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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학대식 Jan 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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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사업의 위기

표현 한 번 유치하다. 타다 금지법이라니.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란 멀쩡한 이름을 두고 말이다. 어쩌면 이런 현상은 이번 개정안이 그만큼 중요하고 핫 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여전히 [타다 금지법]이라는 말은 듣기 거북하다. 스스로를 뉴스 미디어라 부르는 언론에서의 사용은 더더욱 말이다. 제대로 된 정식 명칭을 보고 듣을 수 있기를 진정으로 원한다. 


어쨌든 이 저렴한(?) 법안의 이름에 딴 정신을 팔지 않고 우리는 그 내용과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 대해 자세히 생각해보아야 하겠다. 단지 [타다]의 서비스 존속에서 생각이 그칠 것 아니라, 우리에게 편한 서비스를 더 이상 누릴 수 없어서가 아니라, 사회의 정의와 법치국가의 기능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는 말이다. 그 정도의 생각이 필요한 사안이기에 법안 개정이라는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택시에의 불신이 만연한 이 시기에 가장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타다]의 사업은 국회의 이번 결정으로 암초를 만난 듯 보인다. 물론 이것에 이어진 소송 등이 법적인 행동이 따라오겠기에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 정도의 시간이 확보된 것이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법부의 결정이 "갑작스럽다" 내지는 "당황스럽다" 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번 결정이 "잘못되었다" 목소리를 높이는 일부 사람들과 뜻을 같이 하기는 어렵겠다. [타다]의 시작 자체가, 그 태생에 위법의 소지가 있었기에 이 위법을 불법으로 판단 내린 이번 국회의 결정이 소비자로서 아쉬울 수는 있을지언정 승복할 수 없는 결정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물론 이런 말을 하는 본인 역시 절대 이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리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하는 자기애(愛)는 특별한 어느 한 부류의 인간에게서만 보이는 그런 허물이 아니다. 모든 인간에게 반드시 존재하는 지극히 보통의 어떤 것이기에 우리는 이것의 범위를 규정하는 을 만들어 지키고 또 집행한다. 이 기준을 넘어서는 잘못된 행동을 범한 사람을 사회에서 격리하고 잘못된 사건을 바로잡을 기회를 이 법이라는 기준을 통해 마련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이며 사회의 기초적 합의임에 틀림없다. 


인간 모두가 보편적으로 감내해낼 수 있는 인내의 끝. 바로 그 마지막 범위를 규정하여 "아무리 이기적이어도 이것을 넘어가는 것은 안된다"라는 한도를 정한 것이 이다. 이것을 통해 국가라는 복잡한 사회가 유지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이번 법 계정이 단지 본인의 편의를 제한하는 결정이라고, 그렇기에 잘못된 결정이라 주장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하는 인간본성의 발현이다"라는 본인의 생각이 그다지 특이하거나 신기한 것은 아니리라.


이번 법률 개정안이 [타다]를 위시하는 모빌리티 생태계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생존을 위협받는 일인 것 만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인간은 늘 위협을 물리치며 더 강해지고 결국에는 살아남았으니 인간이 하는 이 비즈니스의 결과 역시 시간을 두고 살펴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물의 도출 이전에 법이라는 사회의 존속에 필요한 기본적인 약속을 지렛대 삼아 사업을 추진한 창업의 마인드는 분명히 지탄받아야 마땅하리라 생각한다. 게다가 그것이 우리나라의 벤처의 부흥을 이끈 유명인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것은 미안하지만 더욱이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사업이라는 것이 도박의 기운이 있어야만 흥(興)할 수 있다지만, 꼭 위법과 편법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을 알고 시작하였음에도 국가의 미래가 달렸다는 핑계로 법이 그들의 편에 서야 한다는 논리는 납득이 어렵다. 법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어느 누구에게도 공정해야 하니 말이다. 택시의 불편함과 불합리함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을 이유로, 또 다가오는 4차 산업에 이 비즈니스 모델이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논리로 그들의 편법을 눈감아 달라 국민의 감성에 호소하는 것은 정말이지 치졸하지 싶다.


비즈니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비즈니스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아이디어의 구체화. 즉 추상적인 무엇을 객관화하는 것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객관화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누가 뭐래도 훌륭한 플랜 B들의 확립임은 자명하다. 아무런 문제가 없이 순항하는 비즈니스에는 별다른 고민이 필요치 않겠지만 그런 일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에 이미 [타다] 내부에서 수많은 플랜B들이 고민되었으리라. 그러니 결과를 전혀 예측하지 못한 듯 말하고 반응하는 것은 기실 여론을 자기편으로 몰아가기 위한 방법으로 마련된 플랜 B중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겠다. 징징거리듯 들리는 그의 주장을 비롯한 여러 가지 플랜 B들을 가동해 어떻게든 이 위기를 헤처나가는 것, 그것이 스타 CEO 이재웅에게 대중들이 기대하는 모습이다. 그 시작이 어떠한 형태였든 대중은 그의 성공을 원한다. [타다]가 계속 서비스되기를 원한다


[타다]가 이번 결정으로 주춤하는 사이 [카카오]는 이와는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였다. 택시회사들을 사들여 서비스를 넓히고 택시업계와의 반목을 피해 가려 노력했다. 물론 [카카오]와 같이 엄청난 재원을 가진 대기업과 [타다]를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겠지만 왠지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가져가는 형국인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아무쪼록 [타다]가 그간 준비하고 고민했던 플랜 B들이 플랜 A를 넘어서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기를 바란다. 이런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가 사장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이제 불확실성은 사라졌다. 혹시나 바래보았던 기대는 역시나가 되어버렸으니 비로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신들만의 장점을 어필할 시간이 온 것이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싸움이다. 좀 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조금 더 독창적인 기획으로 [타다]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환하게 꽃 피울 그날이 그다지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에게 다가오길 소망해본다. 스타 CEO 이재웅의 제2의 성공작을 빨리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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