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리 앱 카닥
보증기간이 지난 어머님 소유 티구안의 엔진 오일을 갈아야 하는데 믿을만한 수리점을 찾기 힘들었다.
"믿을만한"이라는 문구의 기준 자체가 모호한 것이 사실이지만, 자동차 정비에 대해 소비자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은 매우 한정적이었기에 동호인들이 모인 카페를 통해 알게 된
"협력업체"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최선의 선택이라 여기고 수차례 이용했다.
하지만 이런 업체들이 시간이 조금 지나 어느 정도의 규모가 되면 처음의 마음과는 달리 동호회 사람들을
상대로 소위 말해 등쳐먹는(?) 경우가 간혹 발생해, 동호회 카페가 어지러워지고 금적적인 관계들로
지저분하게 얽혀 더 이상의 이용이 어렵게 되어, 결국은 또다시 믿을만한 업체 찾기를 반복하는
무한루프에 빠지게 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것이 본인이 맞닥뜨린 수입차 정비의 현실이었다.
바로 이때에 유명한 자동차 동호회 카페지기가 설립한 카닥이라는 서비스를 알게 되었다.
대부분 시 외곽에 위치해 접근이 불편했던 기존의 협력 업체와 달리 자신의 생활 반경 주위에 있는
협력 업체를 찾아 정비를 맡기고 퇴근 시 찾아갈 수 있어 정비를 위해 휴가를 내야하는
엄청난 불편함을 해소하여 시간적 이점을 제공하며
한 번의 클릭으로 여러 업체의 견적을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서비스로 보였다.
게다가 동호회에서 방귀 좀 뀐다(?)는 분이 만든 서비스임은 물론 거대 인터넷 포털의 사내벤처
였다기에 더더욱 속는 셈 치고 이용하게 되었다.
다행히 일하는 코워킹 스페이스 10분 거리에 협력업체가 위치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차를 맡기고 심지어 차를 돌려받을 때는 카닥의 직원이 그 자리에 같이 나와 불편한 점이 없었는지
다른 문의 사항은 없는지를 물어보는 황송한 서비스까지 받게 되었는데 아마도
그들의 사업의 초기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싶다. (지금도 그렇게는 못하겠지;;;;)
수입차를 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보증기간을 지나서는 공식 서비스센터를 이용하지 않는다.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공식 서비스 센터의 비용이 너무나 비싸기에 그렇다.
게다가 일부 브랜드의 경우, 한국으로의 판매에만 집중한 나머지 판매 이후의 사후 서비스를 책임질
서비스 센터를 확충하지 못해 (또는 안 해), 보증기간 내에도 정비 예약을 잡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매해 커져만 가는 수입차 시장만큼 보증기간 이후의 애프터 마켓 역시 그 크기가 커짐은 당연하니
엄청난 숫자로 불어나는 수입차 오너의 숫자와 상기의 불편한 현실이 결합하여
카닥은 스타트업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고객 확보 부분에 문제가 없어 보였다.
심각한 자동차 수리(사고로 인한 내-외관 전체에 걸친 수리)나 상대방의 과실로 본인의
자금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설 업체에 수리를 의뢰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나 자동차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는 것이 귀찮은 본인과 같은
사람들에게 카닥은 충분치 못한 정보에서 기인한 대부분의 문제들이 해결되는 만능 키였던 것이다.
나와 비슷한 누군가의 시공사례들을 쉽게 열람하여 참고할 수 있고, 한눈에 가격을 비교할 수 있음은 물론
자신의 시간, 경제적 상황에 맞는 업체를 쉽게 선택할 수 있으니 카닥을 선택할 이유는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카닥이 집중해야 할 코어 타깃은 어찌 보면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 분들이 아닐까 싶다.
이미 여유가 있으신 분들이라 공식 서비스 업체에 수리를 맡기는 일이 많으시겠지만
그것이 허락지 않는 경우, 심한 정보의 비대칭으로 이곳저곳에서 바가지를 씔 가능성이 높다.
