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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디킴 Apr 25. 2019

무의식 속에 숨어있는 '잠재 욕구'를 찾아라

고객의 무의식 속에는 자신도 모르는 잠재 욕구가 있다.

고객의 무의식 속에는 고객 자신도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잠재 욕구unmet needs가 숨어 있다. 이 숨어있는 잠재 욕구를 남보다 앞서 찾아내어 시장을 창출해 나가는 것이 우리가 하는 사업의 핵심이다.




사업의 규모를 떠나 고객을 상대로 사업을 하고 있다면 경쟁력 있는 고객가치 만들어 남보다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는 것을 부인하는 사럼은 없을 것이다.


당연한 기지만 경쟁력 있는 고객가치를 만는 일은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이것을 전통적인 마케팅에서 STP(segmentation-targeting-positioning)라고 하는데 segmentation targeting은 말 그대로 시장을 세분화segmentation 해서 그중에서 우리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즉 들어가 돈을 벌 수 있는 시장과 고객층 선정tageting 하는 작업이다.  


그 다음 포지셔닝positioning'제안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우리의 고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게끔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작업이다. 여기에는 가격뿐만 아니라 제품품격, 브랜드 위상, 그리고 나아가 기업의 이미지까지 많은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다시 요약하면 '시장을 세분화segmentation 하고  중에서 우리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시장을 선정targeting한 다음 그 시장에 있는 고객들의 needs 충족시킬 수 있 경쟁력 있는 고객가치를 제안value propositioning하는 과정' 곧 STP 다.

 

전통적인 STP 작업 과정


이러한 전통적인 STP 작업은 이미 시장이 형성되어 있거나 목표로 하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수 있을 때 고객의 우리가 제공하고자 하는 고객가치 정확히 매칭 시키기 위해서 주로 쓰인다.


하지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안하여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가야 하는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전통적인 STP  지 않다.  


주요 스타트업들의 STP 작업 과정


이런 경우에는 전통적인 STP 과정과는 정반대의 순서로 고객가치 창출 활동을 진행해야 한다.


즉 시장에서 고객가치를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가치 가지고 거꾸로 없던 시장을 창출해 내야하 것이다.


이때 제일 중요한 것이 고객의 어있는  욕구unmet needs를 찾아내는 일 이 작업이 처럼 쉽지 않다.


미국 벤처캐피털 전문 조사 기관인 CB인사이트가 실패한 스타트업 101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스타트업의 가장 큰 실패 요인은 시장과 고객이 원하지 않는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고객의  니즈를 찾아내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보니 많은 스타트업들이 기술력이나 내부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사업을 시작하게 되고 결국 만들어낸 고객가치가 시장에서 고객의 구를 충족시키지 못 쓰라린 실패를 맛보게 된다.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 20가지 - 중복 응답 (출처: CB인사이트)


새로운 상품을 기획할 때 어떤 기능들을 적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 중요하지만 기능 못지않게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의사 결정하는 부분이 디자인이다.


디자인은 그 상품의 브랜드 정체성과 품격을 결정하는 대표적인 감성적 고객가치 중의 하나이며 어떤 상품이 기능만으로 차별화가 어려울 때 또 다른 차별화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상품기획 요소이다.


자동차 외장 디자인 과정 - 이미지 출처 HMG 저널


소형 IT 제품의 디자인은 크게 형상, 컬러, 재질의 세 영역으로 나누어서 진행된다. 이 중에서도 마지막까지 고객 조사를 반복하며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 컬러 영역이다.


특히 요즘같이 컬러에 대한 선호도가 세대마다 다르고 매년 유행이 바뀌는 상황에서 컬러의 선정은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개별 기업에서는 패션 업계가 제시하는 글로벌 컬러 트렌드에 더해 주력하는 시장에서 별도의 고객 조사를 하고 각 제품에 맞는 연도별 컬러 로드맵을 수립한다.


그리고 매년 이 로드맵을 업데이트를 해나가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이다.


이렇게 준비된 로드맵을 기반으로 컬러의 큰 방향성이 정해지면 개별 모델의 디자인을 확정하는 단계에서 주요 시장과 거래처별로 다시 한번 고객 조사를 해 시장별로 고객들이 선호하는 컬러에 대한 마지막 튜닝 작업을 진행한다.


