람들은 달고 짠 것을 찾는다. 미각중 가장 자극이 빠르기 때문이란다.
그러니 그쪽을 자극하는 것이 쉽고 유용한 접근일 수 있겠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자각할 때, 제일 먼저 그것부터 멀리하고
생각보다 쉽게 그것들을 끊어낸다. 왜 일까.
easy come, easy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