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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학대식 Mar 14. 2019

캡틴 마블을 봐야 할까?

스포일러 전혀 없는 일반인의 관람 후기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굳이 마블 최초의 여성 히어로의 영화라고 힘주어 말하지 않아도 주인공이 여성임은 분명하고 왜 여성이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영화 안에서 나름 개연성 있게 설명을 하고 있다. 솔직히 눈에 거슬리는 것은 주인공이 여성이어서가 아니고 왜 하필 금발의 백인이냐는 부분과 과연 이 캐스팅이 잘된 것인가에 대한 부분인데 이것은 마블 시네마틱 전체를 통틀어 흐르는 골수의 미국 중심주의와 그들의 특별한 애국심의 발로쯤으로 해석하는 것이 속이 편하지 싶다.(물론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브리 라슨의 달리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엣지 오브 투머로우의 에밀리 블런트가 이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은 본인뿐만이 아니겠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주인공에 캐스팅된 브리 라슨의 스탠 리의 죽음에 보인 태도, 또는 일부 기자들의 페미니즘의 고취를 목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기사들, 그리고 거기에 달리는 기사보다도 더 형편없고 유치하기 짝이 없는 댓글들이 이 영화의 관람을 맘먹는데 너무 많은 방해를 하기에 그렇다.


본인은 엄청난 영화광이 아니다.

일 년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사건(?)은 두어 번이나 벌어질까 하는 정도의 그저 그런 보통의 인간이다. 게다가 본인은 영화를 고르는 데에 바람직하지 못한 편견이 있다. "한국영화는 절대로 극장에서 보지 않는다"는 것이 그것인데 그리 자랑하고 싶은 취향이 아닌 것은 확실하겠다. (금기(?)를 깨고 관람한 것이 하필이면 아수라 였다. 그 이후 다시 극장에서 한국영화를 보는 일은 없다) 그렇기에 어느 누구에게도 영화를 고르는 기준에 대해 논하거나 심지어 영화를 보고 나서도이 영화가 과연 돈 값(?)을 하는가에 대해 단호하게 말할 능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영화 이외의 부분이 관람을 망설이게 하는 지금의 상황이 싫어서이다. 비록 본인이 이런 급이 낮은 기준을 가진 인간이기에 또 그런 이유로 일부 문화 전문기자나 영화 애호가 분들의 기사나 감상평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고 해도 솔직히 이 영화를 페미니즘과 연결시키는 그 고리를 모르겠다. 그리고 솔직히 그런 글을 읽고 발끈 하는 네티즌들은 더더욱 이해가 어렵다.(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일부의 기사들을 보며 이에 동조하지 못한 본인의 미숙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어야겠지만 sorry, I don-t get it)

 

이번 캡틴 마블은 어벤저스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를 만들기에 꼭 필요한 캐릭터 이기에적어도 본인에게는 여러가지 이슈와는 별개로 이것을 볼 필요가 있느냐 없느냐를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 캡틴 마블이 어벤저스 시리즈 맨 마지막에 지구를 살려낼 대장중에 대장으로 등장한다는 것은 이미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니 그저 엔드게임에의 몰입을 위해서도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솔직히 어느 누군가가 자신만의 이유로 캡틴 마블을 보지 않겠다 결심했다해도 엔드게임을 관람하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겠다. 엄청난 다큐멘터리 시리즈도 아니고 엄연히 이건 만화를 근간으로한 오락 영화다.잘 몰라도, 이해가 안가도 그냥 보면 된다. 그게 오락 영화의 장점이 아닌가. 아 물론 영화를 보고 나서 확실한 이해를 위해 주위의 여러 사람에게 자신이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에 대해 여러번 물음을 던지는 폐를 끼치는 것쯤은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엔드게임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짐작하고 있다. 오직 사라진 절반의 영웅들이 어떤 식으로 영화에 다시 돌아오게 될지 어떤 방식으로 타노스의 손가락 튕기기 이전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지구를 위한 큰 싸움을 벌이게 될지 또는 캡틴 마블의 힘이 과연 어느 정도 일지를 상상하는 것이 영화를 기다리는 본인과 같은 사람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즐거움이 되겠다. 캡틴 마블은 엔드게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어떤 방식을 써서 과거로 회기를 하던 같은 멤버로는 같은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 또 유일한 이기는 방법을 이미 닥터 스트레인지가 시간을 앞서 미리 본 것으로 전작에서 세팅해 놓았기에 더더욱 그렇다. 자세한 영화 얘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캡틴 마블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임을 말하는 것이다. 이 캐릭터가 여성인 것이 여성들의 입장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또 얼마나 많은 의미를 가지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제발 이 영화를 보고 억눌린 여성성의 발로 내지는 남성우월주의에의 반항 등의 프레임은 걸고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화를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캡틴 마블이 에너지원을 흡수하고 이것을 컨트롤하는데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받은 편견을 극복한 그녀의 성장과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짐작할만한 스토리를 가진 것이 사실이다. 물론 시간의 제약 때문이었을까 이 부분의 설명이 약간은 부족해 어쩌면 완벽히 공감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어쨌든 세상의 기준과 타협하지 아니하려는 강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 것만은 확실하다. 그리고 이 강한 여성은 지구의 문제 해결을 넘어 다른 은하계의 문제들을 처리하러 세상에서 가장 멋진 모습으로 날아간다. 그것도 1990년대에 말이다. 멋지고 멋지고 멋지다.멋진 여성의 모습이다, End of story!!


극장에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는 논의의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이렇다 저렇다 하는 댓글을 보며 갈팡질팡할 바에야 가서 보는 게 낫지 싶다. 이것을 고민하는 이상 당신은 이미 마블이 만들어낸 엄청나게 복잡한 세계관에 빠져들었기에 그렇다.복잡한 사회현상 따위 잊어버려도 된다! 그들이 마무리할 하나의 챕터를(엔드게임) 기다린다면 고민하지 말고 극장으로 향하시라. 이것보다 훨씬 못한 영화를 본인은 이미 수차례 돈을 주고 관람했으니 걱정 마시라! 재밌으니깐. 그리고 혹 이 글을 읽는 당신이 90년대 pop을 사랑했다면 더욱 더 기대하시라. 오래간만에 들은 NIRVANA와 T.L.C 그리고 REM의 노래는 40대 중년 아저씨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특히나 1994년 발표된 Waterfalls는 그중에 백미였다.본인이 무려 고딩시절었을 그때 그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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