이렇게 여러 차례의 고객 조사를 통해서 선정된 컬러도 막상 시장에 나가면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그 선정 작업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다양한 컬러 샘플들 (자료 LG 화학 블로그)

이러한 어려움은 고객 조사를 할 때 조사에 참여한 고객들이 평소 매장에서의 컬러 선택과는 달리 상당히 감성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컬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객 조사 시에는 돈을 내고 구매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 보니 실제 매장에서 구매할 때 선택을 꺼리는 빨간색이나 노란색 같은 튀는 컬러도 과감하게 선택하며 검정이나 실버 등 보수적인 컬러는 대체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막상 제품이 출시되어 매장에서 실제로 구매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고객들의 의사결정은 매우 이성적으로 바뀌며 검정이나 실버같이 오랫동안 사용해도 싫증이 안 나는 무난한 컬러를 선택하게 된다.


 따라서 고객 조사 결과를 그대로 반영해 컬러 선정을 하면 낭패를 볼 수가 있다.


이는 고객의 의식 속에 있는 이성적인 가치 판단과 무의식 속에 있는 감성적인 가치 판단이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객의  무의식 속 가치 판단 기준을 파악하는 것이 곧 숨어있는 잠재 욕구unmet needs를 파악하는 핵심이 된다. 




반대로 고객 조사 시에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제품이 막상 출시되고 나서 히트 상품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AirPods’이 이러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애플 에어팟


애플이 아이폰7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본체에 이어폰 단자를 제거하고 대신 블루투스로만 연결이 가능한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처음 소개했을 때 고객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지금도 인터넷에 ‘에어팟’을 치면 그 당시에 블로거들이 ‘에어팟’에 대해 쓴 냉소적인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객들에게는 우선 기존에 사용하던 유선 이어폰과 헤드셋들이 다 무용지물이 되고 20만 원이 넘는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여간 심기가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 제품이 출시도 되기 전에 인터넷에는 에어팟의 제품성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가득했다.



‘충전해야만 사용할 수 있고 주변의 작은 충격에도 귀에서 쉽게 분리되어 분실이나 손상의 위험이 크다. 무선으로 인하여 음질도 유선 대비 떨어지고 디자인 또한 애플답지 않다.’ ‘소비자의 의견이나 사용성은 전혀 반영하지 않은, 혁신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으로 만들어낸 애플의 실패작이다.’ 등등…….


에어팟이 출시되기 전에 인터넷에 올라온 부정적인 글들



하지만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막상 에어팟이 출시되고 나자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이미지 출처 The Segye Times

이어폰 하나에 20만 원이 넘는 고가에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마트폰 액세서리로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아이폰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는 고객들 사이에서도 에어팟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에어팟 출시 후 인터넷에 올라온 긍정적인 후기들


이어폰을 사용하다 보면 줄이 거추장스럽고 불편하므로 이어폰에 줄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주 충전해야 하고 사용 중에 귀에서 분리되면 분실이나 외관 손상의 우려가 있다.


거기다 부품의 소형화를 위해 10만 원이 넘는 고가에 판매해야 한다면?


이 아이디어가 실제 고객 조사에서 고객의 눈높이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고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에어팟이 성공한 데는 애플의 브랜드 파워가 기여를 많이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무선 이어폰이라는 하이테크 기술을 선망하는 고객들의 잠재 욕구unmet needs가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는 제대로 표출이 안 되다가 실제로 시장에 제품이 출시되고 줄 없이 폼나게 에어팟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길거리에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그동안 숨어 있던 잠재 욕구unmet needs가 표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고객의 무의식 속에는 고객 자신도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잠재 욕구unmet needs가 숨어 있다.


이러한 고객의 잠재 욕구unmet needs를 잘만 찾아낸다면 기존에 없던 시장을 새롭게 창출하고 경쟁사 대비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차별화하여 우리가 하는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객의 무의식 속에 잠재된 숨은 욕구를 찾아내는 일은 고객에 대한 반복적인 관찰과 심도 있는 교감을 필요로 하는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다.



우리가 스티브 잡스와 같은 천재적인 혁신가가 아니라면 결국 누가 더 부단히 고객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고객의 잠재 욕구unmet needs를 찾아내기 위해 시간 투자를 더 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하는 사업의 성공 확률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저서 『고객가치』 주요서점 링크

 교보문고 https://bit.ly/2STe3M2
 예스24 https://bit.ly/2TinC2z
 인터파크 https://bit.ly/2Cs9mPh

 알라딘 http://aladin.kr/p/T2P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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