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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학대식 Jan 14. 2019

언어의 온도

삶에 가장 가까이에 두고싶은 책을 찾다

제목이 맘에 들었다. 말과 글에 따듯함의 정도 차이가 있다는 표현에 100% 공감했기에 그랬다.

온도(度):물체의 차고 뜨거운 정도를 수량으로 나타낸 것. 일상생활에서는 열과 혼동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열은 물체로 이동하는 내부 에너지의 변화로써 열의 이동, 외부에 대한 일, 물질의 출입에 의한 에너지의 이동을 모두 포함하는 양인 반면, 온도는 물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수준이다.  


우리가 매일 내뱉는 말과 쓰는 글에 에너지가 있다. 그 나름의 힘 말이다.

힘이 있기에 우리는 타인의 말에 힘을 얻고 때론 힘이 쭉 빠진다.

특히나 사랑하는 누군가의 말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몸부림 치지만, 

그들의 차가운 독설에 힘겹게 잡고 있던 삶에의 미련조차 가차 없이 버릴 수 있겠다.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면서, 말보다는 글을 쓰는데 더 집중하는 요즘 

새삼스레 글쓰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하고 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해 글로 쓰고 기록하는 일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능력 중 하나인 망각이라는 녀석에게 대항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일을 반복하여 숙달되어 남들에게 작가님이라고 불리는 직업을 가진 

수많은 글 쓰기 전문가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해 마지않게 되는 요즘이다.

평소 수필이나 에세이 등의 책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다. 물론 장편 소설이나 인문학서 보다 읽기가

수월한 편이지만 이상하게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는 슬그머니 서가에 제자리 시키곤 한다.

이왕이면 두껍고 활자가 많은, 그리고 남들이 봤을 때 "와~"하는 그런 책(?)을 보이고픈 

못나고 미성숙한 인격이 한몫을 담당하는 것 같다고 고백한다.

어차피 본인에게 독서는 숙제와 같은 것이기에 더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런 본인이 요즘 들어 책을 고르는 취향이 바뀌었다. 전에 꺼리던 그런 책들을 자주 찾게 된다.

늙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이 늙음으로 인해 변한 것이 

근래에 너무 많다는 것이다.

신체, 체력, 취향, 가치관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것들이 시간의 흐름 앞에 속수무책이다.

큰 시간의 흐름속에 휩쓸려 잠시 파도를 타고 이내 내려앉는 무기력하고

힘없는 인간의 모습을 자각하는 40대의 시작이다. 

여하튼 보라색 커버가 눈에 띄어 손에 들고 몇 장 읽고는 바로 대출 신청을 하게 된 이 책

심지어 반납을 하고는 양장본으로 구입해 같이 살아주시는 분께 선물까지 하게 되었다.


말과 글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에너지 수준. 이것이 책의 제목처럼 말과 글의 온도라고 한다면,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며 듣고 쓰고 말하는 일은 에너지를 쓰고 다시 모으는 일련의 과정이 아닐까 싶다.

내 안에 좋은 기운과 좋은 에너지가 넘쳐날 때 내 온도는 높을 것이고

이와 반대의 경우에, 내가 뱉는 말 한마디 쓰는 단어 하나도 차디찬 얼음 같으리라.

그리고 이런 넘침과 모자람이 한없이 반복되어, 내 안에서 그 중간을 찾고자 노력하는 과정이 

우리를 성장시킨다.

이것이 멈춘다는 것은 우리의 한계가 다다름을 인정하는 일임을 우리는 자각하고 살아야겠다. 



P.S:글을 쓰고 나니 짭 이기주 작가님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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