젊은 사람들처럼 동호회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으로 이곳저곳에 전화하고 견적 받는 일이
보통 성가신 일이 아닌데 사진 몇 장으로 이 모든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으니,
카닥이 가장 집중해야 할 고객층은 바로 이분들 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 역시 너무나 이치에 맞는 이야기임은
지난 40년이란 시간과 함께 무수히 또 무식하게 체험하였다.
그러니 더 많은 지출을 하여 수리한 부분이 완성도 높은 수리라 기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이겠다.
하지만 자동차는 엄연히 소모품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낡고 병든다. 우리 인간처럼 말이다.
이 부분을 인정하는 본인과 같은 소비자들에게 수리의 질이라는 것은 결코 행위의 결과물에
우선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수리가 되었음 그걸로 만족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카닥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역시나 가격이겠다.
협력업체들이 가격부분을 어느정도 포기하고 대신 카닥을 이용해 더많은 소비자들을 불러들여 상대적으로 적은 마진폭을 계약의 숫자로 만회하고자 결심한다면,또 이렇게 불러들인 소비자의 이용후기 정도를 잘 관리한다면 입주한 업체와 소비자 모두가 윈윈 할 수 있겠다.
물론, 정비소의 입장에서 낮은 가격에 높은 퀄리티의 작업이 제공되어야 한다는 명제는 원칙적으로
동시 실현이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은데, 이 난제를 어느 수준에서 타협하여
나름의 정답을 찾는가가 업체의 숙제가 아닐까 싶다.
(물론 우리는 최저의 가격으로 최상의 결과물을 보여준다는 과장광고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거짓광고 허위광고는 처벌의 대상이지만 과장이라는 것은 실제로 기준을 잡아
제제하거나 벌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상품이나 서비스 심지어 회사의 소개에 있어
적잖은 부분 적용되기 마련인데, 소비자들의 깐깐한 주의가 필요하겠다)
2013년 서비스 시작 이래 누적 앱 설치수 140만, 누적 거래액 600억으로, 국내 등록 승용차 기준 약 8%가
넘는 차량이 카닥 서비스를 1번 이상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전해지는 카닥.
유명 포털 사이트의 지분이 여전하지만 어찌 됐건 성공한 스타트 업으로 꼽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리라. 게다가 올해는 신용보증기금의 퍼스트 펭귄으로 선정되었다.
[퍼스트 펭귄형 창업기업 지원제도는 창업 5년 이내 기업 중 창조적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보유한 핵심 창업기업을 선정, 최대 30억 원 규모의 사전 여신 한도를 부여하고
3년간 보증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우대 프로그램이다.]
스타트 업을 하는 우리네들이 가장 바라고 원하는 그것=투자
카닥은 신용보증기금이라는 준정부기관이 융자를 해준다. 그것도 30억을 3년간 말이다.
물론 (아무리 저리 융자라 하더라도)이에 따른 이자비용 역시 만만치 않겠지만,
말그대로 기업의 신용만을 가지고 이런 엄청난 액수의 자금 유동성을
제공해 주는 일은 극히 드문 케이스 라는 것, 그리고 이 사실 하나 만으로
현재 이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나 앞으로 투자하게 될 미래의 주주에게 얼마나 큰
심리적인 안정감과 기대감을 주는지는 따로 설명이 불필요해 보인다.
물론,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 우리네들의 스타트 업과는 태생이 전혀 다른 대기업 출신의
"로열패밀리 "스타트 업인 것은 분명하지만, 적어도 그들이 성장해온 과정과 앞으로의 맞이하게 될
더 크고 밝은 미래의 청사진은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오늘을 버티는 본인과 같은 스타트 업 키즈에게
작게나마 희망을 주는 선례임은 부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계속 커져만 가는 대한민국의 수입차 시장과 맞물려 성장 일로에 안착한 카닥이
대한민국 자동차 애프터 마켓의 1등의 자리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기업이 되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