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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학대식 Jan 08. 2020

눈에 띄는 뉴스

그 입을 다물라

지난 일 년간, 자의로 돈을 주고 구입한 책이 거의 없으니 본인이 읽은 책은 대부분이 도서관에서 빌린 것이었다. 처음부터 독서라는 행동이 감히 취미로 본인에게 자리할 수 없는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이것을 위해 고민하지 않았다. 단지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고자 노력했을 뿐이다. 습관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어쩌면 본인에게 여전히 독서는 여전히 습관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저 노력일 뿐이다.


책을 읽는 모습을 자주 보던 주위의 동료들이 가끔 무슨 책이 좋냐고 묻는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언제나 "잘 모르겠다"였다. 그저 근래에 읽은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아니 솔직히 얘기하면 "책의 제목이 여전히 뇌에 저장되어 있는 몇 안 되는 리스트에서 가장 또렷한 제목을 안내해준다"하고 말하는 것이 어찌 보면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를 일이다. 좋은 책이란 무엇일까 여전히 본인은 그것에 대해 확신이 없다.


얼마 전 지인과의 대화 도중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가만히 하는 얘기를 들었더니 본인은 기억하지 못하는 내용까지 완벽히 기억하고 있더라. "참 기억에 남았나 보다. 나보다 훨씬 뚜렷이 기억하는 것을 보니" 하고 말하려는데, 얼마 전 티브이에서 봤다고 하더라. 요즘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고 하며 말이다. 독서가 고행인 본인에게 매우 매력적인 해결책으로 들려 몇 개를 찾아보았으나 모두 유료였기에 슬프지만(?) 다시 독서에 매진한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면 무료니까.


오늘 아침 뉴스에 이런 소식이 전해진다.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의 저급한 역사의식이 그대로 보여지는 후지디 후진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당사자는 자신의 이 발언이 문제가 되는 줄도 모른다. 그저 미국의 국민만이 자국의 이익만이 자신의 재선만이 목표인 수준 이하의 인간에게 세계 최강대국의 대통령 자리는 고작 이런 사건만을 만들 뿐이다. 혹 재선에 성공한다면 정말이지 어떤 토사물을 그 입에서 쏟아낼지 걱정이다. 그리고 이 뉴스를 접하니 머릿속에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이 떠오른다. 또렷하게 말이다. 접한지 꽤나 시간이 지난 그 책은 이렇게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

유발 하라리의 책이 대중들에게 크게 인기를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책을 읽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이 책은 조금 덜하지만 그의 전작들은 대부분 두꺼운 사전과 같아 보인다. 어쨌든 이 책은 근래 본인에게 "어떤 책을 읽을까" 물어봤던 그 지인에게 강추했던 책이었다. 물론 그 당시에는 본인이 요가 입문을 결정하게 된 내용을 이유로 이 책을 추천했지만 오늘의 뉴스가 뇌 속에 잠자던 몇 개의 다른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훨씬 중요한 내용을 말이다.


하라리는 책에서 역사에 대해 그리고 그것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의 삶의 굴레. 그것의 연속된 모습이 역사로 기록되었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 역사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점을 제시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모든 인류가 서로를 사랑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세상을 작가는 기도하고 바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누군가는 밥을 먹지 못하고 제대로 된 처치를 받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로 우리의 주의를 환기시킴은 물론이다.


아울러 현재 인류가 마주하고 있는 다소 우울한 상황들을 몇 개 열거하는데, 이 중 하나가 미국의 대통령에 관한 내용이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대중에게 당당히 밝히고 그의 정책들을 비판하고 이를 대통령으로 뽑은 미국민들에게 실망을 나타내는데 지면을 할애하는 일이 작가로서 과연 쉬운 결정이었을지를 생각해보면 그의 용감한 행동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오늘의 이 뉴스는 그의 걱정이 괜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역사에 대해 무지한 통치자가 보여주는 저급하고 무식한 그의 언행이 인류에게 얼마나 큰 재앙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일이 아니라고,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모른 척 하기에 우리는 너무 실시간으로 얽혀있다. 인터넷을 매개로 우리는 타인과 늘 온라인 상황인 것이다. 내가 필요할 때는 지구촌 식구이고 내게 직접적인 피해가 없고 불필요할 때는 남의 일이 되어버리는 인간의 특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하라리는 이것을 만회할 수 있는 근원적인 방법으로 사랑을 꼽고 있는 것이다. 사랑이 인간의 중심이 되어 이 지구를 빌어 쓰는 우리가 좀 더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 즉 인본주의가 다가오는 미래에 가장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세상은 늘 변한다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말이다. 휴대전화가 상용화되고 드론이 우리들의 삶에 깊숙이 침투해 그다지 신기한 물건이 아닌 이때, 인간을 대신하여 생각하고 판단하는 A.I의 등장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자욱을 남길 것이다. 유일하게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동물과는 다르다고 자부하는 인간이 이 생각의 주체가 아닌 변방으로 밀려나는 역사에 전혀 없는 사건의 시작, 그곳에 A.I가 있다.


그리고 이 A.I가 주도할 산업의 뒷 배경에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진심이 자리해야 한고 하라리는 힘주어 말한다. 인간의 올바른 가치판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런 가치판단은 특정한 누군가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전체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편차가 없이 적용됨이 마땅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인간에의 사랑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말하는 하라리에게 미국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어떤 식으로 다가왔을지 또 우리에게는 어떤 식으로 다가와야만 하는 것인지 자문해본다.


인류가 지구에서 살아오며 만들어 낸 귀중한 유적을 한낮 폭격의 목적지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 그저 자신의 사람들만의 안위만을 위해 그 어떤 것도 개의치 않는 그의 행동과 생각은 분명 인류 모두에게 재앙일 것이다. 다행히 본인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 트럼프를 보좌하는 보통의 상식을 가진 인간들이 사건의 진화에 나섰지만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한계임은 자명한 일이다.  그 입을 다물라 트럼프! 그 더러운 구멍을 통해 나오는 쓰레기를 더는 세상에 배출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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